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vs. 일본 0-3 패
자세한 결과는 여기에서 ☞ http://www.tournamentsoftware.com/sport/teammatch.aspx?id=50706AE1-774D-4E28-8E91-3150EB93200F&match=65
1경기 남자복식 : 유연성-김기정 vs. 카무라-소노다 0-2 패
2경기 여자단식 : 성지현 vs. 야마구치 0-2 패
3경기 남자단식 : 전혁진 vs. 니시모토 켄타 (상대전적 3-0) 0-2 패
4경기 여자복식 : 장예나-이소희 vs. 마츠토모-다카하시
5경기 혼합복식 : 김기정-김하나 vs. 와타나베-히가시노
우선 저는 일본과 힘든 경기를 할 거라는 예상을 하긴 했지만 0-3의 참패를 당할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지더라도 1-3 정도의 스코어를 예상했고 적어도 한 경기 정도는 2-1 승부를 하는 것도 가능하겠다 싶었는데 모든 종목에서 0-2로 패한 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1경기에서 유연성-김기정 조는 카무라-소노다 조한테 패했습니다.
사실 우리로써는 남복에 최정예로 내보낼 선수가 이 두 선수 밖에 없긴 했어요. 최솔규-김재환 조가 있긴 하지만 일본을 이기기 위한 복식 조합은 유연성-김기정 조합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는 파트너를 한지 불과 3번째 경기였고, 카무라-소노다는 거의 5년 가까이 맞춰오면서 호흡이 갈수록 좋아지는 팀이었기 때문에 상대하는게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일본의 두 선수 모두 움직임이 빠르고 패기와 파이팅도 참 좋더라고요. 남자복식 강국 한국이었는데 아쉽지만 이제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다른 남복 선수들이 올라오기만을 기다릴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2경기에서는 성지현 선수가 야마구치한테 패했는데 제가 성지현선수라면 2게임의 경기 내용은 잊혀지지가 않을 것 같습니다. 그 정도로 충격적이었습니다. 사실 1게임에서 엄청 접전을 펼친 끝에 야마구치한테 내주고 2게임 초반에 11-2까지 벌리면서 앞서가길래 3게임까지 가겠구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야마구치의 맹추격이 이어졌고 결국 동점, 역전을 허용하여 듀스까지 갔죠. 제가 보기에 성지현 선수는 기술적인 면이나 체격 조건만큼은 우리나라 여자 선수들 중에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패할 때의 경기 패턴이 비슷한게 체력적으로 우세한 1~2게임 초반까지는 내용이 좋은데 2게임 후반부터 체력이 고갈되면서 패하는 경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것을 보완해야만 한단계 더 성장하는 선수가 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3경기에서는 전혁진 선수가 출전하였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경기를 상당히 기대했는데요.
아무래도 우리나라가 0-2로 뒤진 상태에서 나선 경기라 그런지 상대전적이 3승으로 앞서 있었어도 움직임이 무거워보였습니다. 반면에 니시모토 선수가 성장한 점도 빼놓을 수 없었죠. 2게임 후반에 전혁진 선수가 추격전을 펼치긴 했지만 몸이 너무 나중에 풀린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네요. 지긴 했지만 이렇게 몰린 상황에서, 그것도 결승전에 나와 경기를 해본 적은 전혁진 선수로서는 처음일 것 같습니다. 좋은 경험했다고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어쨌든 우리 선수들 쉽지 않은 여건에서 준우승 축하합니다.
여담이지만. 항상 저는 일본에서 선수를 키우는(?) 방식을 보면 참 부럽다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듭니다. 선수들을 육성하고 지도하는 방식도 물론 좋은데 큰 대회 경험을 쌓게하는 감독의 용병술이 가장 부러운 것 같아요.
이번 대회에서 오더 짠 것만 보더라도 그게 강하게 느껴집니다.
일본의 제 1 혼복조는 카즈노-쿠리하라 조입니다. 그런데 카즈노-쿠리하라는 약팀과의 경기에서 기용하고 와타나베-히가시노 같은 신예 조는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같은 조하고 같이 붙어봤죠. 사실 승패보다 이 선수들이 앞으로 더 무서워질 수 있다는 잠재력이 부러운 거예요. 어찌보면 여복이나 여단 같은 종목에서는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요. (근거있는 자신감 때문에 조별리그에서는 태국한테 일격을 당하기도 했었죠) 일본은 항상 이런 단체전 같은 대회에서 강한 상대팀과의 경기에서도 신예 선수들을 투입했습니다.
이용대, 고성현, 김사랑 선수 등 에이스급 선수들의 은퇴로 복식에서 선수가 부족한 것도 알고 복식 운영 자체가 쉽지 않은 것도 알지만 그런 실험을 오히려 이런 대회에서 하고 신예들을 밀어주면 이 선수들이 앞으로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 같은데 그게 많이 아쉽다고나 할까요? 남복도 원래 유연성-김기정 조합이 아니라 감독님 인터뷰를 보면 유연성-최솔규, 김기정-김재환 이렇게 한 조인데 이 조합을 이번 대회에서 실험해보지 못했고요. 혼복도 최솔규-채유정 조가 딱 1번만 나왔을 뿐이라서 지든 이기든 기회를 주고 선수들을 좀 더 믿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분간은 동호인 분들께서도 결과보다는 과정을 보고 평가해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