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뜻
본식 발음에서 유래한 은어로 진짜가 아니면서 진짜 행세를 하는 가짜를 뜻한다. 가장 많이 쓰이는 용례는 환자가 아니면서 공갈, 보험금 혹은 그냥 휴가 등의 목적으로 병원에 입원한 사람을 은어로 나이롱 환자라고 부르는 것이다. 보험사기중에 나이롱 환자도 많다보니 국가에서도 이를 방지하기 위해 내놓은 대책이 병원에선 환자들의 외출 기록을 의무적으로 해야하며, 환자들의 외출 또한 병원의 허락이 있어야 가능하게 되었다.
나이롱 환자 문제가 워낙 심하다보니 표준국어대사전에도 등재되었고 보험설계사 시험이나 검사, 변호사 시험에서도 나이롱 환자라는 단어가 대놓고 나올 정도.
여기서 파생된 '나이롱 신자'라는 말도 있다. 좁게는 냉담자를, 넓게는 신앙심도 없으면서 종교 활동을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 장애인이 아니면서 장애인의 복지 혜택을 노리고 장애 등록을 해서 장애인인 척하는 사람을 "나이롱 장애인"이라고도 부른다. 가짜로 치는 박수는 "나이롱 박수"라고도 부르며, "대단한 듯 하지만 실제는 전혀 그렇지 않거나 모자란다" 라는 뜻으로 "나이롱 뽕이다"라는 표현도 있다. 왠지 모르게 야매와 일맥상통한다. 과거 버스 동호인 한정으로 지금은 금호고속에 인수되어 사라진 (구)코오롱고속의 별명으로 "나이롱고속"이라는 별명도 있었다.
2. 유래
이러한 오명이 붙은 이유는 나일론이 인조 합성 섬유라는 점에서 '가짜'라는 이미지가 붙은 데다가 예전에는 좋은 섬유로 각광받던 나일론이 다른 섬유(각종 천연 섬유 및 폴리에스테르 등)와의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점차 열등재화 하면서 벌어진 일로 기존의 질기다는 장점이 도리어 안 좋은 이미지로 불거지게 된 점이 크다. 또한 나일론은 신축성이 좋은 걸로 유명한 섬유이기 때문에, 잡아 늘리면 얼마든지 길쭉한 모양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이 줏대없는 모습과 비슷하다는 것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쓰인 시기는 생각보다 매우 오래 전으로 이미 1950년대 중후반부터 이러한 용법이 보편화 돼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거의 악성(惡性)이라고 볼 수 있으며 소위 ‘나이롱감기’인데 의학적으로는 아직 구명이 되지 않고 있읍니다.(1957.06.07. 경향신문)
... 일선 사병들이 배불리 먹지 못하고 소위 ‘나이롱국물’을 먹고 있어도 위정당국은 그 원인을 규명하고 대책을 수립하려 하지 않고 있으며... (1957.08.09. 동아일보)
악성 유행성 감기(인플루엔자)를 진짜 감기와는 다른 가짜 감기라는 뜻으로 ‘나이롱 감기’라고 칭하고 있다. ‘나이롱 국물’은 재료를 별로 쓰지 않고 조미료로 맛만 낸 멀건 국물을 뜻하는데, 요즘에도 화학조미료로 육수 맛을 낸 냉면을 ‘나이롱 냉면’이라 부른다.
한국사람들이 주로 일본 발음을 따라 ‘나이롱’이라 한다. ‘나일론봉’[2]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으나 ‘나일론 환자’ㆍ‘나일론 목사’ㆍ‘나일론 신사’ 등을 생각하면 ‘나일론’이 원래 인조실이므로 ‘가짜’의 뜻으로 사용하는 것을 이해하게 되겠으나 영어에는 이런 뜻이 없다.(1963.10.25.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