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 명상’의 혜주 스님
2024.8.1 동아
“자기 자비를 실천하는 최고의 방법은 용서예요. 용서는 남을 위한 게 아니라 나를 위한 것이니까요.”
알 듯 모를 듯한 말. 7월 30일 서울 은평구 진관사에서 만난 혜주 스님(진관사 명상센터장)은 ‘자비(慈悲) 명상’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자(慈)’는 타인을 사랑하고 기쁘게 해주려는 마음이고, ‘비(悲)’는 남의 슬픔과 고통을 공감하고 덜어주려는 마음”이라며 “내 마음속에서 ‘자비’를 찾고 그것을 사랑하는 사람, 가까운 사람들부터 먼 사람들에게 보내려고 노력하는 것이 자비 명상”이라 말했다.
“어떻게 하면 마음속에서 자비를 찾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조용히 눈을 감고 누군가로부터 따뜻함을 받았던 순간을 떠올려 보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막 뜨거운 물을 부은 찻잔 속 찻잎처럼 이런저런 생각이 요동치지만, 점차 침전되면서 어떤 모습이 떠오른다는 것. 생각이 나면 더 구체적으로 친절을 베푼 사람과 행동을 마음에서 그려 보라고 말했다.
처음이라 잘 안된다고 하자 그는 “자신은 볼 수 없겠지만 지금 얼굴 가득 미소를 짓고 있다”며 “그렇게 시작하면 된다”고 했다.
“중요한 것은 미움을 내려놓는 것은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 마음의 해방을 위해서라는 점이에요. 미움을 내려놓는 일과 용서를 같은 것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혜주 스님은 “내 마음이 싫고 고통스러우면 그것은 자비가 아니라 억지”라며 “먼저 미움이라는 감정을 잘 다스린 뒤 진심으로 ‘좋은 걸 주고 싶은 마음(자비)’이 생기면 그때 용서하면 된다. 용서가 자기를 사랑하는 최고의 방법인 이유가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