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 유리로 보호되는 명화나 조각품들이 있습니다.
인류 모두의 귀중한 재산이거나 작품에 대한 훼손을 방지하고자 취하는 조치이지만
안에 들어가 있는 작품을 보고 있으면 좀 안쓰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바티칸에서 다빈치가 그린 ‘성 히에로니무스’의 작품을 볼 때도 그랬었는데
작품들에 대한 테러에 대한 기사가 영국 가디언지에 실려 있기에 좀 옮겨 보겠습니다.
기사에 이 것 저 것을 더 해 보았습니다.
원문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직접 보셔도 좋습니다.
( http://observer.guardian.co.uk/magazine/story/0,,2245950,00.html )
(피카소의 꿈) (스티브 윈)
라스베가스 카지노의 왕이라 불리는 스티브 윈은 피카소의의 작품 ‘꿈 (La Reve)’을
헤지 펀드 매니저에게 기록적인 1억3천9백만 달러( 1,390억 원쯤?)에 팔기로 하고
그 전 날 손님들을 초대해서 작품의 유래에 대해 소개를 하는 중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잘못해서 팔꿈치로 작품에 구멍을 내고 말았습니다.
당연히 비명이 터져 나왔겠지요. 9만500달러를 들여서 수리를 했지만 작품 가격은
8천5백만 달러로 떨어졌고 스티브 윈은 로이드 보험사에 떨어진 가격 5천4백만 달러를
요청했습니다. 구멍이 나서 복원한 작품이지만 그래도 850억 원을 호가하는 피카소의 작품도
대단하고 구멍을 낸 당사자의 말도 대단합니다.
‘피카소가 얇은 랩 같은 가장 싸구려 얇은 캔버스를 사용하는 바람에 구멍이 났지.
그 작품을 파는 것은 내 생애에 가장 큰 실수가 될 뻔 했지만 난 운이 좋았어.
작품에 구멍을 한 개 밖에 만들지 않았거든’
1970년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미술관 야외에 전시되어 있던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이
다이너마이트 공격을 받아 폭파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이 공격을 주도한 사람들은
나중에 사고로 자폭하게 되는데 급진 단체인 이 그룹의 이름은 웨더맨(Weatherman)입니다.
웨더맨은 ‘일기 예보관’으로 번역할 수 있는데 무엇을 주장하는 단체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그들의 행동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에게 감정의 저기압과 천둥 그리고 태풍을 가져온 것만은
분명합니다.
‘생각하는 사람’의 다리 아래 쪽은 날라가 버렸고 작품의 기단은 비틀리고 일그러졌지만
상처 입은 채로 복원하기로 결정합니다. 지금 사람들은 그 조각품이 로뎅의 작품인 줄 알고
있습니다. 너무 생각에 몰두하다가 날아오는 다이너마이트를 보지 못하고 두 다리를 잃은
‘생각하는 사람’에게 위로의 말이라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로뎅의 또 다른 작품 ‘입맞춤’도 못된 꼴을 당합니다. 2003년 영국국립박물관에 전시 중이던
로뎅의 ‘입맞춤’ 이라는 작품에 영국 여류 조각가 코르넬리아 파커가 철사로 작품을
감싸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 순간이 영원하기를 바라는 ‘입맞춤’ 하는 당사자들이야 철사로 묶어 놓아도 좋겠지만
보는 사람 마음은 그렇지 않았겠지요. 옥신각신 하는 동안에 피어스 바틀러가 철사를 끊어
버리고 맙니다.
뉴욕현대미술관 수석연구원은 물감으로 인한 얼룩 제거와 같은 복원 작업은 작품에서 감동을
사라지게 할 까봐 결정하기 어렵다는 말을 합니다. 종류는 다르지만 주발 브라운 이라는 작가가
일을 저질렀습니다. 뉴욕현대미술관에 전시 중인 몬드리안의 작품 ‘빨강과 파랑의 구성’이라는
작업을 관람하기 전에 그는 아이스크림이 섞인 파란색 케익과 파란색 젤리를 먹고는
몬드리안의 작품을 향해 토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작품에 생명력을 넣고 싶었다. – 나는 작품의 삭막함이 싫었다 –“라는 것이 그가 한 행동에
대한 이유였습니다. 그는 이 일을 하기 몇 달 전에도 온타리오에 있는 미술관에서
프랑스 화가 라울 뒤피의 작품에 붉은 색 물감을 토한 적이 있었습니다.
토사물을 뒤집어 쓰면 생명력을 얻게 된다?
할 수 있다면 주발 브라운을 초청해서 오랫동안 생명력을 가지라고 제가 아는 모든 분들을
불러서 한꺼번에 그를 향해 토해 주고 싶습니다.
암스테르담 릭스미술관에 있는 렘브란트의 ‘야경’은 세 번이나 공격을 당한 믿기 힘든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1911년 국가를 위해 가장 가치 있는 일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해고를
당하고 만 전직 해병대원이 ‘끓어 오르는 자신의 분노를 식히기 위해’ 작품에 칼질을 합니다.
1975년에는 ‘예수께서 나를 보냈다’라고 주장하는 해고된 교사가 역시 칼로 작품을 베어버리는
일이 발생합니다. 나중에 그 교사는 ‘ 렘브란트는 빛의 대가 이지만 ‘야경’을 그릴 때는 어둠의
영향 아래에 있었다’라고 자기 행위를 설명했습니다.
이쯤 되면 미술관 입구에서 입장권과 함께 병원에서 발행한 정신감정서도 받아야 할 모양입니다.
‘야경’의 수난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1990년에는 탈출한 정신병자가 이 작품에 황산을 뿌리는 일이 발생합니다. 이 환자는 9년 뒤
풀려나서 이번에는 피카소의 작품 ‘정원 앞에서의 누드’라는 작품에 큰 구멍을 내 놓습니다.
그 사람의 이름을 찾아 보았는데 찾을 수 가 없었습니다.
2007년 4월 5일 밀워키 미술 박물관에 있는 그림 한 점이 수난을 당합니다.
오타비오 반니니가 그린 ‘다윗의 승리’라는 작품이 표적이 되었습니다.
한 남자가 벽에 걸려 있는 그림을 떼어 내서 그림 속에 다윗이 들고 있는 목 잘린 골리앗의
얼굴에 발길질을 해 댄 것입니다. 22살 먹은 이 청년은 정신병력이 있었습니다.
골리앗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우리 동양인에 비해 서양인들에게는 훨씬 부정적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목이 잘린 얼굴에 발길질까지 하는 것은 좀 심했다 싶습니다.
남대문도 불에 태운 우리가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을까 싶지만 더 많은 작품들이 또 어떤 일을
당할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첫댓글 유익한 자료 감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