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熱과 重力
태초의 찬란한 불꽃이 일으켰던 파문이 우주의 형태를 만들기 위해서는 태초의 원시 원자들이 필요했다. 불덩어리가 냉각되고 우주가 수조 입방마일로 팽창되던 그 순간에 수소와 헬륨이 창발 했다. 수소와 헬륨은 역동적인 작용의 중심이다.
만일 우주가 은하계 안에서 스스로를 만들어가는 방식을 이해하려면, 우리는 수소와 헬륨이 거대한 우주의 본성을 변형시킨 방식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 불덩어리는 자신의 움직임을 가로막는 기본적인 장애물인 중력이라는 인력을 만났다. 팽창이 중력이라는 장애를 만났기 때문에 비로소 은하가 출현할 수 있었다. 《우주이야기》 토마스 베리, 브라이언 스윔 지음❘맹영선 옮김
시간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는 熱과 관련이 있다. 시간의 화살표는 熱이 있을 때만 나타난다. 과거와 미래 사이에 차이가 나타날 때마다 열이 관여한다. 모든 현상에는 열과 관련된 무언가가 있다.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카를로 로벨리 지음❘이중원 옮김
사실 우리는 熱에 대해 잘 모른다. 관심이 없으며 몰라도 문제될 것도 없다. 시공간에 비해 매우 소홀한 주제지만 시간과 공간을 파고들수록 열의 존재가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시공간과 熱은 왜 불가분의 관계인가?
빅뱅 이전과 이후의 차이는 공간이 팽창했고 시간이 탄생했으며 폭발과정에 엄청난 熱이 생겨났다. 시공간에만 집중하기에 열의 존재를 소홀히 하지만 지구가 생겨나고 생명을 유지하는 과정에 반드시 열이 개입된다. 싸늘하게 식었다는 표현은 죽음을 상징한다. 육체에서 열이 사라지면 죽을 수밖에 없기에 생명과 열은 불가분의 관계다. 인체가 36.5도의 체온을 유지하는 이유다.
熱과 時空間은 무슨 관련이 있을까? 시간이 흐른다고 느끼려면 물형 변화가 있어야하고 물형이 변하려면 반드시 열이 개입된다. 여기에 중력을 더하면 물형 변화의 원리를 이해한다. 중력은 일방통행으로 당기기만 한다. 열과 중력을 시간과 섞으면 과연 時間은 존재하는지 궁금해진다. 물형 변화가 없다면 시간이 흐른다고 할 수 있을까?
“시간의 화살표는 熱이 있을 때만 나타난다.”는 의미는 열이 물형을 결정한다는 뜻이고 시간은 열의 변화과정에 개입한다는 의미다. 원자의 움직임도 열과 깊은 관련이 있다. 열을 주면, 전자의 스핀이 정렬하고 회전하면서 자기장이 나온다고 한다. 열과 움직임과 변화 사이에는 깊은 연관성이 있음이 분명하다. 지진, 해일, 쓰나미, 화산폭발, 천둥, 번개는 열의 폭발 때문에 생긴다. 인간도 음식을 먹고 열로 바꿔서 에너지로 활용하여 생명을 유지한다.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기에 무엇이 움직임과 변화를 주도할지 궁금해진다. 그것은 물형변화다. 물형은 무엇으로 변화할까? 중력과 열이다. 열은 언제, 어디에서 생긴 것일까? 빅뱅 당시에 생겨난 것이다. 어떻게 물형을 변화시킬까? 끊임없는 충돌로 변화시킨다. 양자의 움직임에서 보여주는 좌충우돌 과정에 열이 생긴다. 따라서 沖은 텅 비어있다는 뜻이 아니라 끊임없이 충돌하면서 움직임과 변화를 창조한다. 정리하면,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시공간과 열과 중력, 그리고 충돌하는 움직임이 연결되어 있다.
인간의 利己도 빅뱅 당시에 생겨난 열기와 중력 때문이다. 老子는 利己를 싫어한다. 모든 문제의 중심에 열과 중력이 있다. 그것을 버릴 때에서야 비로소 素朴(소박)해진다. 열이 식어가는 과정에 중력은 물질을 낳는다. 태어나면 극히 부드럽지만 늙어갈수록 점점 딱딱해진다. 老子가 55章에서 주장하는 物壯則老(물장즉로)요 不道早已(부도조이)다. 물질이 딱딱해지면 죽음을 재촉할 뿐이다. 열과 중력을 표현한 문장들을 몇 개만 살펴보자.
3章. 不貴難得之貨 使民不爲盜 不見可欲 使民心不亂(불귀난득지화 사민불위도 불견가욕 사민심불란) 얻기 어려운 재화를 귀하게 여기지 않게 하여 백성들이 도둑질 하지 않도록 하라. 욕심이 생기지 않게 하여 마음이 어지럽지 않도록 하라. 색계의 화려함에 취하고 중력으로 당겨오려는 욕심을 표현하고 있다.
12章. 五色令人目盲 五音令人耳聾 五味令人口爽 難得之貨 令人行妨(오색령인목맹 오음령인이농 오미령인구상 난득지화 령인행방) 화려한 색채는 눈을 멀게 만들고, 아름다운 소리는 귀를 멀게 하며, 산해진미는 입을 병들게 한다. 얻기 어려운 재화 때문에 사람들은 행동이 어지러워진다.
13章. 寵辱若驚(총욕약경)
영예로움과 수치스러움에 마치 크게 놀라듯 한다. “놀라다”는 물질에 크게 반응하는 것으로 큰 가치를 재물과 권력에 두기 때문이다. 분별이 없다면 놀랄 일도 없다.
寵爲上 辱爲下(총위상 욕위하)
영예로움은 높다고 판단하고, 수치스러움을 낮다고 판단한다. 권력, 물질, 명예를 많이 가지면 上이라 판단하고, 정반대의 상황이면 下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20章. 俗人昭昭 我獨昏昏(속인소소 아독혼혼)
사람들은 화려한 물질 세상에 살지만 나는 홀로 어둠 속에 머문다네. 昭는 화려한 곳, 물질, 권력, 향락, 色界를 상징하고 昏은 어둠, 물질이 없는 곳, 소박한 곳, 空界를 상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