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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 과르디올라가 부임하기 이전 바이에른뮌헨은 트레블을 달성하면서 하나의 전성기를 맞은 듯 했다. 새로 부임한 과르디올라는 FC바르셀로나의 전성기를 이끌면서 메시 등 클럽 유스 출신 선수 덕을 본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었다. 그런 그가 바이에른 뮌헨을 맡게 되면서 진정 훌륭한 감독인지 평가할 기회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부터 바이에른뮌헨은 심상치 않았다. 분데스리가를 압도적인 승점 차로 제패했음은 물론 포칼컵까지 우승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선 4강에서 탈락했지만 이전까지 압도적인 강함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새로운 시즌을 맞아서는 더욱 강해진 듯하다. 펩은 FC바르셀로나 시절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뮌헨을 강팀으로 만들었다. 이번 시즌 역시 유럽 최강팀으로 손꼽히고 있다.
1. 전술의 핵심인 전진 압박
펩이 FC바르셀로나에서 보여준 축구는 아름다웠다. 짧은 패스를 중심으로 점유율을 극도로 높이면서 아예 상대에게 공격할 기회를 주지 않고 경기를 시종일관 주도하고 승리를 따냈다. 헤딩을 이용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것보다는 정확하고 확률이 높은 짧은 패스를 전술의 핵심으로 삼았다. 이러한 축구를 일컬어 ‘티키타카’라고 불렀고 FC바르셀로나와 스페인의 전성기 핵심전술이었다. '점유율'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펩의 축구에서 ‘공격’의 측면만 강조된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FC바르셀로나 시절에도 전술의 핵심은 전방에서 조직적으로 가해지는 압박에 있었다.
수준급 팀이라면 팀 차원에서 강한 압박을 가할 수 있다. 흔히 수비라인을 높이 올려서 간격을 좁히기도 하고 전방 공격수들이 공을 빼앗긴 이후에 곧바로 수비에 임하면서 신속한 재압박을 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전방부터 압박을 취하는 것은 상대의 공격 속도를 늦추거나 전진 패스의 질을 떨어뜨려서 수비를 용이하게 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하지만 현재 바이에른 뮌헨의 압박은 더 특별하다. 이유는 펩이 구축한 압박이 하나의 ‘늪’처럼 작용하기 때문이다. ‘선수’에 대한 압박과 더불어 팀 차원에서 ‘공간’을 압박한다는 점에서 현재 바이에른뮌헨이 보여주는 압박의 ‘그림’이 훨씬 넓다. 전방에서 압박을 가함으로써 상대의 공격을 무디게 하겠다는 수준이 아니라, 공격 방향을 제한하고 그 공간에 상대 선수를 몰아넣음으로써 공격 자체를 봉쇄한다.
이러한 압박을 지속적으로 당하게 되면 정신력이 '붕괴'하기도 한다. 펩 시절의 '엘 클라시코'에서 페페나 라모스의 거친 행동들이 바로 그러했다. 얼마 전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3차전에서 AS로마가 7:1로 무너져 내린 것 역시도 그렇게 다른 상황은 아니다. 공 전개가 뜻대로 이뤄지지 않고 질 낮은 패스만 전방으로 이어지기에 미드필더나 공격수들은 공을 받기가 힘들고, 수비수들은 끊임없이 수비에만 임해야 한다. 어디로 도망가도 도망칠 ‘공간’이 보이지 않았다. 초반 실점이 이어지자 이후엔 AS로마 스스로의 플레이를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서 결국은 무너져 내려서 7점이나 내줘야 했다. 강팀일수록 자신감과 자존심이 강하기 마련인데 정상적을 맞붙으면 패하는 자신들의 모습에 화가 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 경기가 초반부를 지나 펩이 원하는 흐름으로 흐르기 시작하면 어떤 팀이든 정신력부터 무너져 내릴 가능성이 있다. 오히려 스스로의 열세를 인정하고 튼튼히 수비를 굳힌 팀들이 이변을 만들어내기도 했지만, 강팀과의 경기에선 더더욱 조직적인 전방 압박이 그 빛을 발했다. 10-11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손을 떨던 퍼거슨 경을 지켜보던 그 시절부터 펩의 전술의 핵심에는 바로 상대를 정신력부터 부숴버리는 전방의 '압박'이 있었다.
2. 압박의 메커니즘
강한 전방 압박을 해내기 위해선 부지런한 활동량이 필요하고 강한 몸싸움 역시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선수들의 개인 능력이 갖춰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피지컬이 우수한 육상 선수들로 펩이 팀을 꾸린다고 해도 압박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축구선수라고 한다면 육상 선수들의 압박에도 공을 다루는 기술을 발휘해 충분히 제쳐낼 수 있다. 펩이 지도했던 팀이 FC바르셀로나, 바이에른뮌헨이라는 점은 그의 축구를 맘껏 펼칠 수 있는 바탕이 되었다. 조직적인 압박으로 상대를 굴복시킬 수 있는 전제조건은 선수들이 1:1 싸움에서 절대 밀리지 않는 것이다. 1:1 상황에서 드리블 돌파를 쉽게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중요하다. 선수 한 명을 제치고 생기는 공간을 메우기 위해서는 팀 전체가 조금씩 움직여야 한다. 압박을 가할 시에 쉽사리 제쳐진다면 팀의 확고한 압박을 느슨하게 만들 수 있는데, 개개인이 훌륭한 개인능력을 갖췄기에 조직적인 압박을 지속적으로 펼칠 수 있는 것이다.
펩의 바이에른뮌헨이 보여주는 압박은 크게 4가지로 구성된다. 하지만 이 4가지가 차례대로 진행되어 압박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들은 동시에 발생하기도 하며 각각 상황에 따라 원인이 되기도 하고 결과가 되기도 한다. 말을 간단하게 하자면 4가지 과정들이 매우 유기적으로 조직되어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다는 이야기다.
첫 번째는 ‘공격 방향을 유도하는 것’이다. 공격수들은 당장에 공을 빼앗아낼 가능성이 없는 위치이다. 대신에 상대 수비수들의 공격전개 방향을 한쪽 측면으로 유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수비수 간에 공을 돌리는 상황에서 그들은 두 명의 중앙 수비수 사이에 끼어들어 한쪽 방향으로 중앙 수비수에게 압박을 가한다. 이러한 압박의 효과는 공격 방향을 한쪽으로 몰 수 있다는 것이다. 안정감이 중요한 수비수 입장에서 공의 흐름을 억지로 전환시키기 보다는 연결하기 쉬운 방향으로 패스하는 것은 당연한 대응이자 또 축구선수로서의 본능이기도 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볼을 중심으로 상대선수들을 몰아넣고 공격의 범위를 한 쪽 측면으로 제한하면서 상대의 ‘공간’을 좁혀 버린다.
한 쪽 측면으로 공격의 방향을 제한한다.
중앙의 뮐러의 움직임은 공을 빼앗기보다 한쪽으로 상대를 몰아붙이는 데에 목적이 있다.
두 번째는 주로 미드필더들이 수행하는 과제로 패스를 받는 선수에게 ‘적당한 거리를 두고 접근’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공격수들이 제한해준 공격 방향으로 여전히 상대를 몰아붙인다. 사실 압박을 가하면서 적당한 거리를 준다는 사실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확실히 빼앗을 수 있는 상황을 조성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공을 잠재적으로 받을 수 있는 선수를 적당한 거리에서 압박하면 패스를 쉽사리 연결하지 못하도록 방해할 수도 있다. 게다가 지나치게 가까이 접근할 경우 순간적으로 돌아서는 움직임에 돌파를 당하거나 원터치패스를 통해 돌파할 수도 있다. 적당한 거리를 줌으로써 상대가 여전히 볼의 소유권은 유지하도록 유도하면서도 위협적인 움직임으로 연결하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
첫 번째 정지화면에서 압박을 가하는 다비드 알라바는 상대 선수가 뒤로 도망갈 수 있도록 적당히 쫓아간다.
두 번째 정지화면의 뮐러가 후방에서 압박하면서 상대의 방향전환을 막는다.
볼을 탈취하지 못했다고 해도 압박은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이다.
화면을 보면 반대에는 로마의 선수들이 많이 있지만 공은 연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세 번째는 ‘순간적인 압박’이다. 이 역시도 첫 번째, 두 번째와 함께 이뤄진다. 공격 방향을 한쪽으로 유도하고 공간과 상대를 동시에 압박하면, 상대 입장에서 패스를 받아줄 선수를 찾기 어렵다. 수비수들은 긴 패스를 허둥지둥 연결하거나 눈 앞의 미드필더를 찾아 볼을 연결한다. 허둥지둥 처리한 긴 패스는 정확성이 떨어지기 마련이고, 미드필더에 공이 투입된다고 해도 수비 방향으로 리턴 패스를 하거나 자신의 발 앞에 잡아두는 정도의 플레이를 할 수 있을 뿐이다. 리턴패스가 이어지면 공격수가 재빠르게 수비수를 압박한다.(수비수가 공을 발 앞에 잡아놓을 경우 또다시 압박에 시달린다.) 미드필더가 공을 잡아 놓으면(이렇게 유도하는 것은 적당한 거리를 준 2번째 과정의 결과이다.) 공을 받아두는 그 순간에 사방에서 압박을 가한다. 게다가 여전히 공격방향은 전환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공격수들 역시 많이 뛰지 않고도 상대의 미드필더 혹은 수비에게 압박을 가하는 것이 가능하다. 수비수나 미드필더가 당황하지 않고 공을 잘 지켜내고 연결할 수도 있다. 이 과정은 패스 자체를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흐름을 주도적으로 제어하는 상태에서 공을 빼앗을 수 있는 상황에서 순간적인 압박을 가한다.
순간적인 압박의 타이밍이 굉장히 특별한데 상대방이 공을 발 앞에 잡아놓고 싶게 만든다는 것이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움직임을 주기에 압박이 거세다는 느낌은 주지 않는다. 하지만 공을 발 앞에 잡으려고 하는 순간, 갑자기 속도를 높여서 접근해온다. 몸이 정지된 상태에서는 재빠르게 움직이기가 수비지 않다. 달리는 중에 속도를 가속하는 것보다 훨씬 느릴 수밖에 없다. 상대가 재빠른 반응을 보이지 못하도록 유도하고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수비하는 선수들은 과도하게 접근하지 않고 거리를 둔 채 적당히 쫓아가면서 압박을 가한다.
패스 방향은 압박에 밀려 뒤편으로 향한다.
위험한 상황은 아닌 상태로 공은 뒤로 순조롭게 이어지는 것 같지만,
순간적으로 압박을 가할 상황이 되었다고 생각되면 정지화면에서처럼 빠르게 압박한다.
백패스가 이어지면서 수비라인도 끌어올릴 수 있다.
중앙에서 보라색 밑줄을 친 미드필더가 몸을 돌려 순간적으로 공간을 만들었다.
하지만 부지런히 재압박을 가하여 상대의 방향을 또다시 유도하고 압박을 가한다.
마지막 정지화면에서 상대가 공을 잡아 놓자 후방에서 순간적으로 압박한다.
마지막은 수비라인을 바짝 끌어올리는 것이다. 이것은 앞서 언급한 세 가지 과정을 거쳐서 얻어낼 수 있는 결과인 동시에, 궁극적으로는 공을 빼앗기 위한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공격 방향을 왼쪽 혹은 오른쪽 한 방향으로 제한하고 상대를 돌지 못하게 하는 것은 백패스를 유도할 수 있다. 백패스를 받는 수비수 입장에서는 공격수들과 충분한 거리를 두기 위해서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다. 이 때 바이에른 뮌헨은 적극적으로 라인을 끌어 올린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다보면 압박을 당하는 수비 라인이 깊이 내려갈 수밖에 없다. 이렇게 상대 수비를 바짝 밀어내서 뒤로 물러날 곳이 없는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압박을 가하면 부정확한 패스들이 나올 수밖에 없다. 바이에른 뮌헨이 수비 라인을 바짝 올려서 선수간 거리가 좁은 상태이기 때문에 짧은 패스는 ‘거리 주기’와 ‘순간적인 압박’을 통해 공을 빼앗아 낸다. 그런 동시에 앞서 언급한 세 가지 과정이 통해서 수비라인을 바짝 끌어올릴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수비라인을 끌어 높인 상태에서 압박을 더욱 거세게 가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수비라인이 높게 유지하여 상대를 ‘가둔’ 상태에서 위의 세 가지 과정을 반복하면 그 때는 볼을 더욱 확실하게 탈취할 수 있다.
방향을 한 쪽으로 몰고, 받을 수 있는 미드필더와 수비수에게는 압박을 주어
짧은 패스 대신 긴 패스를 시도하도록 유도한다.
상대를 통제한다는 사실이 핵심이다. 약팀들이 상대적으로 무너지지 않는 것은 타의에 의해 통제당하지 않고, 스스로 열세를 인정하고 수비에 중점을 두기 때문이다. 오히려 강팀들이 맞불 작전을 놓았다가 상대에게 지배당하면 무너져 내리기 쉽다. 바이에른 뮌헨의 압박은 상대의 공을 단번에 빼앗아내려고 하지 않는다. 상대를 압박하고 옥죄어가면서 공을 빼앗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데에 그 핵심이 있다. 그 과정에선 철저하게 계산된 개개인의 움직임과 팀 전체의 움직임이 있다. 펩이 떠난 FC바르셀로나가 예전과 같은 수비력을 보이지 못하는 것은 선수들의 노쇠화보다도 펩의 부재에서 원인을 찾아야 할 것이다.
3. 공격과의 시너지
축구라는 스포츠는 공을 빼앗는 순간에 바로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되는 특징을 갖는다. 높은 위치에서 공을 빼앗을 수 있다면 그것은 빠르게 상대의 골을 노릴 수 있다는 의미이다. 바이에른 뮌헨의 압박은 언급한대로 높은 위치에서 펼쳐지고 순식간에 역습으로 연결될 수 있다. 로벤, 리베리를 비롯하여 스피드와 드리블에 자신 있는 선수들이 즐비한 현재 바이에른뮌헨의 스쿼드는 강한 압박으로 공을 탈취한 후 빠른 역습을 연결하기에 충분하다. 만주키치와 달리 레반도프스키는 스피드도 갖춘 선수로 역습에는 더 적합하다. 게다가 높이를 갖추고 있어 역습 상황에서 공중으로 직접 빠르게 연결하는 것도 가능하다.
바이에른뮌헨은 펩이 지도하던 시절의 FC바르셀로나와 마찬가지로 짧은 패스를 많이 주고받으면서 점유율을 높이는 것에도 익숙하다. 기존 뮌헨의 주축 멤버인 로벤, 리베리, 슈바인슈타이거, 뮐러, 람 등 기술이 훌륭하고 빠른 선수들을 중심으로 점유율이 높게 유지하고 짧은 패스를 위주로 한 축구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지공 시에도 상대의 벽을 허물기에 충분한 공격능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굳이 짧은 패스만을 고집하진 않는다. FC바르셀로나 시절 주로 유스 출신의 선수들을 중용하면서 짧은 패스 위주의 티키타카를 완성시켰다고 한다면, 이제는 다재다능한 선수들을 분데스리가는 물론 타 리그에서도 영입하면서 다양한 공격을 완성시키고 있다. 이번 시즌 영입된 레반도프스키와 같은 정통파 스트라이커를 이용한 고공 플레이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마찬가지로 새로 영입한 사비 알론소의 존재는 좌, 우로의 더욱 폭넓은 연결과 정확한 롱패스까지 가능하게 하면서 FC바르셀로나 시절보다 더욱 다양한 공격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압박을 통해서 전방에서 공을 빼앗는다면 폭풍 같은 속공으로, 상대가 급한 마음에 멀리 공을 처리해낸다고 해도 톱니바퀴같이 돌아가는 지공으로 상대를 밀어붙일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떠한 대응을 한다고 해도 상대를 밀어붙일 능력이 있다.
4. 압박에 대한 대안은 없는가
주로 수비 전술만 논하다보니 공격에 대해서 충분히 이야기하지 못했지만, 바이에른뮌헨은 공격력까지 무시무시하니 이 팀을 이기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 싶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약점은 있다. 바이에른뮌헨의 압박을 완전히 깨부셔서 매번 경기할 때마다 이길 수 있다는 의미의 대안은 아니다.(사실 그 정도의 전술을 알고 있다면 나는 아마추어적 글을 쓸 것이 아니라 프로 수준에서 감독을 하고 있어야 될지도 모른다.) 단순히 바이에른뮌헨이 펼치는 압박을 풀어내고 ‘멘탈 붕괴’의 상태에 이르지 않을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이번 시즌 뮌헨의 유일한 패배는 지난 챔피언스리그 32강 5차전 맨체스터시티와의 경기이다. 이 경기는 전반에 베나티아의 퇴장 당하면서 맨체스터시티가 매우 유리한 상황이었음에도 3;2로 승리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뮌헨의 저력을 칭찬해야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베나티아의 퇴장을 이끌어냈던 장면에서 맨체스터시티는 바이에른뮌헨의 압박을 제대로 풀어냈다. 중원의 램파드가 원터치로 전방 연결했고, 중앙 공격수 아구에로는 그에 따라 후방으로 주력 대결을 펼쳤다. 플레이 자체가 깔끔했던 것은 아니지만 골키퍼와의 1:1 찬스를 만들어낸 것은 사실이다. 전반 내내 램파드는 중앙에서 원터치로 수비 뒤를 노리는 패스를 여러차례 연결했고 아구에로는 이에 대응해서 수비 뒤를 열심히 노렸는데 이것이 위협적이었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바이에른뮌헨을 패퇴시켰던 레알마드리드 역시 호날두, 베일, 벤제마 등 빠르고 기술 좋은 공격수들을 중심으로 한 역습에 그 핵심을 두고 있었다.
어디로 연결할지 어디로 움직일지를 미리 생각하고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면
끌어올린 수비의 배후 공간은 약점이 될 수 있다.
바이에른뮌헨이 압박을 위해 끌어올린 수비라인 뒤로 만들어지는 뒷공간은 제대로만 공략한다면 역으로 수비적 약점이 될 수 있다. 우선, 이를 위해서는 중앙에서 볼을 잘 지켜내서 전방으로 연결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압박에 시달리면서 마지못해 전방으로 연결하는 패스는 상대 수비에게 끊기기 쉽다. 그리고 무작정 상대 진영 깊숙이 공을 멀리 차낸다고 해도 결국 바이에른뮌헨의 짧은 패스를 앞세운 공격에 수비라인은 또 내려앉아 압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더불어 받는 전방의 선수의 움직임이 매우 중요하다. 축구에서 주력과 상관없이 순간적으로 속도 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방법은 ‘출발’을 빨리하는 것이다. 수비수 뒤를 노려 패스를 줄 것을 예상하여 미리 ‘출발’한다면 속도 상의 이점을 가질 수 있다. 게다가 수비수는 몸을 돌려 쫓아가야만 한다. 바이에른뮌헨의 경우 노이어가 이 뒷공간을 종종 커버하긴 하지만, 그는 어쩔 수 없는 골키퍼이고 그에게 수비수와 같은 움직임을 요구할 수도 없다. 빠르고 잘 조직된 역습은 현재 바이에른뮌헨의 압박을 풀어낼 효과적인 대안으로 보인다.
이번 시즌에도 바이에른 뮌헨이 보여주는 경기력은 무시무시하다고 할 정도이다. 출전한 대회를 가리지 않고 경기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분데스리가에서는 또다시 독주체제를 갖췄다. 하지만 더욱 무서운 점은 ‘챔피언스리그’에서 맨체스터시티, AS로마를 상대로 보여준 경기력이다. 강팀을 압도할 정도의 경기력이었고 승리에 대한 안정감마저 느끼게 했다. 무엇보다도 강팀을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은 상대의 공격 예봉을 꺾을 수 있는 압박 전술에 그 핵심이 있다. 이에 준비를 제대로 해낼 수 없다면 그 어느 팀이라도 펩이 조련한 바이에른뮌헨의 압박에 시달리다가 또다시 정신력부터 부서져 대패를 할 수도 있다. 어느 팀이 또다시 ‘끝판왕’ 바이에른 뮌헨을 패퇴시킬 수 있을까. 이번 시즌 유럽대항전의 결과가 궁금해지는 이유이다.
http://blog.naver.com/hyon_t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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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봤습니다!
잘봤습니당~~
칼럼 올리시는 블로그나 홈피 있으시면
주소 부탁드립니당
blog.naver.com/hyon_tai 입니다. 재밌게 봐주셨다니 감사합니다.
굳굳 잘보고갑니다
좋은글 잘보고갑니다.
좋은글이네요! 전술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
잘보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