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나룻길 강변
전날 텃밭에서 땀을 제법 흘리고 온 구월 중순 금요일이다. 새벽에 잠을 깨 텃밭 작물을 돌본 일기를 남기면서 ‘자연인 놀이터’도 한 수 곁들였다. “봄날은 산에 들어 숲속을 거닐면서 / 길섶에 피고 지는 야생화 완상하고 / 향긋한 산나물 뜯어 식탁에다 올렸네 // 가을은 꽃 가꾸듯 텃밭에 이랑 지어 / 무 배추 씨앗 뿌려 싱그런 싹을 틔워 / 나중에 시래기 말려 겨울까지 넘기네”
날이 덜 밝아온 여명에 자연학교로 나섰다. 차편을 다양하게 타서 구포시장을 둘러 올까 마음을 정했다. 가로등이 켜진 외동반림로를 따라 걸어 퇴촌삼거리 창원천 수변 산책로 운동 기구에 매달려 몸을 단련했다. 어제 텃밭 일을 무리해서 하고 작물이 시들어 개울물을 퍼 나른 관계로 어깨 근육이 뭉쳐져 서서히 풀어지도록 했다. 자가발전 입식 자전거는 오래도록 페달을 저었다.
7시가 되어가는 무렵 창원대 삼거리로 나가 김해 불암동으로 오가는 98번 버스를 탔다. 시내를 거쳐 창원터널을 넘어 장유에 이르니 생업 현장으로 가는 직장인과 배움터로 향하는 학생들로 좌석이 꽉 찼다. 김해 시내로 들어 문화원 앞에서 내려 삼계에서 출발해 온 사상으로 가는 경전철을 탔다. 수로왕릉역에서 봉황역과 김해시청역을 거쳐 불암역을 지나니 부산 경계로 들었다.
경전철 대저역에서 내려 부산 도시철도 3호선으로 갈아타 강서구청에서 낙동강 강심을 가로질러 건너 첫 번째 구포역에서 내렸다. 구포역 출구는 지상부에서 강가는 곧장 멋진 전망대로 연결된 명소다. ‘감동나룻길 리버 워크’로 명명된 강변 산책로다. 강폭이 꽤 넓어진 낙동강 물길을 한눈에 조망되는 곳이다. 강기슭에 거북 형상 바위가 있다는 구포는 감동포(甘同浦)로도 불린다.
구포는 기미년 삼월 만세 운동 때 구포 장터에서 대대적 시위가 일어난 역사 현장이다. 덕천동 구포시장은 북구 주민 생업 현장이며 오일장 아닌 날도 활기가 넘친다. 근처 야트막한 구릉에 구포 왜성이 있기도 하고, 한국 전쟁 이후 서민들이 즐겨 먹은 ‘구포국시’는 그 고장을 대표한 음식 브랜드다. 지난번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 뉴스에서 주목받은 선거구이기도 하다.
도시철도 구포역에서 리버 워크로 나가니 유장하게 흘러온 낙동강 물길을 대면했다. 노인 일자리 창출에 참여한 분들이 빗자루로 데크 거미줄을 걷는 환경 미화를 하느라 수고했다. 데크를 한동안 걸어 승강기를 타고 지상으로 내려갔다. 넘실거리는 강물 가까이는 어른 키보다 높이 자란 갈대가 이삭을 내미는 때였다. 화명 강변 생태공원의 시작점이기도 하고 종착지이기도 했다.
구포에서 화명까지 십 리 넘게 될 강변은 생태공원으로 조성된 주민 휴식 공간이다. 자전거길과 수상 레저와 여러 운동을 즐기는 체육 시설을 갖췄다. 수생 식물원은 가시연꽃이 피는 때일 테고 댑싸리 공원은 가을빛이 물들기에는 이르지 싶다. 화명까지 가지 않고 습지에 핀 끝물 연꽃을 둘러보고 금빛 노을 전망대로 올랐다. 아까 감동나룻길 리버 워크만큼 강변 조망이 멋졌다.
금빛 노을 전망대는 경부선 철길과 덕천 샛강을 가로질러 생태 보도로 연결 구포시장 들머리로 잇게 했다. 덕천동 구포시장을 찾으니 장터 규모가 워낙 커 출입구 여럿이었다. 구역마다 품목을 달리한 가게들이 즐비했다. 내가 살 생선을 파는 가게도 여러 곳이었다. 하동 섬진강에 유명한 재첩국을 파는 가게도 보였는데 하굿둑이 막히기 이전은 구포도 재첩이 많이 나온 듯했다.
때가 이르긴 했지만 식당에서 소머리국밥을 시켜 맑은 술을 곁들여 점심을 해결했다. 식후 앞서 눈여겨 봐둔 생선 가게에서 조기와 오징어를 사고 갈치와 고등어를 골랐더니 보조 가방이 묵직했다. 구포시장을 찾음은 생선을 사기 위함이었다. 표고버섯을 사려 했는데 선도가 좋아 보이지 않아 마음을 거두었다. 대신 포도와 족발을 사 배낭에 채워 김해를 거쳐 창원으로 복귀했다. 26.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