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가 높지만 거부감있는 슬로우 푸드
- 살아있는 우리 신화를 읽고
황지언
우리 학교 도서관에는 유난히 인기가 많은 책이 있다. 바로 주호민 작가의 ‘신과 함께’이다. 도서관에 갈 일이 있으면 꼭 신과 함께 쟁탈전이 일어난다. 신과 함께는 우리나라 토속 신화를 바탕으로 한다(아마도). 그런 점이 있어서 살아있는 우리 신화와 겹치는 부분이 많았다. 읽으면서 신과 함께의 장면들이 떠올랐다. 알고 있는 만큼 보인다더니 그게 사실이었다. 더 쉽게 이해가 됐다.
이 책은 누군가가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며 이어가는 형식이다. 주로 애들 재울 때 사용되는 방법. 그래서 읽을 때 많이 졸았었나 보다.
내가 제일 인상 깊게 읽은 신화는 이렇다. ‘대별왕 소별왕’, ‘원천강 오늘이’, ‘서천꽃밭 한락궁이’, ‘저승차사 강림도령’, ‘황우영과 막막부인’. 이렇게 모두 6개다. 6개 모두 신과 함께에 등장했다. 그래서 더욱 인상이 깊었나 싶다.
신화들을 한번 쭉 읽었다. 읽은 시간을 합쳐보니 5시간이나 걸렸다. 그래서 거부감이 조금 있었다. 너무 길어서. 또, 글만 있어서 아직은 나에게 힘들었다. 조금씩 늘려가야겠다. 신과 함께는 만화여서 빨리 재밌게 읽었다.음식으로 치자면 패스트 푸드같은 느낌이랄까. 재미를 위해 신화 즉, 영양가가 조금씩 왜곡되긴 했다. 하지만 살아있는 우리 신화는 왜곡되는게 거의 없을 정도다. 흔히 말하는 슬로우 푸드 같은 느낌이었다. 영양가가 많다고 해야하나.
음식들과 비교 했을 때 나의 생각은 이렇다. 슬로우 푸드이기 때문에 영양가는 많다. 하지만 기다리는 시간이 있다. 그게 바로 읽는 시간이다. 읽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 만약 이 책을 만화로 만든다면 큰 인기를 끌 수 있을거라 생각된다. 책의 형식을 조금만 바꿨어도 거부감이 줄었을 것이다. 이 책을 자신이 읽고 싶어서 읽는 초등학생은 몇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재밌지만 거부감이 있어서 접하기 힘들다. 읽기 싫어서 재미를 놓치는 친구들이 많을 것이다.
살아있는 우리 신화에 대한 총평이다. 재미있지만 거부감이 있어 접하기가 꺼려지는 슬로우 푸드 같은 책. 한번만 시도해보면 엄청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시행착오 같은 책. 하지만, 매우 추천한다. 재미있다. 만약 더 재미있게 보고 싶다면 신과 함께를 같이 읽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