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말하는 동지(同志)는 뜻을 같이하는 동료나 친구가 아니고 겨울 손님 冬至를 말하는거랍니다~^^
오늘이 양력 12월 21일, 음력으로는 밤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동지입니다.
농사철이 끝나고 겨우살이 준비가 대충 마무리되고난 뒤에 오는 첫(?) 절기 같은데...이 날 엄니께서는 팥을 삶고 찹쌀 새옹심이를 만드셔서 시원한 동치미와 함께 내어 놓으셨습니다.
그 때 무슨 애동지네~, 노동지네~하셨던 말씀이 떠오르는데 아직도 그게 뭘 말하는건지 잘 모르겠네요 ㅜㅜ
동지가 두 번 있는데 처음 맞는 오늘이 애기동지라는 뜻일까요? ㅎ~
우리세대는 이제 농자천하지대본의 시대에서 너무 멀리 와있기에 음력 절기가 그리 중요하지 않으니 넘어가기로 하고~^^
올 해 동지 절기는 딸네가 봄에 외국으로 나간뒤에 오랫만에 남편과 나 두 사람이 오붓하게 맞이하는 거라서 모처럼 팥죽을 쑤어 보았습니다.
그동안은 쌍둥이를 낳아 키우느라 힘이든 딸이 하루가 멀다하고 불러대는 바람에 통 절기같은거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거든요~^^ 아들네는 며늘네 즈이 친정집과 가까이 있어서 제 손에서는 벗어나 있구요...요즘은 투병중이라 좀 사정이 달라졌긴 하지만, anyway~
취미 생활로 '음식 만들기'를 자리매김 했으니 이런 좋은 기회가 어디 있겠어요?
자~ 그럼 팥죽을 쑤어 보자구요~!
1. 팥은 쭉정이를 골라 약 7배의 물에 푹~삶는다
2. 불린 찹쌀가루를 익반죽을 해서 동그랗게 빚어놓는다
3. 생밤을 껍질을 제거하고 설탕, 소금, 계피를 넣고 졸인다
4. 잘 삶아진 팥을 체에 걸러낸다
5. 걸러진 팥물에 불린 쌀을 넣고 눋지않게 저어가며 죽을 쑨다.
6. 찹쌀옹심을 넣고 동동~ 떠오를때까지 익힌다
7. 그릇에 담고 밤조림과 잣 등속의 고명을 얹어 두어가지 찬과 함께 서빙한다.
첫댓글 맛있겠어요..
맛난게 많이 들어갔으니
맛이 없으면 완전 배신!!
몇 년전 어느 사찰 동지 법회에서 먹어본 팥죽이 생각나는군요.
팥을 모두 으깨지않고
통팥이 들어있어 보살님들
힘들어서 꾀가 났나? 했는데
"씹는 맛이 좋아요" 하시더군요.
맞더라구요.씹는 맛이 특별했어요.
맞아요~ 다른 과정보다 삶은 팥을 으깨서 체에 내리는 과정이 힘들더라구요ㅜㅜ
팔이 떨이질듯이 아프니 껍질 채 먹어도 되지 않을까?하고 꾀를 잠시 낼까하다가 그 옛날 가마솥으로 팥죽을 쑤시던 엄니도 해내셨는데...하면서 참았지요.
이 눔의 참을성, 제가 생각해도 미련하기 짝이 없네요.
호반은 춘천이고, 마리아는 영세명
나는 박옥분 세실리아
학교는 쬐끔 다니다 말았으니 나를 아는 사람이 별로 없지요.
그저 사진이나 올려볼까 하고 2004년이니까.
꾀 되었지만...사귀면 친구니, 우리 여기 들고 나는 동안 친구 합시다.
음식솜씨가 예술.
ㅎㅎ~ 꽃님, 제 마음속에선 버얼써~ 친구된지 오래되었는데요~^^ 무슨 섭섭한 말씀을요...
제 닉은 '초의'에서 '호반 마리아'로 개명했는데 사연인즉슨 결혼하면서 남편 종교로 개종하면서 세례명으로 정했지요. 앞에 붙은 '호반'은 제가 성북동에 살 때는 '성북동 마리아'로, 송파로 이사와서 이사 온 아파트 이름이 '호반 베르디움'이라서 '호반'(호수?)라는 명사가 분위기 있을거 같아서 슬쩍 빌려왔답니다. ㅎㅎ~
음식 만들기는 코로나19 팬더믹 때문에 어차피 돌밥돌밥 해야하니 이왕이면 제대로 해볼까 해서 정한 부캐(부가 캐릭터)입니다요~^^
격조높은 술래잡기 카페에 격을 떨어뜨리는거나 아닌지 미안하구먼유...
@호반마리아 에~~잇
꼴밤 한~~대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데
@양지꽃 아야얏~ ! 에구 꿀밤 맞아 싸지....미안해~^^
그래도 내쫓지 않아서 고마워요 ~♡
세상은 아름답습니다
호반 마리아님
양지꽃님
이추운겨울이
더포근하고 따듯합니다.
두 할머니가 재밋게 대화를 하시는군요.
할멈들이 구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