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에서 샘물을 마시며 호흡을 가다듬고, 에너지를 재충전해 새로운 도전의 길을 닦을 수 있다. 퇴직 이후 시간의 바다를 늪이 아니라 쉼터의 샘물로 만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첫째, 주 단위로 활동 계획표를 만들어야 한다.
이 계획표에는 배우자와 보내는 시간, 홀로 집에서 할 일, 사회활동, 재출발을 위한 인생계획 등 다양한 메뉴가 들어간다.
그렇다고 초등학생의 방학 생활계획표나 수험생의 일일 생활계획표처럼 타이트할 필요는 없다. 퇴직자의 시간은 여유로울 필요가 있다. 주 단위 계획표를 만들면 여유로우면서도 뭘 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다 리모컨을 벗 삼아 TV와 노는 일에 빠지는 것을 피할 수 있다.
둘째, 온-오프 관계망을 구축해야 한다.
아무리 1인 가구와 나 홀로 족이 대세라고 해도 나 혼자 엄청난 시간을 헤쳐 가겠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 치는 꼴이다.
사회적 고립을 피하고, 가족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희망이 있는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건전하고 생산적인 사회적 관계망 형성이 필수다. 무엇이든 좋다. 자신의 관심분야를 살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블로그 등 SNS 채널에 동참해보자.
소일거리가 생겨서 좋고, 무언가에 집중할 수 있어 좋고, 생면부지의 사람과 소통할 수 있어 좋고, 잘 하면 돈을 벌수 있어 좋고, 가족의 응원을 받을 수 있는 일석오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나이 많다고 포기하면 어쩔 수 없는 노인으로 취급받을 뿐이다.
그리고 지역사회의 각종 단체 중 자신의 성향에 맞는 곳을 골라 오프라인 관계망을 형성하자. 그러면 새로운 친구를 사귈수도 있다.
셋째, 공부를 해야 한다. 고3 수험생으로 돌아가라는 뜻이 아니다. 정신운동을 위해, 경제활동 전선에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 위해서라도 공부를 해야 한다는 의미다.
각종 시니어 단체 교육 프로그램 중 단연 인기가 높은 것이 어학교육이다. 외국어를 배워 뭘 하겠다는 것보다는 단어를 외우면 치매 예방에 좋다는 속설 때문이다.
굳이 외국어일 필요는 없다. 자신의 관심분야를 파고드는 공부가 필요하다. 그 내용을 SNS에 올려 다른 사람의 반응을 엿보고, 이것이 쌓이면 새로운 경제활동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서 돈을 벌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공부습관은 제2의 인생을 개척하는 주춧돌이다.
[손성동 프로필]
• 연금과 은퇴 포럼 대표
• ‘꿈꾸는 은퇴와 연금’ 블로그 (blog.naver.com/ssdks6519) 운영
• 전) 삼성금융연구소
• 전)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 전) 미래에셋은퇴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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