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로 터뜨린 헛웃음이 진솔한 기쁨이 되기까지, '내가 웃어야 세상이 웃는다'》
인도 뭄바이의 한 공원에서 내과 의사인 마단 카타리아(Madan Kataria) 박사는
의학적 연구를 통해 웃음이 뇌에서 엔도르핀을 분비시키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급격히 낮춘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리고 질문을 던졌다. “우리가 꼭 유머나 농담, 기쁜 일이 있어야만 웃어야 하는가? 아무런 이유 없이 몸을 움직여 웃음을 만들어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뇌신경 과학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스스로 만든 의도적인 웃음 표정과 실제 기쁨에서 우러나온 웃음을 완벽히 구분하지 못한다. 입꼬리를 올려 얼굴 근육을 움직이고 복근을 율동적으로 쥐어짜는 동작만으로도, 뇌는 ‘아, 지금 내가 아주 즐겁구나!’라고 착각하여 실제 웃을 때 나오는 유익한 화학 물질들을 혈액 속으로 뿜어내기 시작한다.
살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가슴속에 고이는 무거운 찌꺼기들을 견뎌내는 일인지도 모른다. 말하지 못한 서운함, 글이 막힐 때의 아득한 고뇌, 악기 연주가 남들보다 안될 때의 낙담, 나이 듦에 대한 불안, 타인과의 관계에서 오는 생채기들이 켜켜이 쌓여 마음의 기도를 막아버린다. 우리는 너무 자주 엄숙해지고, 지나치게 심각해지며, 제 무게에 짓눌려 웃음을 잃어버린다.
아무런 조건 없이, 어떤 대가나 까닭도 없이 그저 배를 잡고 껄껄 웃어버리는 행위는, 삶에 대한 일종의 용감한 반란이다. 그것은 “세상이 나를 눌러도, 나는 내 안의 기쁨을 스스로 틔워내겠다”는 결의와도 같다.
체면과 자의식이라는 딱딱한 껍질을 깨부수고 터져 나오는 폭소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어린아이의 천진난만함(Childlike playfulness)으로 돌아간다. 아이들은 하루에 수백 번을 웃지만 어른은 겨우 십여 번 남짓 웃는다고 한다. 어른이 된다는 것이 웃음을 잃어가는 과정이라면, 웃음 그 자체는 우리 안에 잠들어 있던 순수한 아이의 얼굴을 되찾아주는 영혼의 세탁기인 셈이다.
오늘 하루, 거울 앞에 서서 내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세상의 파도를 견디느라 굳어져 있던 얼굴 근육을 풀고, 어색하지만 입꼬리를 슬며시 올려본다. 그리고 배에 힘을 주며 작게 외쳐본다. “하하하, 호호호.”
이 보잘것없어 보이는 헛웃음 한 조각이 횡격막을 흔들고, 묵은 숨을 뱉어내며, 마침내 내 삶을 긍정하는 우렁찬 진짜 웃음으로 피어난다. 어쩌면 이 세상에서 가장 깊고 단단한 건강법은, 복잡한 자세나 힘든 운동만이 아닌, 아무런 조건 없이 나 자신을 향해 환하게 터뜨려주는 배꼽 잡는 웃음 한 판이 아닐까.
"내가 웃어야 세상이 웃는다!"
/문화칼럼니스트 최진태
첫댓글 웃어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