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의 남, 여 서양(西洋)의사는?
“예수께서 들으시고 이르시되 건강한 자에게는 의사가 쓸 데 없고 병든 자에게라야 쓸 데 있느니라.” (마태복음 9:12)
한국은 전통적으로 동양 의학인 침술과 한약(漢藥)으로 건강을 관리해 왔습니다. 4,000년의 배달겨레가 서양 의학과 의원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19세기 후반인 1880대 중반이었습니다.
1882년 조선이 미국과 수호통상조약을 맺은 이듬해, Lucius H. Foote가 주한 미국 공사로 입국하였습니다. 그러고 나서, 1884년 9월, 미국 북장로교회가 파송한 Horace N. Allen,M.D.가 서양 의사로는 최초로 조선 땅에 발을 디뎠습니다. 이로서 한국에 처음으로 서양 의사가 진료하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여자 의사로 최초 한국에 입국한 이는 Lillias Horton,M.D.입니다. Horton은 시카고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북장로교회 파송으로 1888년 한국에 나와 의료 선교를 시작하였습니다. Horton은 이미 한국에 나와 선교 활동을 하고 있던 총각 선교사 Underwood와 결혼하여 한국 역사 첫 서양 부부의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한국의 ‘남녀칠세부동석’(男女七歲不同席), 즉 남자와 여자가 일곱 살이 되면 같은 자리에 앉으면 안 된다는 유교의 가르침 아래서는 남자 의사가 여자 환자를 진찰하고 치료하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따라서 여자 환자를 치료할 여자 의사가 절대 필요했는데, Horton이 입국함으로 이 문제가 일부 해소되었습니다.
한국인으로 최초 서양 의사가 된 남자는 서재필(徐載弼:1864-1951) 박사입니다. 그는 조선 말기, 기우러져 가는 국가를 구하기 위해 애쓴 애국자였습니다. 그는 갑신정변을 일으킨 개화(改化)파에 가담했다가, 갑신정변이 3일 천하로 끝나면서 일본을 거쳐 미국에 망명하여 1890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시민이 되었습니다.
서재필은 Columbian University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의사 자격증을 획득하여. 한국인 최초 서양 의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의사로 일하지 않고, 독립운동가로 활동하면서 귀국 후, 독립협회를 결성하고, 서대문에 있는 독립문을 건축하는 등의 활동을 하였습니다.
한국인 최초 여자 의사는 박에스더(1876-1910)입니다. 그녀의 본명은 김점동(金點童)으로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김점동은 미국 북감리교회의 여자 선교사 Mary Scranton이 시작한 이화학당에 들어가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12살이 되었을 때, 세례를 받고 에스더라는 세례명을 받았습니다.
김점동은 공부를 잘했고 리더쉽도 있어서 이화학당에서 기도회를 인도할 정도의 실력을 갖추었습니다. 그 녀의 영어 실력은 북감리교회 선교회가 세운 여자들만을 위한 병원인 보구여관(普救女館)에서 영어 통역을 할 정도였습니다.
1893년, 북감리교 선교사들의 주선으로 에스더는 박유산과 결혼하였는데, 결혼 후 남편의 성을 따라 박에스더가 되었습니다. 이 두 사람은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서양식 결혼식을 올린 부부입니다.
에스더는 보구여관에서 감리교회 여자 의사 선교사 Rosetta Hall,M.D.의 조수로 일 했는데, 에스더의 재능을 알아 본 로제타의 주선으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에스더는 1896년 Baltimore여자의과대학에 입학하여 공부하고, 1900년 의학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아내의 뒷바라지를 열심히 해 주던 남편 박유산은 폐결핵으로 아내의 졸업식을 보지도 못하고 이역만리에서 숨을 거두었습니다.
귀국한 에스더는 말이 서툰 서양 여자 의사들이 제대로 치료 하지 못한 한국 여성들의 병 치료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서울에서뿐만 아니라 평안도, 황해도 등지의 여러 지방을 다니면서 건강을 돌보지 않고 조선 여성들을 치료해 주다, 과로한 나머지 폐결핵에 걸렸습니다. 에스더는 1910년 4월, 35세의 아까운 나이에 세상을 떠나, 한국 최초의 여의사는 이렇게 짧은 생을 살다 천국으로 갔습니다.
선교의 두 축은 교육과 의료입니다. 많은 남녀 의사 선교사들이 한국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들은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 미국에서 호화로운 의사 생활을 뒤로 하고, 한국에 나와 일하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오늘도 열악한 나라나 지역에서는 의사 선교사를 절대로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기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선교를 지원하는 의사는 소수에 불과합니다. 원컨대,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의료 선교사들이 많아져서 복음이 온 세상에 누룩같이 퍼져 나가는 역사가 계속되기를 위해 기도드립시다. 사순절 첫째 주말 잘 보내시고, 월요일에 만나겠습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