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환자, 카페인 든 음료 마시면 안 되나?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전 세계 사망 기여도 1위 질환은 ‘고혈압’이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기준, 전 세계 사망 원인의 약 20%가 고혈압에서 기인했다.
커피를 마시면 단기적으로 혈압이 상승할 수 있다. 하지만 적정량 섭취는 오히려 사망률 감소와 연관을 보인다. [사진=Aonip/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코메디닷컴
고혈압이 이처럼 사망에 크게 기여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혈압이 올라가면 혈액을 전달하는 혈관이 손상되고 염증 반응이 일어난다. 이로 인해 혈액이 전달되는 뇌, 심장, 콩팥 등의 주요 장기에도 손상이 일어난다.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거나 터질 수도 있다. 뇌출혈, 뇌경색, 심근경색 등 치명적인 심혈관질환을 일으켜 궁극적으로 사망 위험까지 높아진다.
고혈압은 발생 시 특별한 증상도 나타나지 않는다. 대전을지대병원 심장내과 박상현 교수는 “고혈압은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지만, 잠에서 깨어나는 이른 아침에 뒷골이 당기는 듯한 두통이 나타난다면 고혈압을 의심해봐야 한다”며 “두통 때문에 혈압이 높아질 수 있으니, 두통이 없는 편안한 상태일 때 혈압을 재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고혈압이 발생했다면 원칙적으로 평생 먹을 먹어야 한다. 약을 중단하면 혈압이 다시 상승하기 때문. 하지만 올바른 생활습관으로 정상 혈압을 유지할 수 있다면, 약을 줄이거나 끊어볼 수 있다. 단, 증상이 없다고 안심하면 안 된다. 언제든 혈압이 다시 상승할 수 있으니 꾸준히 체크해야 한다.
고혈압약을 먹으면 일시적으로 콩팥 기능이 떨어질 수 있지만, 대부분 회복된다. 박 교수는 “약을 복용하지 않고 오랫동안 고혈압을 방치하면 오히려 콩팥 손상으로 만성콩팥병이 생길 수 있다”며 “콩팥 기능이 완전히 망가져 투석 받는 환자들이 있는데, 당뇨병과 고혈압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고혈압을 예방하려면 콜레스테롤 수치 관리와 운동을 통한 체중 감량, 육류보다는 생선 및 과일, 채소 중심의 식사를 하는 식습관 등이 필요하다.
커피를 마시면 일시적으로 혈압이 높아질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혈압을 높인다거나 고혈압을 유발한다는 근거는 부족하다. 박 교수는 “오히려 커피를 적적량 섭취하면 사망률 감소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미국에서 발표한 식생활 권고안에도 3~5잔의 커피는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하니 고혈압 환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 커피에 크림, 설탕 등은 넣지 않는 것이 좋다. 커피를 마시면 두근거리고 잠을 자기 어려운 사람은 디카페인 커피가 권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