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이 찢어진 모기가 들어가고 톱을 든 귀뚜라미가 오다가 마주치며 서로 묻습니다.
귀뚜라미가 모기에게 "너는 입이 왜 그 모양이냐?" 묻자
모기가 "미친 년, 놈들이 나를 잡겠다고 자기 얼굴을 때리고는 아파서 펄쩍 뛰는 것을 보고 웃다가 그만 입이 이렇게...".
모기가 귀뚜라미에게 "그러는 너는 왜 톱을 들고 있니?" 하고 묻자
귀뚜라미는 "긴긴 가을 밤 홀로 있는 사람들의 애간장을 끊어 놓으려고..."
정취있는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귀뚜라미는 외부에서 온 것이 아니라 베란다나 다용도실의 구석이나 화분등에서 알이 부화를 한 것일 겁니다.
귀뚜라미는 5월에 부화하여 8월에는 성충이 됩니다.
정히 귀뚜라미가 싫으시다면 구석구석 살충제로 소독을 해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내년에 또 다시 보게 될 겁니다.
--------------------- [원본 메세지] ---------------------
때아닌 관절이 아파 이 여름 아무데도 못가고 있은채로 가을로 들어서는데 그예 꽃들은 여기저기서 피고 지나 보지요.
제가 본건 도로변에 일찍 핀 8월의 코스모스와 동 앞 논둑에서 하늘색꼬리를 가진 잠자리 하나, 어머니가 사온 배추에서 뛰쳐나온 엄지손톱만한 청개구리, 폭우로 물이 불어났던 황토빛개울, 개울가에 이상한 새한마리, 버들강아지 뿐이네요.
엄지만한 개구리가 얼마나 귀여웠던지..
아뭏든 죽을까봐 절뚝거리며 비탈을 내려가 논둑가에 놓아주었지요.
입추가 지났다고 한여름에도 보이지 않던 귀뚜라미가 어떻게 고층아파트 집안에 나타나는지 모르겠네. 여긴 8층인데..
통 미스테리네요.
그저께 거실에서 풀쩍 뛰어오르던건 어쩌다 한마리 밖에서 들어왔거니 했는데 오늘 또 제방 한구석에서 나오네요.
새아파트인데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창에는 방충망이 쳐져있고 현관은 닫겨 있는데.
잠깐 열린새 들어오는 걸까?
계단을 쉬지않고 올라오는지, 아니면 귀뚜라미도 하늘을 날수 있는지?
아이구..저의 아버지는 저더러 귀뚜라미 맨손으로 잡아 밖에다 내버리라고..인정상 귀뚜라미 정도는 저희집에서 죽이지는 않지만
귀뚜라미며 바퀴벌레며 왜 맨손으로 못잡냐는 특이한 사고방식이셔서 전혀 도움을 안주시고..
글쎄 그런 것들을 맨손으로 잡을만큼 비위좋은 여자가 어디있나요?
화가 나는데..더 말해봐야..입씨름되지..
플라스틱 통으로 덮어서 부채로 받쳐들고 창밖으로 버렸답니다. 아..하지만 또 어데서 나오지나 말았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