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명- 생태주의 시 세계
저- 설준원
출- 도서출판 독도 문예
독정- 2021년 11월 21일. 일요일
가을 콩밭에 가면 콩각지 안에 콩이 ‘탁’ 터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런 순간은 자연과 사람 마음이 다시 연결되는 생명의 심호흡이 터지는 순간이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 종은 이렇게 숨이 터지고 살려고 한다. 책을 쓰는 일이 서서히 터지고 발아하는 씨앗처럼 양 사방에서 흩어지고, 점점 마스크로 질식해가는 우리 시대에 여백과 숨이 되기를 기대한다.
기후 위기와 감염병을 초래한 인간중심 주의는 우리 생활 깊숙이 박혀 있다. 뉴딜, 유전자 조작, 산업, 금융, 기술 등의 용어가 인간중심주의다 MZ 세대 중심으로 시니어세대 중심으로 동반식물, 식물식, 자연치료, ESG, 자급자족, 약초 백신, G 비타민, 유기농업, 지역 햇빛에너지 등으로 탈 인간 심플 라이프의 움직임도 있다. 생태 시 한 편이 우리를 구원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세상에 씨앗 한 알 터트리길 희망한다.-정홍규 신부
윤사월 - 박목월
송홧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
(인간의 관심 밖에 있어 개체들의 자연물들을 부각한다.
윤사월 해 길다
꾀꼬리 울면
(우주와 자연을 결부시켜 자연 생태 계절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꾀꼬리)
산지기 외딴집
눈먼 처녀사
(자연 중요성 망각한 인간의 고뇌를 눈먼 처녀로 비유)
문설주에 귀 대고
엿듣고 있다.>
(생태계의 외부 세계와 봄을 느끼고 싶은 모습 표현-미국 생태 문학은 자연 글쓰기의 형태에서 비롯된다.)
자연에서 흘러나오는 보잘것없는 송홧가루도 소중한 자산임을 자연의 가치 발견과 자연과 인간과의 연관성, 생태계의 관심 유도 등에 감성을 시 제제로 사용하였다.
우리는 엄청난 기상이변이나 자연재해 뿐 아니라 사회 위기 참사도 소비 지향 생활양식도 생각해 봐야 한다.
<조약돌>-심후섭
너 춥구나
햇빛이 조약돌을
따뜻하게 데워주었다.
너 춥구나
조약돌이 장구벌레
허물 벗기 도와주었다
맨발로 조약돌 밟으며
아이들 깔깔 웃는다
“아이, 따뜻해!”
<도토리의 크기> 책에서.
조약돌 하나로 물가에서 놀던 아이들에게 따스함을 주어 생태환경 섭리를 따르게 하는 새로운 인식을 하게 한다.
모든 인간이 존재하는 이유가 타자에게도 충분히 존재하는 이유가 되는 공동체의 윤리가 될 경우에 모든 살아 있는 것들에 수단으로 대하지 않고 목적으로 대할 때 윤리는 가치가 있다. 잘못을 저질렀을 때는 보편타당한 것에 저울질한다.
바다에 누워 / 박해수
내 하나의 목숨으로 태어나/ 바다에 누워/ 해 저문 노을을 바라본다/ 설익은 햇살이 따라오고/ 젖빛 젖은 파도는 눈물인들 씻기워 간다/ 일만(一萬)의 눈초리가 가라앉고/ 포물(抛物)의 흘러 움직이는 속에/ 뭇별도 제각기 누워 잠잔다/ 마음은 시퍼렇게 흘러간다/ 바다에 누워 외로운 물새가 될까(외롭게 혼자만의 생태주의 사고로 만물의 개채들을 포용해야 하는 운명적 삶을 받아들인다)/ 물살이 퍼져 감은/ 만상(萬象)을 안고 가듯 아물거린다/ 마음도 바다에 누워 달을 보고 달을 안고/ 목숨의 맥이 실려 간다/ 나는 무심한 바다에 누웠다/ 어쩌면 꽃처럼 흘러가고 바람처럼 사라진다/ 외로이 바다에 누워 이승의 끝이랴 싶다.
(이승 세계 내면에서 벗어나 꽃의 아름다움을 알고 바람 되어 어디론가 마음대로 가고자 생태줌심주의 공존과 상생하는 공동체적 생태계에 살고자 함을 노래함)
- 시집 『바다에 누워』
바다는 인간들의 세상으로 만상을 안고 아물거리는 물살이 더 이상 속세의 욕망과 누구에게나 눈치 볼 필요 없다. 이런 세상에 머무는 바다에 또 한 번 누워서 스며본다.
생태 공동체주의 주장은
생명의 그물이라는 개념을 공유. 인간과 땅이 긴밀 연계되어 모든 존재 간의 연결과 조화로운 규범을 강조하며 인간은 거룩한 질서의 일부분으로 이해한다. 탐욕과 경쟁을 거부하고 공동체에 기반을 둔 협동과 노동을 권한다.
<배추 마음> 나희덕
배추에도 마음이 있나 보다.
씨앗을 뿌리고 농약 없이 키우려니
하도 자라지 않아
가을이 되어도 헛일일 것 같더니
여름내 밭둑 지나며 잊지 않았던 말
- 나는 너희로 하여 기쁠 것 같아.
- 잘 자라 기쁠 것 같아.
늦가을 배추포기 묶어 주며 보니
그래도 튼실하게 자라 속이 꽤 찼다.
-혹시 배추벌레 한 마리
이 속에 갇혀 나오지 못하면 어떡하지?
꼭 동여매지도 못하는 사람 마음이나
배추벌레에 반 넘어 먹히고도
속은 점점 순결한 잎으로 차오는
배추의 마음이 뭐가 다를까?
배추 풀물이 사람 소매에도 들었나 보다.>
자연과 인간의 일치 관계에 대한 믿음에서 출발하여 우주와 자연, 인간과 자연, 생태계와 개체 등 전체와 부분이 서로 내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상호 영향 관계에 있음을 강조하는 생각이 동아시아 미학의 핵심이다.
◉ 생태교육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최선 방법은 생태 체험 중심 학습 기회를 늘리는 것이다.
<춥다> 이상규
고창 읍성
낯선 하늘 아래
심심한 나뭇잎
(생명체가 없어져 버린 광경을 포현-무죄 상태로 존재하고 있는 개체를 말함)
나뭇잎 사이로
흩어지는 그림자
(개체들이 자연 속으로 생명을 잃어버리는 것. 그림자는 상실과 좌절, 막다른 길에 머무를 때 표현되는 시어로 회귀 본능 잃어버린 상태 시적 화자는 생태 시대의 도래를 알고 있다.-연어가 알을 낳고 부화할 때 곁에서 새끼들을 위해 죽음으로써 숲을 만들어 보호해 주는 것처럼 돌들도 희생적 삶이 있다. 인간들은 자연 모든 생명체가 있음을 알고 자기만족만을 생각하면 안 된다.)
나뭇잎과 그림자 사이
참 춥다
고창 읍성
저녁연기 흐르는 쪽으로
짓눌린 돌들
날아오른 돌담길
흩어지는 그림자
돌담과 연기 사이
참 춥다(쓸쓸하고 외롭다는 뜻)
<첫 사랑> 고재종
흔들리는 나뭇가지에 꽃 한 번 피우려고
눈은 얼마나 많은 도전을 멈추지 않았으랴.
싸그락 싸그락 두드려 보았겠지.
난분분 난분분 춤추었겠지.
미끄러지고 미끄러지길 수백 번
바람 한 자락 불면 획 날아갈 사랑을 위하여
햇솜 같은 마음을 다 퍼부어 준 다음에야
마침내 피워 낸 저 황홀 보아라.
봄이면 가지는 그 한 번 덴 자리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상처를 터뜨린다.
<새봄 3>-김지하
겨우내
외로웠지요
새봄이 와
풀과 말하고
새순과 얘기하며
외로움이란 없다고
그래 흙도 물도 공기도 바람도
모두 다 형제라고
형제보다 더 높은
어른이라고
그리 생각하게 되었지요
마음 편해졌어요
축복처럼
새가 머리 위에서 노래합니다.
(새로운 탄생의 의미를 축복으로 생태계의 일체가 되어 생명 충일감을 받는다. 자연 생태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포용, 겸손으로 편안함을 느끼며 새들 축복 노랫소리로 즐거워짐을 노래함)
새봄 6-김지하
꽃 사이를 / 벌이 드나들고
아기들 / 공원에서 뛰놀 때
가슴 두근거린다. / 모든 것 공경스러워 / 눈 가늘어진다.
(자연이 스스로 행하는 삶과 아기의 삶과 흡사, 스스로 성찰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 프라이는 “신화는 문학 형식의 구성 원리이고 원형은 문학적 표현의 필수 요소다”했다.
◉ 미국 여성 해양생물학자 레이철 카슨은 2차 세계대전 당시 군인들의 살충제 사용을 고발, 농업에 상용화되던 상용을 <침묵의 봄> 책에서 고발 “우리는 아직도 정복자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인간은 자연의 한 부분이라 자연에 맛선 인간의 전쟁은 곧 인간 자신에 맞선 전쟁이다. 인간들은 지배와 예속, 주인과 노예의 관계로 인식되어 남성은 자기의식 안에 주인으로 대상화된 자연과 지배를 통하여 자기 동반자를 인간과 삶의 토대가 되는 주객의 관계로 통일하는 지배 충족이 있다.”
<수라(修羅)》-백석
거미 새끼 하나 방바닥에 나린 것을
나는 아모 생각 없이 문 밖으로 쓸어버린다.
차디찬 밤이다
언제인가 새끼거미 쓸려나간 곳에 큰 거미가 왔다
나는 가슴이 짜릿한다
나는 또 큰 거미를 쓸어 문 밖으로 버리며
찬 밖이라도 새끼 있는 데로 가라고 하며 서러워한다
이렇게 해서 가슴이 싹기도 전이다
어데서 좁쌀만한 알에서
가제 깨인 듯한 발이 채 서지도 못한 무척 적은 새끼거미가
이번엔 큰 거미 없어진 곳으로 와서 아물거린다
나는 가슴이 메이는 듯하다
내 손에 오르기라도 하라고 나는 손을 내미나 분명히
울고불고할 이 작은 것은
나를 무서워 달아나 버리며 나를 서럽게 한다
나난 이 작은 것을 고이 보드라운 종이에 받아 또
문밖으로 버리며
이것이 엄마와 누나나 형이 가까이 이것의 걱정을 하며 있다가
쉬이 만나기나 했으면 좋으련만 하고 슬퍼한다.
(누가 개미 가족을 이산가족으로 만들었을까? 인간들이 아닌가? 큰 집을 지어 살며 다른 생명체들 살 곳을 다 빼앗아 버리지 않았는가? 개미 가족은 그냥 두기만 하면 된다. 자기들끼리 오순도순 잘 산다. 시인은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슬픈 조국을 본다. 수라가 되어버린 일본 군국주의자들의 만행과 망상을 본다.)
<시는 저녁연기 같은 것>-오탁번
중략
저녁밥을 먹으려고 두레반 앞에 앉으면
솔가지 타는 내가 베어 있는
어머니의 흰 소매에서는
아련한 저녁연기가 이냥 피어 오론다.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성은 어머니의 사랑으로 이해하고 훼손으로 상처받은 자연을 모성애적 치유의 뜻이 담겨 있다.)-기존 페미니즘은 부당한 여성 차별을 불식시키려는 시도지만 에코 페미니즘은 여성과 자연의 영성적 결속을 강조하고 자연에 내재한 어머니 여신의 모성애를 통찰, 영성적이고 감성적으로 풀고자 한다.
<우리도 산처럼>최규목
(중략)
산은 언제나
산으로 이어지고
마침내 산맥이 되네
차령 소백 산맥도 산으로 이루어졌네
산은 산 끼리 사이좋게
산맥을 이루면서 살아가는데
우리는 언제나 산처럼 살까
◉ 융은 우리 인간 존재가 우주에서 특별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한다. 즉 불멸의 에너지, 시공 연속체, 인과성, 동시성을 통해 가장 잘 설명될 우주에 우리가 살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광야> 이육사
에서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한 것은 세상 구원 오신 예수의 핍박과 고난 속을 추운 겨울로 비유, 희생을 매화 향기에 비유. 다시 천고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은 그리스도다. 사도 요한을 통해 2천년 후에 천사(백마)와 함께 오실 재림 목자(초인)가 있으니 백성들(광야)에게 구원을 선포 하리라는 것이다. 계시록에 “하늘에 있는 군대들이 희고 깨끗한 서세마포를 입고 백마를 타고 그를 따르리라” 미가 19장 14절)한 사도 요한 기록을 모면 백마 타고 오는 초인에게 선택받은 자들은 밝고 빛나는 백성이다.
상처 입은 세계를 치유할 접근 방법 중에 자연과 인간의 화해가 되려면 창조주와의 화해를 위한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
<들풀들의 순례길> 설준원
(중략)
이슬 머금은 들풀의 숨소리
새로운 기운 출렁이며
뿌리고 세상에 스며드니
새로워져 봄볕 바구니 가득하다
흔적 없는 바람이 산을 일으키리라
◉ 생태시대는 인간중심주의 사고를 극복하고 자연과 인간이 서로 책임지는 공동체 운명으로 서로 균형과 존중으로 생태 대의 우주적 가족, 우주적 친교를 이루어나가야 한다.
◉ 사과만 보지 말고 그 맛으로 사는 벌레를 보자 <우리는 하나> 설준원 시에서
사과 속 벌레를 알면 주어진 자연생태계의 질서를 수용하고 생명 순환 기능을 깨닫게 되고 들풀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고 다른 행성의 존재도 알게 된다. 코로나 19를 겪으며 생태적 녹색도시에서 맑은 숲과 하늘이 어우러진 푸름을 더 꿈꾸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