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포럼] 아름다운 자녀 키우기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다.
살아 있을 때 한 일이 이름과 함께 남는 만큼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 함을 이르는 말이다.그러나 이제는 이름이 아니라
‘자식을 남긴다.’는 말로 바꿔야 할 듯싶다.
장삼이사(張三李四)는 자식을 남긴다는 말을 새길 필요가 없는지도 모른다.
그들의 자식은 대부분 선량한 시민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회 지도층 인사들은
요즘 자식을 남긴다는 말을 새삼 깨우쳤을 것 같다.
김영삼 전 대통령,김대중 대통령,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
장상 총리 서리의 예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식은 그들의 삶을 평가받는 중요한 잣대가 됐다.
김 대통령은 아들 둘이 구속기소된데 대해
‘참혹함을 느낀다. ’고 표현했다.
이 후보도 자녀의 병역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장상 총리서리는 ‘총리가 될 줄 알았으면
아들의 한국 국적을 버리지 않았을 것’이라는 등의
부적절한 말과 처신으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우리나라에서는 왜 진정한 지도자가 나오지 못하는지 정말 안타깝다.
미국의 존 에프 케네디 전 대통령은
2차 세계대전에 자원해 참전한 전쟁 영웅이었다.
존 에프 케네디보다 더 똑똑했으며 미래의 미국 대통령을 꿈꾸었던
그의 형 조지프 패트릭 케네디 주니어는
해군 비행기 조종사로 참전했다가 사망했다.
조지 부시 전 대 통령도 예일대학 재학중 2차대전이 일어나자
항공모함 탑재 뇌격기 조종사로 참전했다가 부상한 상이용사다.
지도층 자녀만 되면 외국 유학을 가고,
병역을 면제받고,축재를 한다면 서민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그것은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고 남에게 미루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가 일궈낸 과실은 편법과 불법으로 독식하고
책임은 서민들에게 돌리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부와 권력은 대대손손 고착화될 것이다.
그러나 국민들은 그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청소년의 우상이었던 가수 유승준의 예를 보자.
그는 올해 초 미국 국적을 취득해 병역을 면제 받았으면서도
계속 한국에서 활동하기를 바랐으나 팬들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우리는 자식들이 선량한 시민으로서
권리를 보장받으면서 공정한 경쟁의 규칙에 따라 살기를 희망한다.
한달 내내 손은 얼얼하고 목은 쉬게 만든 월드컵 개막 축제의 메시지는
‘ 어울림’과 ‘나눔’,‘조화’와 ‘상생’이었다.
그리고 거대한 ‘붉은 물결 ’은 ‘나’라는 이기주의를 넘어선
‘우리’를 확인시켜 주었다.
우리 모두 마음을 열고 하나가 되는 순간 엄청난 동력이 생겼으며,
전 세계가 경이의 눈길로 쳐다봤다.
자녀 교육에서도 ‘상생’과 ‘우리’를 가르쳐야 한다.
사람은 공동체를 만들어 상호 협력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다.
그리고 그 공동체는 구성원이 스스로를 완성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매개가 돼야 한다.
특정인이 공동체 구성원의 희생 아래 이익을 챙기는 것은 범죄다.
사회 지도층 인사들도 말만 꺼내면 나만 알아서는 안되고
우리를 생각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하지만 우리는 자신과 자식들만 잘 살아보겠다는
지도층의 행태를 자주 목격한다.
일반인들도 자녀들에게 친구들을 이겨야 한다고 가르쳐 왔다.
그러나 그래 가지고는 진정으로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다 같이 망한다.
가정은 물론 학교에서도 이웃과 더불어 함께 사는
건강한 젊은이들을 키워나가야 한다.
‘나’가 아닌 ‘우리’를 생각해야 한다.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다가
자신이 한 일과 더불어
이름이 남으면 정말 기쁜 일일 것 이다.
그래야 우리 미래에 대해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사회 지도층이 그 모범을 보여야 한다.
이제 지도층이 남길 것은 이름이 아니라
선량한 시민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아름답고 건강한 자녀라는 사실을 재인식하는
캠페인 을 벌여 나가자.
< 황진선 논설위원 jshwang@kdaily.com >
칼럼에서 옮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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