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살았습니다
이 의자가 있었다는 사실을...
아래 청량성님의 글을 읽다가
한대 두두려 맞은듯이
맞아 이 의자가 있었지 라며
한없이 부끄럽게 자신을 돌아 봅니다
1994년쯤 되었을겁니다
미술학원만 운영 하다가
작가가 되겠다고
본격적으로 붓을 잡기 시작하던 시기였지요
친하게 지내는 조각가 선생님과 가끔 술한잔을 하면서
제가 부탁을 했습니다
스케치북에 연필로 그림을 그려서
이 크기에 이 모양의 의자를 만들어 주세요
반드시 원통의 동그라미 두 다리가 있고
반원의 통으로 만들어야 해요
그림이 안될때 이 딱딱한 의자에 앉아
최고로 부드러운 생각을 할수 있게
생각하는 의자를 꼭 부탁합니다
술김에 손가락 걸고 약속했는데 그분은 잊지않고
태어나서 가장 어려운 숙제 였다고
이 의자를 들고 오셨지요
왜 가장 어려웠는지
그 이유를 알아내기도 전에
그분은 그후 몇해뒤에 위암으로 돌아가셨어요
이 의자에 얼마나 앉았을까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을까
생각의 시간보다 이젤앞에 앉은 시간이 훨씬 많다보니
이젤앞 일룸 의자에 앉아
발 올리기 딱 좋은 사이즈라
그렇게 사용했고
그리고 잊었습니다
정성들여 사포질 하고
마감제 처리 했을텐데
물감으로 어지럽게 되어 버린 이 의자를
오늘 오래 동안 쳐다보니
제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워 지네요
청량성님 덕분에
잊어버리고 있던 보석 하나 찾은듯 합니다
카페 게시글
삶의 이야기
소중한 의자 하나
이젤
추천 0
조회 340
22.09.21 13:58
댓글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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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ㅎㅎ
고맙습니다.
마음이 아름다우십니다.^*^
아하
제가 좋아하는 귀부인국화 감사해요
어머...
요즘 핫한 레진 테이블이 유행하는데..
이 의자는 원목의 질이 그대로 살아있어..
갈라진 곳은 레진아트 하듯이 보완하면
평생을 함께해도 아주 아주 멋질듯요~~
이젤님의 의자 참 멋집니다 ~
레진테이블도 좋은데 저는 이대로가 좋은거 같아요
앞으로 차마시거나 종종
그런데 엉디가 아파요 ㅋ
울이젤님 만큼이나 듬직한 의자가
보기에 참 좋습니다. ^^~
어머머머~~! 순수수피아님 늘 궁금했어요
별일 없으시죠?
안보이셔서 뭔일인가 걱정했어요 ㅠ 반가워요
@이젤
건강이 안좋은 딸내미가 있어서
한동안 여유가 없었습니다. ㅠ
이젤님 고마워요. ^^~
@순수 수피아 자식이 아프면 엄마는 더 아픈데...
부디 건강하고 씩씩하게 회복 되었으리라 믿고 기도할께요
아하, 이 소박하고 간결한 의자에 그런 깊은 이야기가 있었네요.
물감이 어지럽게 묻은 모습도 좋고
살짝 사포질과 칠을 해서 본 모습으로 돌아와도 좋지요,
어쨋거나 본래의 생각하는 의자로는 다시 쓰임 받기를 바랍니다.
그분이 왜 그토록 어려운 숙제 였나 알았어요
제가 어렸을때 마당에 쪼그리고앉아 그림그린거 생각해서 쪼그린자세의 높이를 적어 주었더니
저 다리의 원통과 위의 반원을 올려 사이즈 맞추기가 결코 쉽지 않았을거 같아요
이것도 역사라
물감묻은대로 그대로 두려고합니다
아
그리고 제일 어려운게 수채화인거 아시죠?
아크릴 물감 36색을 사시고
500ml 흰색을 하나 사시고
혼자 집에서 다시 해보세요
혼자 수채화할 정도면 아크릴은 아주 쉽고 편해요
그리고 잘 됩니다
@이젤 아~~~ 그런가요?
화가님의 조언이니 참고 할께요.
그런데 수채화도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어요.
기초고 뭐고 간에 무작정 따라하기.였으니까요.
@리진 그림은 기초 필요없어요
대학갈거라면 모를까요
무작정 시작해도 아크릴이 훨씬 쉽고 잘 나와요
수채화 유화의 장점만 살린게 아크릴이거든요
@이젤 유화와 아크릴이 또 다른가요?
@리진 유화는 유성이고
아크릴은 수성이라서
물을 사용하니 하기쉽고 유화처럼 덧칠이 가능하구요
수채화는 수정이 안되는데 아크릴은 수정이 가능해서 쉬워요
@이젤 친절한 설명 감사합니다.
설명없었으면
정육점 도마인 줄 알겠습니다.ㅎㅎ
의미 있는 의자에 앉으셔서
꿈을 주는 그림 많이 그리세요
그렇게 보일수도 있겠으나
아니옵니나 ㅋㅋ
이 의자에 앉아서는 그림그릴수가 없어요
의자에 앉아서 발 올리면 딱이지요
저 의자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박혀있을까
초창기에는 저 의자에 앉아서
새로운 생각을 하겠다고 폼잡은적 많았지요
나무의자 사진을 보며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마지막 모습인가 싶었습니다.
앉지말고 턱 괴고 누워 저 나무의 나이테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헝클어진 수많은 생각들이 차곡차곡 동그라미를 그리며 정돈될 것 같아요.
정말 그러네요
그러고 보니 저 나무 30년은 넘을듯 합니다
정말 만드신분이 제가 원하는 높이를 만들기 위해
참 힘들었을거 같아요
보물같은 의자입니다.
이젤님의 작가로써의 인정을 하게 만드는 의자입니다.
추억이 많은 의자에요
제가 소파에 누워 티브보면 수리는 이렇게 저를 쳐다 본답니다
@이젤 암튼 수리 입양은 너무 너무 너무 잘한일입니다.
@미국보리 암요
정말 그래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네
동천강님도 오늘 행복한 하루 되세요
갖고 싶은 작품이네요.
만드신 분의 정성이 느껴집니다.
저렇게 아름드리 나무는
구하기도 어려웠겠어요.
저도
피곤한 퇴근길 들러서 쉬던
푹신한 카페 의자를 두개
집으로 가져와서
요즘 아주 행복합니다.
이건 엄청 딱딱해요
그래서 주문했을거에요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는 멋지고 아름다운 의자입니다.
이 세상에서 하나뿐인.
네
세월 지나보니 그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