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겨울여행 2편 <121209~11>
(1편에서 계속)
요트까지 쿠폰과제를 모두 마친 뒤, 다음 행선(行先)은 지인(知人)들이 권하거나
가보고 싶었던 "곶자왈"이나 휴양림인데, 우선 김녕에서 가까운 "에코랜드" "절물휴양림" "사려니숲" 등이 바로 그곳들이다.
가는 길 점심시간이 넘어, 눈에 띄는 대로 들린 길가 허름한 식당에서 맛있는
순대국밥 한 그릇 뚝딱하고 보니, 손님들 차도 많고 "소문난 할머니집"이라
소 뒷걸음질로 일미집을 찾았던 듯 144 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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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후 고풍(古風)열차로 곶자왈 밀림을 관광하는 에코랜드로 가려 했는데,
식당의 손자 청년이 겨울엔 볼 게 없고 최근 공사로 몇 곳이 막혀있기도 하다며
봄에나 오라는 조언에 포기하고 절물휴양림으로 가다가,
위치라도 알아두려고 차를 되돌려 에코랜드로 가본다.
그런데 조용하던 차에 소음이 크게 나기 시작한다. 이상이 있나 생각했더니
오르막을 만나면 그렇다는 걸 알아차린다. LPG차여서 그런 모양이다.
오르막길이 되는 건 찾아가는 곳이 한라산 쪽 산간이기 때문이다.
그를 증명하듯 이곳엔 해안과 달리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겨울엔 볼 게 없다는 에코랜드엔 생각보다 관광버스와 사람들이 많았다.
열차로 곶자왈을 다녀온 사람들에게 감상을 물어보니,
과연 몇 곳이 막혀 열차에서 내리기도 했고
삭막했어도 설경이 좋아 볼만 했다고 한다.
"그러면 나도~"했다가 줄서기가 길어 보여 절물휴양림으로 방향을 튼다.
에코랜드 철로와 낙엽 져 삭막한 곶자왈 숲 146 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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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찾은 "절물휴양림"과 "사려니 숲길"은 에코랜드에서 차로 10분 이내 거리에 있으면서,
지난 10월 자전거 라이딩으로 다녀온 대마도의 삼나무 편백나무 숲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숲의 깊이가 그윽했다.
그렇지만 제대로 돌아볼 수 없었다. 해가 짧은 겨울 오후 이때엔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입구에서 눈밭만 디디면서
숲의 위용만을 확인했을 뿐. 어차피 이번 제주여행은 놀이관광 위주니,
올레 길 휴양림/곶자왈 체험은 다음 기회로 돌려야 했다.
절물 휴양림에서 입구 숲의 맛만 보고 151 154
사려니 숲길 가는 차도와 입구의 주차장도 눈 속에-
눈밭 숲을 거닐면 가슴엔 그 어떤 울림이 가득 차 159 161 164 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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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일정은 이쯤 마무리하려고 숙소로 향하는 길이 10년 전에
찾았던 산굼부리를 지나기에 들려보니, 시설단장이 사뭇 새로워 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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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베란다 발아래 보이던 제주민속촌에 들려 느긋하고 세세하게 관람을 하기로 작정했다.
제대로 보려면 2시간은 족히 걸린다는 곳이다.
1890년대 제주에 실제 거주하던 전지역백성들의 가옥을 그대로 옮겨와 조성했다는 민속촌은
관리소 좌측부터 시작돼, 산촌(山村)-중산간촌-어촌(漁村)-무속(巫俗)신앙촌-장터-관아의
축선으로 이어지는데, 중간 중간 공방(工房)들도 함께 했고,
동백나무 미로(迷路)동산엔 구석구석에 흥미로운 제주방언과 해설이 적혀있어
이해에 상당한 도움을 주니 유익하고도 즐거웠다.
어구/농기구전시관과 이곳에 유배됐던 추사의 전시관도 있었으며, 돌조각공원도 있어,
비교적 꼼꼼히 돌아보는데 1시간 20분이 걸렸다.
평소 박물관/전시관을 가면 내용은 인터넷에서 보면 된다며 그야말로 주마간산 격으로
휘익 둘러보고 만 것과는 아주 다른 경우였다.
역사와 자연이 함께 하는 과연 제주도가 자랑할 만한 박물관이었다.
산촌 어촌 미로의 구석구석 174 176 177 182 187 205
민속촌 뒤로는 바로 바닷가 해비치 호텔이 215
장터와 관아(제주영문), 전시관이 216 227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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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촌을 나와 오늘 저녁은 숙소 근처 표선에서
제주의 맛 오분작뚝배기와 갈치국과 한라산소주로 234 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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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11일 셋째 날>
제주여행 마지막 날은 올 때마다 상황이 여의치 못해 놓쳤던
성산 일출봉-우도-비자림을 가보고 동문시장을 둘러보기로 작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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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10시에 체크아웃- 잘 쉬었고 잘 먹었던 호텔을 떠나 238
해안도로로 성산포로 가, 차에 탄 채로 배에 꼴찌로 올라
벼르던 우도를 향해 천진항보다 더 먼 하우목동항으로 239 241
우도에 내려서는 반시계방향으로 해안일주 드라이브-
천진항 지나 돌칸이에서 우도봉 해안절벽과 바다건너로 일출봉을 246 248
우도봉에 올라 섬중의 섬 우도 전체를 조망하는 맛 기막혀 253 256 257
검멀레 해수욕장에 내려서 우도봉 기암절벽과 고래굴을 배경으로 259 261
영일동 마을길로 해변에 나서니 세찬바람 파도 사나운 검푸른 겨울바다에서
보기드믄 해녀들의 물질 구경도 하는 호사를 263 264 265
제주도의 섬 우도! 우도의 섬 비양도-검은 돌이 아름다워 270 271 273
하고수동 해수욕장-은백색 모래사장이 해안의 흑석(黑石)들과 강렬한 콘트라스트를 이뤄
눈에 확 띄고 바닷물은 더욱 맑고 푸르러 274
해녀(어머니)가 따온 해물을 직접 요리한다는 해안가 포장마차에서
전복-소라-문어 모듬에 뿔소라 우동을 맛보니 쫄깃쫄깃 기막혀 276 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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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일출봉을 오르니 온통 중국인 관광객들이다.
오르는 내내 화산암으로 기암절벽을 이룬 암경(岩景)이 압권이며,
정상은 역시 분화구를 둘러 안은 환륜(環輪)의 형상이고,
제주도와 우도 일대의 해안이 한 눈에 들어와 절경이다.
바로 밑에서 올려다보는 일출봉도 멋져 278 279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성산포 일대 288 298
일출봉에서 바라보는 우도와 일출봉 북벽 301 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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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도 입구만 지켜보고 308 310 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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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지역의 "뮤지엄 몸"을 다시 한 번 더 보고 싶었지만, 일기가 불순해질 것 같은 불안에
더 이상의 관광은 그만 두기로 하고 제주시를 향하는데
다시 눈발이 날려, 제주도 날씨 참 예측하기 어렵다. 315
시내 입구 길가에서 조우한 농업공판장에서 고사리를 산 뒤라
동문시장에 들려서는 오매기 떡이라도 살 요량으로 둘러보고 317
치적거리는 비와 어둠과 시내의 교통 혼잡이 꺼려져, 해안도로를 경유해
공항 렌트카 센터로 가니 20시까지의 도착계획이 한 시간 앞당겨져
차량 점검결과는 이상무, 초과된 개스비 1만8천원만 추가부담하고
국내선 출국장으로 318 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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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시40분 제주발 비행기는 김포로 향해 한 시간여 만에 서울 근처에-
밤하늘 위에서 내려다 본 지상은 휘황찬란한 보석으로 빛나 323 325 326
김포공항은 새삼스럽게 연말 성탄의 분위기를 높여주어-
여행으로 들떴던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주네-
Merry Christmas! Happy New Year!! 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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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제주도! 참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