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콘크리트 농수로와 벼 논 물 대기의 숨은 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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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은 선선하지만, 낮에는 아직도 몹씨 덥습니다.
●논에 물을 대면서 길가에 버려진 비닐 농자재를 주워 자전거에 실어,
●넓은 들판 중앙에 있는 외딴 농가주택 한 채의 그늘에 쉬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오늘 길에서 주운 버려진 농수로 수문 물막이용 재활용 자재는 요행(僥倖)히 깨끗합니다.
●자전거는 비싸다고 좋은 것이 아닙니다.
앞뒤로 간단한 짐을 실을 수 있는 짐칸이 장착된 실용형 자전거라야 됩니다.
앞에는 2리터 생수병 정도는 담을 수 있어야 뙤약볕에 몇 시간씩 물을 대기 위해 들판 수로를 왔다 갔다 하며 생수를 마실 수 있습니다.
●위 사진은 실제 농촌 현장에서 수문 고장이나 수량 부족으로 인해 두꺼운 폐비닐과 자재를 틈새에 쑤셔 넣고 돌 등으로 눌러 고정하여 수로를 막아 놓은 고단한 물대기 현장 사진입니다.
●농촌 현장을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알 수 없는 구체적이고 생생한 실상입니다.
제목: 콘크리트 농수로와 벼 논 물 대기의 숨은 애환
벼농사에서 물을 대는 작업은 말처럼 쉽지 않은 고된 일입니다.
현장의 실상을 모르는 이들은 단순히 수문을 열고 닫으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농촌 수로의 현실은 전혀 다릅니다.
흙으로는 막을 수 없는 콘크리트 수로
현재 대부분의 농수로는 바닥과 벽면이 콘크리트로 시공되어 있어 흙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흙으로 수문이나 물꼬를 막으려면 최소 리어카 반 차 분량 이상의 흙을 싣고 다녀야 합니다.
설령 어렵게 흙으로 막아둔다 해도, 10분도 되지 않아 다른 농민이 물길을 돌리기 위해 헐어버리면 흙은 물살에 순식간에 씻겨 내려가 버립니다.
따라서 콘크리트 수로에서 흙으로 물을 막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재활용 자재와 보도블록을 활용한 임시방편
이 때문에 농민들은 여러 번 재사용할 수 있는 맞춤형 나무판자, 두꺼운 헌 비닐, 비닐하우스용 보온용 담요 조각, 제방 공사용 두꺼운 친환경 천(베), 못자리 보온 덮개 등을 수집하여 사용합니다.
수로에 틈새가 생겨 물이 새거나 물길을 바꿔야 할 때 이러한 자재를 자전거에 싣고 다니다가 수문 틈새에 막고, 물에 부풀어 오르는 비닐이 밀려나지 않도록 도로 보도경계석 조각이나 큰 돌로 튼튼히 눌러 놓아야 겨우 물이 막힙니다.
고장 난 수문 시설과 자전거 이동의 필수성
농수로에 설치된 수많은 수동식 수문은 물길과 수량을 조절하는 기본 장치이지만, 대부분 노후화되어 고장 나 있거나 아예 수문 자체가 없는 구간도 허다합니다.
화물차가 없는 농민은 흙투성이인 폐비닐과 자재를 승용차에 실을 수 없으므로, 앞뒤에 짐칸이 장착된 자전거가 필수 이동 수단이 됩니다.
자전거 짐칸에 자재를 싣고, 뼛속까지 타들어 가는 땡볕 아래서 마실 생수병을 챙겨 다니며 수로를 누비게 됩니다.
재활용 자재들은 하우스 농가에서 버린 폐기물을 직접 줍거나 양해를 구해 얻어온 것입니다.
하류(下溝) 논 농민의 칠전팔기 물 지키기 전쟁
농수로 상류나 물길이 잘 연결된 논은 물꼬만 열어두면 물이 잘 들어오지만, 수로 맨 하류(下溝)에 위치한 논은 상황이 처참합니다.
물 한 번 대기 위해 500m에서 800m에 이르는 농수로 구간을 자전거로 몇 번씩 왕복하며, 중간중간 위치한 수문과 타인의 물꼬를 막고 물을 지켜내야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고생해서 물길을 잡아놓아도, 위쪽 논에서 자신의 논으로 물을 대기 위해 막아둔 수문을 허물어버리면 그간의 수고는 한순간에 수포로 돌아가고 맙니다.
농촌 현장의 수문 시설 정비와 하류 지역 농가를 위한 효율적인 물 배분 대책 마련이 왜 시급한지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는 생생한 기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