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공부머리가 5~10세에 결정’된다는, 근거도 없는 허무맹랑한 신문 광고는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 지난 2019년 7월 3일자 모 일간지 3면에 종이접기 관련 도서 판매 출판사 ‘포레스트북스’는 “아이의 공부머리는 5~10세 때 결정된다!”는 자극적인 문구의 광고를 실음.
▲ 그러나 이와 관련 국내 전문가들 및 국제 연구 자료(OECD 뇌 과학 보고서)는 △‘뇌 발달의 결정적 시기는 없다, △‘학습을 의도한 놀이는 오히려 역효과’라는 밝히고 있음.
▲ 따라서 위의 광고 문구는 부정확한 정보로써 학부모의 불안감을 부추기는 허위과장광고의 소지가 있으며, 이런 불안감 조장 공포 마케팅은 즉각 중단해야 함.
▲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와 관련 해당 출판사에 시정 요구를 하고 이를 개선하지 않을 경우, 추가 대책을 강구할 예정임.
▲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영유아들을 대상으로 하는 거짓 과장 정보를 판별하며 올바른 영유아 (사)교육 상품 선택에 도움을 주기 위해 “안심해요, 육아!” 정보 소책자를 국민들에게 보급하는 중.
2019년 7월 3일자 모 일간지 3면 광고에 '포레스트북스' 출판사가 “아이의 공부머리는 5~10세 때 결정된다!”는 자극적인 문구의 광고를 게재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국내 유명 정신건강의학과 노규식 박사와 영국 초등 교사 출신이자 교재의 저자인 롭 아이브스의 발언을 인용했습니다. 이들은 각각 ‘아이들의 두뇌는 시기마다 결정적인 자극이 필요하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학습에 흥미를 잃는 아이와 학습을 즐거워하는 아이의 결정적 차이가 있는데, 이는 10세 이전에 아이들이 어떤 놀이를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에 따라 뇌근육과 공부 습관이 발달하기 때문이다.’라고 발언하면서 부모들이 자녀의 뇌 발달을 위해 특정 시기를 놓치면 큰 일 날 것처럼 홍보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이들의 주장을 근거로 광고의 헤드라인을 “아이들 공부머리가 5~10세에 결정된다”라고 하여, 그 전문가들도 발언하지 않은 ‘결정 된다’라는 표현을 서슴지 않음으로 극단적 공포 마케팅 광고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림1] 2019년 7월 3일자 모 신문 3면 하단의 광고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일반화할 수 없는 가설일 뿐만 아니라 잘못된 ‘뇌과학 신화’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2007년 OECD가 발표한 〈뇌에 관한 여덟가지 신화〉보고서에 의하면 ‘무엇인가를 배우는 데 결정적 시기가 있다.’, ‘3세 무렵에 뇌의 중요한 거의 모든 것이 결정된다.’는 등 조기 교육의 근거로 신봉되는 가설들은 잘못된 신화입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뇌 과학 전문가 신성욱 과학저널리스트도 신경망 최소 단위인 시냅스는 영유아 시기에 가설공사처럼 임시로 수많은 연결을 해놓고 이후 가지치기를 계속해 나가다가, 드디어 4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에 이르러 가장 똑똑한 뇌로 바뀐다고 말합니다. 이병민 서울대 영어교육과 교수도 외국어 습득에서 결정적 시기가 있다는 ‘결정적 시기 가설’도 말 그대로 어디까지나 가설일 뿐이며 과학적 근거가 약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사교육 기관과 교재·교구 업체에서 뇌발달의 결정적인 시기가 있다며 홍보하며 상품을 판매하지만, 90년대 이후의 새로운 뇌 과학 이론에 따르면 이는 신화에 불과한 것입니다.
요즘 학원, 문화센터, 교재·교구 등 많은 교육업체의 ‘놀이’ 프로그램이 아이들이 부담 없이 받아들이고 학습의 결과도 좋다며 홍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프로그램 속에는 일정한 학업 성취 목표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해당 광고 역시 ‘뇌 발달과 학습 능력 향상을 위해 해당 교재를 활용하여 놀이’하라는 전형적인 방식의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놀이에 ‘학습’이라는 의도와 목적이 붙는 순간, 아이들은 그것을 놀이로 받아들이지 않고 의도한 효과도 제대로 얻지 못하게 됩니다. 이는 여러 연구결과들을 통해 이미 밝혀진 사실입니다.
자료: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안심해요, 육아!’ 15쪽
김숙령·육길나(2007)의 연구를 보면 자녀에게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해 그림책을 읽을 때 아이의 언어 발달이 평균 점수 이상으로 촉진되었으며, 자녀의 ‘언어발달’을 촉진하기 위해 책을 읽어줄 때는 유아 표현력이 평균 이하의 결과로 검사되었습니다. 학습이나 두뇌 발달에 목적을 두기보다는 그 순간의 재미와 즐거움을 위해 아이와 함께 책을 읽는 것이 아이의 성장 발달에 더 좋은 결과를 도출한 것입니다.
자료: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안심해요, 육아!’ 17쪽
최은정(2015) 등의 연구에서는 부모가 놀이를 ‘학습’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고 ‘놀이’ 자체를 중요하게 볼 때 유아의 정서조절능력과 자아탄력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오히려 학습 의도로 놀이를 할 때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놀이를 통한 성장은, 아이들이 활동을 주도하면서 놀이 이외의 목적을 가지지 않고 즐거움을 누릴 때 얻어지는 것입니다.
해당 광고는 허위 사실에 근거한 부정확한 정보를 학부모에게 전달함으로써 자녀 교육에 대한 조바심을 부추기고 불안감을 조성하여 구매욕을 불러일으키는 방식의 전형적인 공포마케팅입니다.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상품을 판매하는 업체는 이와 같은 방식의 홍보를 중단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 출판사에 엄중하게 항의하고 해당 광고를 또 다시 게재하지 않도록 촉구할 것이며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될 때 즉각 대책 마련에 나설 것입니다. 언론도 부모들의 불안을 부추기는 잘못된 광고를 무분별하게 게재하는 일이 없도록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앞으로도 부모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교육 상품에 대한 허위·과장 광고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여 건강하고 정확한 교육 정보가 유통·확산되도록 힘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