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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가 내린 낙엽. 부산에 서리가 내리려면 아직 멀었지만 서리가 내리면 겨울이 머지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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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女霜(청녀상)은 '청녀의 서리'라는 뜻. 靑女는 서리를 내린다고 믿은 신이다. 아예 (청녀 청)이라는 글자를 만들어 쓸 정도였으니 믿음이 얼마나 깊은지 알겠다. 靑女는 나중에 서리라는 뜻으로 오롯이 쓰이게 되었다.
중국 漢(한)나라 때 淮南(회남)의 임금 劉安(유안)은 지식욕이 대단했던 사람. 학자들을 모아 아는 것을 모두 써보라고 했다. 그렇게 엮은 淮南子(회남자)는 '가을이 되면 청녀가 나와 눈서리를 내린다(至秋三月也 … 靑女乃出 以降霜雪)'고 한다. 靑女를 달리 靑腰玉女(청요옥녀)라고도 부르는데 玉女는 仙女(선녀)를 가리키는 말. 靑腰, 즉 푸른 허리라고 했으니 푸른 띠를 둘렀던가 싶다.
중국 洛陽(낙양) 서쪽의 靑要山(청요산)은 靑女의 전설이 서린 곳. 黃帝(황제)를 도와 蚩尤(치우)를 꺾은 武羅姑娘(무라고낭)은 산신령이 되었다. 전쟁 뒤끝이라 피비린내가 천지를 진동하는 데다 한 해 내내 더운 여름이라 전염병마저 돌았다. 전쟁에서 겨우 살아남은 사람도 죽을 지경. 武羅姑娘은 달에서 靑女를 모셔다 七絃琴(칠현금), 즉 일곱 줄 거문고를 타도록 했다. 거문고 가락에 霜雪(상설), 즉 눈서리가 내려 더러운 것을 씻어내자 전염병이 사라지고 덤으로 四季(사계)도 생겼다 한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말이 있다. 달에서 왔다는 靑女도 그렇거니와, 서리는 女性(여성)이다. 새 생명을 낳는 것도 헌 생명을 거두는 것도 女性의 일. 영원한 생명의 고리에서 死生一如(사생일여), 죽고 사는 일이 모두 한 매듭일 뿐이다.
출처:국제신문 글 임형석 경성대 중어중문학과 외래초빙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