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현산은,
일반인의 왕래는 많지 않고,
산꾼 혹은 걸음이 빠른 사람이,
잠시 들러 보는 산입니다.
왜냐하면,
지리산이 너무 유명해서,
내려올 생각이 없고...
산행을 마친 사람들은,
항구에 들러 물고기와 소주에 빠져,
산에 오를 생각을 안 함으로...
그런데,
난 술도 절제하고,
칠현산으로 가는데...
아직도,
바다와 하늘은 푸르기만...
산을 가기 위해서는,
지리산에 있던 출렁다리와,
비교가 안 되는 출렁다리를 건너야 하고...
실제 이 다리도,
조금씩 흔들림을 느낄 수 있었고...
그로 인해서,
나는 완전 패닉 상태로...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힘들게 다리를 건너는데...
그나마 다행은,
다리를 지나는 차들이 적으니,
위험을 느끼지는 않았고...
그래도,
사진 욕심이 있어서,
용기를 내서 사진도 한 장...
참고로,
다리 중간 기둥에는,
사진 찍는 곳이 별도로 있음...
무서운 곳은,
빨리 지나고서,
내가 좋아하는,
편안한 산속으로... ㅎㅎ
일부 사람들은,
산속이 무섭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등산로는 평온하고...
심지어,
길이 없어진 상황도,
산을 헤집고 다니다 보면,
그런 상황도 쏠쏠한 재미가 있는데... ㅎㅎ
지금부터,
1.6Km를 가면,
산의 정상이 나온다고 하는데...
그 거리가,
정말 힘든 구간이라는 것을,
온몸으로 깨달었고...
암튼,
왜 힘든 코스인지는,
차차 설명을...
산 중턱에 올라서니,
조금 전 건너온 다리도 보이고...
멀리에,
사량도와 지리산이 한눈에 들어오네요.
지리산에서 바라보는 칠현산은,
그냥 무던한 산이었는데...
막상,
칠현산을 찾아오니,
경사가 심해서 만만하지 않았고...
산 아래를 보면,
급한 낭떠러지가 보이는데...
이와 비슷한 구간을,
제법 올라야 합니다.
그럼,
바다가 한눈에 펼쳐지는,
멋진 곳을 즐길 수 있고...
이 소나무가,
마지막 그늘로 기억이 나고...
그래서,
물도 한 모금 마시면서,
부지런히 걷고 나서,
마산을 가려고 했는데...
이런 나의 생각은,
그냥 일장춘몽으로 끝이 났고...
칠현산의 등산로는,
대부분 숲을 피해서,
바위로만 이어지고...
멀리 보이는 곳이 정상이고,
거리도 멀지 않아 보이는데...
지금부터 시작된,
고난의 순간들은,
뭐라고 표현하기가 어렵네요.
산행하는 동안,
맞은편 지리산은,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멀리서 보니,
그냥 그런 산의 느낌인데...
등산로는,
험할 뿐만 아니라,
바위가 그렇게 많았는데...
칠현산의 등산로는,
대부분 이런 길입니다.
해를 피할 곳도 없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따가워지기만...
몸이 힘들다기보다,
따가운 햇살과,
흘러내린 땀은,
내 몸을 녹초로 만들어서,
정신을 혼미하게 했고...
걸어온 길은,
이런 모습입니다.
지리산에서 보기에는,
산이 별볼일 없었던 이유가,
좌측 편만 보아서,
바위산이라는 느낌이 없었는데...
막상,
산에 오르니,
보이지 않았던 부분은,
암벽과 절벽이...
그리고,
등산로는,
나무 한그루 없었고...
가야 하는 길도,
걸어온 길과 별반 다를 바 없는데...
점점 뜨거워지는 햇살과,
달궈진 바위에서 올라오는 열로 인해,
산에 대한 감흥은 별로이고...
아니면,
지리산에서 질리도록 봐서 그럴 수도,
암튼,
물도 없는데,
힘든 산행은 계속되었고...
드디어,
칠현봉에 도착했는데...
날이 가물어서 그런지,
곳곳에 단풍이 보이고...
한 해를 마무리하는 나무처럼,
내 산행도 점차 마무리되는데...
햇살이 너무 따갑고,
땀을 너무 흘렸더니,
맥이 빠져서 내려갈 힘도 없었고...
장시 쉬면서,
사량도를 바라보니,
엄청 좋다는 느낌은 없었고...
물론,
사량도 지리산에서,
칠현산을 볼 때에서,
그냥 그런 산으로 생각했는데...
암튼,
산은 걸어 보고,
몸으로 느껴야만,
진면목을 알 수 있는 듯...
가파른 칠현산 아래에는,
이미 가을을 향해 달리는,
커다란 느티나무가...
어쩌면,
단풍이 아니라,
병들고 있는지 모르지만...
당시 내 눈에는,
햇살이 아무리 따가워도,
가을이 오고 있다는 생각이...
내려가는 길도,
오르막과 별반 차이가 없고...
산이 힘든 것은 없지만,
그늘이 없고,
바위가 거칠어서,
걷기에 불편했었고...
암튼,
이제는 산을 내려가서,
무학산을 찾아가는 것이 목표인데....
내려가는 길의 경사는,
가의 절벽 수준이고...
경사가 너무 심해서,
산행 종료 후 코스를 확인해 보니,
하산길의 경사도가 62도나 되고...
암튼,
거리는 짧지만,
바위 능선과,
일부는 암벽 구간,
그리고 절벽에 가까운 하산길까지...
가파른 구간은,
100미터 남짓이지만,
살 떨리는 내리막을 벗어나니,
금세 평온한 길이 기다리고... ㅎㅎ
암튼,
높지도 않고,
크지도 않지만,
다양한 구간이 있는 곳이,
칠현봉이었고...
만일,
누군가 여길 간다면 간다면,
물은 꼭 챙겨 가기를...
이제,
마을이 멀지 않았는데...
등산로가 아니라,
산이 모조리 칡넝쿨로 뒤덮여있고...
산을 다 내려왔는데,
길을 찾기 힘들 정도로 얽혀 있는 칡넝쿨은,
색다른 느낌을... ㅎㅎ
이젠,
산을 벗어나,
배를 타러 갑니다.
오전에 여길 들어올 때는,
맞은편 사량도에서 내렸는데...
돌아가는 배는,
이곳 아랫섬에 있는,
덕동항에서 배가 출발한다고 해서,
항구까지 걸어가는데...
마을 어귀에는,
우물처럼 보이지 않는 우물이...
처음에는,
먹는 것은 고사하고,
오염된 물이라 생각하고,
손 씻을 용기도 나지 않았는데...
먹어보니,
정말 시원하고,
물맛도 너무 좋은...
지금까지,
유명한 우물뿐만 아니라,
이름 없는 수많은 샘물을 마셨는데...
이보다 좋은 물은,
한두 곳 정도...
내려와서 바라보니,
저 산에는 바위는 고사하고,
돌멩이 하나도 없을 듯한데...
등산로는,
나무는 고사하고,
온통 바위뿐이 산이었고...
암튼,
사량도 아랫섬에서,
칠현산을 즐기고,
통영으로 출발하려 합니다.
배가 들어와야 하는 항구에는,
배는 보이지 않고,
까마귀 떼가 자리를 잡았고...
갈매기라도 있다면,
그러려니 하겠으나,
수많은 까마귀를 바라보니,
불현듯 불길한 예감이...
역시나,
불길한 예감은,
항상 현실이 되고...
오후 3시에 출발하는 배는,
덕동을 오지 않음으로,
맞은편 사량도까지 가야 한다고...
거리가 3Km가 넘고,
가는 길도 아스팔트 길을 걸어야 하는데...
시간도 촉박해서,
죽자사자 걸어가는데...
조금 전 덕동항에서,
사량도 터미널 가는 버스가,
날 버리고서 쌩하니 지나가고... ㅠ.ㅠ
저 버스만 탔어도,
시간도 절약할 뿐만 아니라,
땡볕 아래 3Km를 걷지는 않았을 텐데!!! ㅠ.ㅠ
드디어,
일행과 3시에 사량도를 떠나서,
무학산을 가려고 합니다.
그런데,
무학산까지는 65Km 정도이고,
차로 이동하면 1시간 정도 예상되는데...
그럼,
오후 4시 반 정도 산행을 시작해서,
3시간 이내 산행을 마무리하고,
서울로 가려고 합니다.
배를 타고 나오면서,
바닷바람에 등산복이 마르니,
이런 모습으로 변해있고...
길을 걷는 동안,
땀으로 인해 바지가 축축해서 몰랐는데,
내 몸에서 소금이 이렇게나 많이 빠져나왔네요!!!
암튼,
더운 날씨와 부족한 물로 인해,
칠현산은 힘들게 마무리했습니다.
내가 건넌 다리가,
나의 머리 위로 지나가고...
아래서 올려다보니,
그리 무서울 것도 없는데...
저길 지나면서,
왜 그리 벌벌 떨었는지... ㅎㅎ
배는,
푸른 바다를 헤치고,
30분 남짓 달려서,
통영항으로 향하는데...
나의 나머지 일정은,
통영을 출발해서,
무학산으로 이동한 다음,
잔 정상으로 가야 하는데...
배 위에서,
가는 일정을 확인해 보니,
나머지 일정은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너무 많은 차량들이,
마산으로 향하는 관계로,
무학산까지 2시간이 넘게 소요된다고...
그래서,
무학산은 포기하고,
울산을 목적지로 수정했고...
울산까지도,
3시간이 넘게 걸렸고...
그래서,
돼지국밥집에 들러서,
시원한 소주로 마감을...
통영에서 서울 가는 방법은,
고속버스를 타고서,
4시간 정도면 도착하는데...
4시간이 지나서,
왜 울산에 있는지 모르지만,
좋은 시간을 보내서,
왜 그랬는지 생각지도 못했고...
암튼,
시간이 걸렸지만,
울산까지 함께한 일행과,
정말 좋은 시간을 보내고 나서,
나는 서울 가는 기차에...
조금 아쉬워,
편의점에 들러,
조그만 캔 하나 구입했고...
차에서는 먹지 못함으로,
기차 플랫폼에 숨어서,
홀로 벌컥벌컥 들이켰고...
암튼,
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체내 수분 부족과,
과다한 알코올 사랑으로 인해,
이런 만행(??)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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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 동안,
5개의 봉우리와,
3개의 섬을 돌았고...
멀리서,
한걸음에 달려와서,
같이 즐긴 친구도,
더없이 고마웠고...
두 번의 일출과,
5개의 봉우리보다,
밤바다를 즐기며,
캔맥주 한잔이,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고...
누구든,
함께하고 싶다면,
언제든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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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앨범
칠현봉을 내려와 꿀 같은 물 맛을...
윤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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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14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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