넝마주이와 고물장수
김 난 석
낡고 헤어져 입을 수 없는 옷이나 이불 등을 넝마라 한다.
그걸 주워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을 '넝마주이' 라 하는데
사방팔방 안 가는 데가 없다.
넝마주이는 원가를 들이지 않는다.
그냥 주워갈 뿐이니 그렇다.
그래서 홀로 돈 벌며 주유천하하는 상팔자다.
처음엔 넝마를 주워 군부대에 넘기기도 했다.
그걸 전투기, 탱크, 대포 등을 닦는 데에 썼다.
그러나 이젠 주워 담는 게 옷가지에 한정하지 않고
자원 재생의 재료가 되면 무엇이든 담아간다.
폐지, 유리, 고무, 고철... 등
나는 백수다.
이젠 무슨 조찬모임에 갈 일도 없고
만찬장에서 초대하는 일도 없다.
정장 차릴 기회도 없으니 늘 헌 옷이나 걸치고 다닌다.
아마도 넝마주이가 보면 걸어 다니는 넝마로 알고
등바구니에 주워 담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자칭 넝마주이 심해님을 멀리 하는지 모른다.(ㅎ)
오래된 물건 또는 헐거나 낡은 물건을 고물이라 하고
이걸 모아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을 고물장수라 한다.
넝마주이는 원가를 들이지 않지만
고물장수는 얼마라도 대가를 주고 가져간다.
보통은 엿이나 강냉이를 주고 가져가는데
그것도 사람을 만나야 성사가 된다.
그래서 고물장수는 소리치거나 가위를 찰깍거리며
사람을 불러대는데
이 메마른 판에 그렇게라도 불러주면 무어라도 들고나가련만
나에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나는 적어도 나는 있는데 말이다.
나는 고물(古物)이 아니다.
모든 게 오래되고 낡았지만
고물장수가 탐내는 그런 고물은 절대 아니다.
그런데 나는 고물이다.
어기여차~
이물 고물 이물 고물
뱃머리가 이물이요 배의 후미가 고물인데
나는 배의 후미 고물이다.
이물엔 항로를 내다보는 일등항해사가 있지만
고물엔 추진체와 방향키가 있다.
이것이 동력을 발산하고 방향을 잡아간다.
암초나 해적이 나타났다 소리치는 사람은 이물에 있고
방향을 돌려 빨리 빠져나가려면
그건 고물이 담당해야 한다.
어기여차~
이물 고물 이물 고물
나는 이제 눈이 어둡고 혼미해 앞을 잘 분간하지 못한다.
그러나 정보만 있으면 방향은 잘 잡는다.
어기여차~
이물 고물 이물 고물
오늘도 석촌호의 후미를 담당한다.
그래서 나는 고물인데
선장실에 편안히 앉아있을 날도 오리라.
위 사진엔 이물도 고물도 없다.
옆구리에 올라 탄 무임승차자뿐인데
아무리 들여다봐라.
볼 것도 먹을 것도 얻을 수 없다.
왜냐하면 이물도 고물도 없기 때문이다.
카페엔 카페지기가 있다.
그게 이물이다.
함께 타고 있는 사람들이 고물이요, 그게 카페회원이다.
카페지기가 팔짱이나 끼고 "에헴! " 하면
될까?
안 될까?
안 된다.
때론 엄하게 선 긋고, 때론 유머도 한 자락 깔아야 한다.
그래서 가끔 나오는 게 "넝마주이" 이야기요
회원들의 다양한 여론을 주워 담는다는 함의(含意)가 있다.
주워서 버릴 건 버리고, 살릴 건 살리고...
카페에 개(犬, 狗)가 있는가?
없다.
그래서 토사구팽도 없다.
얼마나 유머러스한 표현인가.
불시불 돈시돈(佛視佛 豚視豚)
이건 무학대사가 이성계에게 했다는 말이라지만
우리 카페엔 부처님도 없고 돼지도 없다.
단지 돼지띠가 있을 뿐이다.(ㅎ)
그러하매 부처님 눈엔 부처님만 보이고
돼지 눈엔 돼지만 보인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되도록 웃고 살자.
누가 한 마디 하면 거기서 깎아내리지 말자.
한 마디라도 보태주자.
보태주지 않을 바엔 가만히 있다가 올라타기나 하자.
사진의 저 왜가리처럼 말이다.
그게 카페 매너가 아닌가.
첫댓글 일찍 기침 하셨습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환절기 건강 조심하시구여
옷소매로 가리고 했다네요.
멋진글,
멋진 해학,
역시 석촌님,
모처럼 일찍 열어봤더니 선배님의 교훈적인 말씀,
기분좋게 아침을 열어봅니다,
햇살이 눈부시게 비쳐옵니다,
좋은글에 하루를 열어봅니다,
네에 고마워요.
일부 오해하는 분위기가 있어서요.
전에는 석촌님 글을
딱 클릭하면
예전 공부하던 교과서 (글씨체)
생각이 나서 그냥 덮었습니다.
요샌 꼼꼼히 읽게 되는데..
진짜 하시고 싶은말씀
다하시는데...묘하게
설득력이 있어 공감 백배입니다.
세월이 아까우신 분..
오래오래 건강하게
좋은글 많이 많이 주세요~~~
요즘 좌파들이 교과서를 집필한다던데
나는 좌파가 아닙니다.
중파니까 열어봐도 뭐.
해학이 있는
선비님의 글
교육자 다우십니다...ㅎㅎ
가만히 있다가
올라타도 허락하셨으니
감사 합니다~!💝💝😄😄
그렇게 사랑하는 하트 마음으로
웃으면서 올라타면 웰컴이지요.
ㅇ와 멋 진 표현입니다. 고물같은 인생. 다 이해하고 사랑을 감사주신 고물 같은 인생 참 좋은 표현입니다.
네에 고마워요.
코로나 이후 경기 침체로 집 값과 주식이 폭락하여 난리입니다. 만은
넝마주이는 무주택 무주식으로 걱정이 없고 오히려 남들은 죽겠다는데,
넝마주이는 아무 걱정이 없는 8자입니다. 그런데 요즘 넝마주이를 넘보는 민초들이 있어요
부탁건데, 방을 하나 써 주세요
고하노라
우이동 넝마권은 심해에게 있으니
절대 넘보지 마시라.
석촌 백
ㅎㅎ
넝마주이는 아무나 하나요.
아름다운 5060(주식회사) 심해 회장님~!
오만방자한 직원 있음 밟아버리세요 ㅎㅎ
감히 .......
회장님께 도전장을 내밀던지
쿠테타 일으키면 사살해 버리세요 강력 추천 합니다^^
스트레스 지수 낮추시고 우짜던둥
평정심으로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네에 고마워요.
많은분들의 호응속에서 잔치을 해야하는데 아직도 미달입니다
푸짐한 선물의 미끼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뜻이 있으면 노크하겠지요.
그러면 반갑게 맞아줄 뿐이고요.
글을 읽으며 깊은 해학에 감탄하고~
메끄러운 흐름에 다시 한번 놀라며~
주변을 두루 두루 살피시는 넓은 시야에도 전..부끄러움을 느낍니다..
뭐니 뭐니해도 넝마에 대한 예찬은 아니더라도 격려와 위로를 느끼니
그 따뜻함에 숙연해 집니다..
글이 다는 아니더라도 석촌 아저씨를 사모하게 됩니다..
네에 고마워요.
사모하려면 김포녀가 더 좋겠지요.
좋은말씀 잘보고감니다
건강하세요
고마워요.
격조 높은 글에 해학도 담기고
전하고 싶은 말씀은 행간에 담기고...
찬탄하며 읽었습니다.
믈 건강하셔서 곁에 계셔주기를
소원합니다.
격조라니요.
부끄럽습니다.
비유를 들어 제자들을 가르치시던 예수님 처럼
넝마와 고물의 비유가 참으로 지혜롭습니다. 또 많이 배웁니다.
고마워요.
사랑의 상처도 많이 보듬으시길~
주방용품 고물 삽니다 ㅎ
알려주시어 스치듯 몰랐던 고물 글귀가
오늘 눈에 들어왔습니다
암튼 우리나라 사람들 꼬투리 잡는 선수들이에요
조상님 들께서 상투를 털어서 그런지 ㅋ
완연한 가을 날씨 입니다
환절기 건강에 유념하시고
즐겁고 흥겨운 모임자리가 되시면 좋겠습니다^^
네에 기회 되면 보기도 하겠지요.
연예인을 섭외하면 어떨까요
이를테면 송가인 이나 영웅이를 ㅎㅎ 배 보다 배꼽이 크나요
그것도 좋겠지요.
그럴려면 섭외시간을 미리 잡았어야지요.
그런데 이번에 목표인원을 180~190명으로 잡은건 적정하다고 봐요.
충원되리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