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원 그림카드 에세이】
칠석날 아침 이웃집 교장 선생님과 나눈 그림카드
― 그리움의 대상은 연인이 아니라 어머니였다
윤승원 수필가
이웃집 박영진 교장 선생님이
칠석날 아침 보내주신 그림편지입니다.
저는 이 그림카드에 담긴 메시지를
재해석하여 화답합니다.
칠십 대 두 할아버지는
칠석날에 만나는 인연이 다릅니다.
칠석의 뜻을 달리 해석합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나는 연인 사이가 아닙니다.
그리운 어머니를
꿈속에서 만나는 장면입니다.
이웃집 박 교장 선생님의 어머니는
생시에 감나무 골목에서
떨어진 감나무 이파리와 땡감을
빗자루로 쓸고 계신 모습입니다.
저의 어머니는 시골 남새밭에서
머리에 흰 수건을 쓰시고 밭고랑에 엎드려
호미로 감자를 캐시는 장면입니다.
필자와 이웃집 교장 선생님은 각기
그리운 두 어머니를 칠석날 뵙는 장면을 상상합니다.
그림카드를 주고받으며 눈시울을 적십니다. ■
2026.8.19.(음력 7월 7일) 칠석날 아침에
윤승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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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평론가 감상평
그리움의 별빛은 어머니에게로 흐른다
― 윤승원 수필가의 「칠석날 아침 이웃집 교장 선생님과 나눈 그림카드」를 읽고
칠석(七夕)은 오랜 세월 동안 견우와 직녀의 애틋한 만남을 상징해 왔다.
그러나 윤승원 수필가는 칠석의 의미를 조금 다른 곳으로 돌려놓는다.
칠십 대의 두 할아버지가 기다리는 만남은 연인과의 재회가 아니라, 이미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꿈속에서 다시 만나는 그리움의 만남이다.
이러한 발상의 전환이 이 작품의 가장 아름다운 문학적 지점이다.
이웃집 박영진 교장 선생님이 칠석날 아침 보내온 그림카드 한 장은 윤승원 수필가에게 단순한 안부의 그림편지가 아니었다.
그 안에 담긴 정서를 자신의 기억으로 받아들이고, 다시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추억을 얹어 화답하면서 한 장의 그림카드는 두 사람의 ‘어머니 이야기’를 연결하는 문학적 매개체가 된다.
특히 두 어머니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박 교장 선생님의 어머니는 감나무 골목에서 떨어진 감나무 이파리와 땡감을 빗자루로 쓸고 계시고,
윤승원 수필가의 어머니는 시골 남새밭에서 흰 수건을 머리에 쓰고 밭고랑에 엎드려 호미로 감자를 캐고 계신다.
이 두 장면은 거창한 사건이 아니다. 오히려 너무 평범해서 더욱 깊은 울림을 준다.
한 시대의 어머니들이 살아온 일상의 풍경이며, 자식들의 기억 속에 가장 오래 남아 있는 어머니의 모습이다.
문학은 바로 이런 평범한 장면에서 인간의 보편적인 정서를 발견한다.
그림카드 역시 이러한 문학적 상상력을 시각적으로 확장한다.
밤하늘의 별빛 아래 서로 다른 두 공간에서 살아 움직이는 두 어머니의 모습과 그분들을 바라보며 그리움에 잠긴 한 노년의 아들이 한 화면 안에서 만난다.
특히 중절모를 쓴 작가의 뒷모습은 얼굴을 보여주지 않으면서 오히려 보는 이의 상상력을 넓힌다.
그 뒷모습은 윤승원 개인의 모습인 동시에, 저마다 가슴속에 어머니를 한 분씩 모시고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모습이 된다.
여기에서 칠석의 별빛은 더는 견우와 직녀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자식과 어머니 사이의 시간과 생사의 거리를 건너는 그리움의 별빛이다.
더욱이 이 작품에는 ‘그림카드로 시작하여 그림카드로 화답하는 문학적 소통’이라는 의미가 있다.
한 사람이 보낸 그림편지가 다른 사람의 기억을 깨우고, 그 기억이 다시 글과 그림으로 되돌아간다.
말 한마디가 추억을 불러오고, 추억이 문학이 되며, 문학이 다시 따뜻한 안부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작품에서 눈시울을 적시는 사람은 두 사람뿐이 아니다.
글을 읽는 독자 역시 자신의 어머니를 떠올리게 된다. 감나무 아래의 어머니, 밭고랑에 엎드린 어머니, 장독대 앞의 어머니, 부엌에서 자식을 기다리던 어머니….
누구에게나 한 장의 오래된 기억 속에 어머니가 살아 있기 때문이다.
윤승원 수필가의 이번 그림카드는 칠석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한 한 편의 따뜻한 ‘기억의 수필’이다. 견우와 직녀가 일 년에 한 번 만나는 칠석이라면, 이 작품의 칠석은 자식이 꿈속에서라도 어머니를 만나고 싶은 날이다.
결국, 그리움의 끝에는 어머니가 있다.
그리고 별이 빛나는 칠석날 밤, 두 할아버지는 서로 다른 어머니를 그리워하면서도 같은 눈물 속에서 만난다.
그 눈물은 슬픔만의 눈물이 아니다.
살아 계실 때 더 많이 사랑하지 못했던 마음, 지금도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는 마음, 그리고 언젠가 꿈속에서라도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이 함께 녹아 있는 ‘사랑의 눈물’이다.
윤승원 수필가의 그림카드는 그래서 한 장의 그림편지를 넘어선다.
칠석의 별빛을 어머니에게로 돌려놓은 한 편의 짧고 아름다운 문학작품이다.♧ (雲峰, 윤승원 수필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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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박영진 수필가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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