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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3년 대통령 임기를 마치고 자택으로 돌아오는 김대중 전 대통령.ⓒ주간사진공동취재단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사형제도
폐지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국제사면위원회(앰네스티)에 보낸 기고문을 통해 "한국 뿐 아니라 세계 전체에서 사형제가 폐지돼서 민주주의의 완전한
실현이 이뤄지길 진심으로 희구한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20일 국제앰네스티에 보낸 기고문을 통해 "민주주의는 사람의
생명을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으로 존중하는 것이며, 생명을 끊는 것은 법의 이름으로 이뤄진다고 해도 인권의 기본적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사형의 경우 집행되고 나면 그 잘못을 시정할 길이 없다"며 "우리는 검사나 판사가 잘못 판단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인혁당 사건 등 과거 우리나라에서 자행된 '사법살인'을 예로들며
사형제 폐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독재자들이 민주주의 주창자들과 정치적 반대자들을 탄압하고 몰아내는 수단으로 사형제를 잘못
사용한 수많은 사례들이 있다"며 "한국에서는 인혁당의 가담자들이 잘못 기소된 뒤 사형됐고, 나조차도 사형 언도를 받고 거의 사형에 처할
뻔했다"고 밝혔다.
또 김 전 대통령은 "죄인들이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다고 해도 사형에 처하는 것은 범죄
감소에 기여하지 않는다"고 지적한 뒤 "사형을 종신형으로 감형하면 오히려 죄인들에게 자신의 범죄에 대해 뉘우치고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날 기회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내가 대통령으로 재임한 5년 동안 단 한건의 사형도 집행되지 않았고 몇몇
경우 종신형으로 감형됐다"면서 "그 이유는 사형이 진정한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민주주의와 인권에 반하기 때문"이라며 사형제 폐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국제앰네스티는 "2006년에는 한국에서 사형제도가 반드시 폐지 될 수 있도록 2006년 한국을 '사형제도
폐지를 위한 집중 캠페인 국가'로 선정하여 더욱더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자 한다"며 "그 일환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형과 관련한 과거 경험과
연계하여 쓴 기고문을 세계 160개국의 국제앰네스티 회원들의 소식지에 실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현재 사형제
폐지국가는 112개국이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지역의 국가들은 대부분 사형제를 폐지했다. 현재 사형제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는
83개국이다.
한편 지난 21일 법무부도 "사형제 폐지 주장이 사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앰네스티가 우리나라를 사형제도
폐지 캠페인 집중 대상국으로 선정한 상황을 깊이 인식하고, 사형제도 존폐 문제와 함께 제도 개선 방안에 관하여 보다 근본적이고 심층적으로
연구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어 사형제 폐지 문제가 공론화될지 주목된다.
하지만 지난 2004년 연쇄살인범 유영철 사건에 대한
끔찍한 기억이 남아있고, 최근에도 성폭력 전과자가 초등학생을 성추행한 뒤 무참히 살해한 사건이 벌어져 논란이 예상된다.
다음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기고문 전문이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사형제 폐지운동에
부쳐
사형제를 폐지하는 것은 21세기의 일반적인 추세다. 사형제 폐지 결의안은 한국에서도 국회에 여러 차례 상정됐다.
사형은 민주주의 기초에 반하는 행동이다. 민주주의는 사람의 생명을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으로 존중하는 것이며, 생명을 끊는 것은
법의 이름으로 이뤄진다고 해도 인권의 기본적인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다.
사형의 경우 집행되고 나면 그 잘못을 시정할 길이 없다.
우리는 검사나 판사가 잘못 판단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보다 우려되는 것은 독재자들이 민주주의 주창자들과 정치적
반대자들을 탄압하고 몰아내는 수단으로 사형제를 잘못 사용한 수많은 사례들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인혁당의 가담자들이 잘못 기소된 뒤
사형됐고 나조차도 사형 언도를 받고 거의 사형에 처할 뻔 했다.
죄인들이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다고 해도 사형에
처하는 것은 범죄의 감소에 기여하지 않는다. 사형을 종신형으로 감형하면 오히려 죄인들이 그의 범죄에 대해 뉘우치고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날 기회를
줄 수 있다.
어떻게 이게 가능한가? 한 사람 안에는 선과 악이 공존한다. 주변환경이나 자신의 행동 결과에 따라 착한 사람도 악한이
될 수 있고 그 반대도 성립한다. 우리는 사악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뉘우치고 새로운 삶의 한 장을 시작하는 수많은 경우를 보아왔다.
내가 대통령으로 재임한 5년 동안 단 한건의 사형도 집행되지 않았고 몇몇 경우 종신형으로 감형됐다. 이유는 사형이 진정한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민주주의와 인권에 반하기 때문이다. 나는 사형제가 폐지돼서 민주주의의 완전한 실현이 한국 뿐 아니라 세계 전체에서 이뤄지길
진심으로 희구한다.
86년인가요?? 사면복권되시어 맨처음 광주 망월동 참배를 위하여 광주역에 도착하였을 당시, 그 곳에 갔는데, 그 분께서 단상에 오르시는 것을 보자마자 나도 모르게 무릎이 꿇려지고 눈에선 눈물이 흘러 나오더군요.. 참 그 때 내 모습에, 내 스스로가 황당해 했던, 그 당시의 기억이 납니다. 너무나 크신 분이지요..
첫댓글 대통령님의 기고문을 읽고 느끼는 게 있습니다..김대중 전 대통령을 빨갱이로 만들기에 정신없는 조중동과 한나라당이 사형제 폐지를 찬성하는 대통령님 기고문을 반박한다면 "사형수 편을 드는 DJ는 살인자와 동급이다" 라고 했을 것입니다...
내가 그사람이 처한 환경이었다면 나는 어찌했을까??란 질문을 해보면 답은 그리 어렵지 않더군요..저도 개인적으론 사형제도 반대합니다..
저는 대통령도 사면을 못하는 종신형 제도를 도입했으면 합니다.. 설령 죄인이 사람들을 감동시킬 정도로 뉘우치고 반성을 한다고 해도 감형이나 사면이 없는 종신형 제도를 도입하자는 것이지요..
86년인가요?? 사면복권되시어 맨처음 광주 망월동 참배를 위하여 광주역에 도착하였을 당시, 그 곳에 갔는데, 그 분께서 단상에 오르시는 것을 보자마자 나도 모르게 무릎이 꿇려지고 눈에선 눈물이 흘러 나오더군요.. 참 그 때 내 모습에, 내 스스로가 황당해 했던, 그 당시의 기억이 납니다. 너무나 크신 분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