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뻘글일 것 같긴 한데, 원체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가는 것 같아서 국제법 수업때 들었던 것을 적어 봅니다. 꽤 오래전 수업이었으니, 틀렸거나 바뀐 것은 가차 없이 지적질 부탁드립니다.
최대한 짧게 적어보겠습니다.
우선 독도가 한국 땅이라는 증거는 조선시대까지 자료가 풍부합니다. 그리고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증거는 (조작이든 아니든) 한일합병 이후로 풍부합니다.
이게 왜 국제재판으로 갔을 때 우리에게 불리하냐면, (물론 일본의 국력과 로비력 문제도 있지만) 지금 현재 대한민국이 조선의 법통을 이어받은 것인지가 불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대한민국이 조선과는 무관한, 완전히 새로이 성립된 국가로 본다면 그 이전 시대의 증거는 소용이 없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을사늑약의 무효를 계속 주장하는 겁니다. 한일합병 과정이 없어져야 그나마 매끄럽게 연결되기 때문이죠. 근데 아무래도 고종의 도장이 찍힌 종이를 갖고 있는 일본이 유리하죠..계약서처럼..킁..ㅠㅠ
이런 이유로 우리는 지금까지 독도가 분쟁지역이 되는 걸 피해왔습니다. 국제재판은 분쟁지역에 관해서 행해지거든요.
그럼 분쟁지역을 안만들 수 있는 방법이 뭐냐. 바로 '무대응'입니다. 말 그대로 분쟁은 양 쪽이 싸워야 되잖아요. 독도 문제 같은 경우는 일본이 시비거는 걸 무시하는 것이 무대응에 속하는 겁니다. 한 쪽에서 아무리 떠들어 봐야 반대쪽이 가만히 있는데 그건 분쟁이 아니고 그냥 개가 짖는 거가 되는 거죠.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이 분쟁지역을 만들고 싶으면, 독도를 무력으로 빼앗든가 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다만 일본이 이런 방법을 쓰지 않는 이유는 그렇게 무력으로 분쟁지역화를 만들었다가는 국제재판에서도 훨씬 불리해지기 때문이죠. 요즘 같은 시대에 국가의 폭력, 전쟁을 인정해줄 재판소가 어디있겠습니까.
그런데 이명박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박종우 선수의 세레모니가 맞물려서 (개인적 견해로는 독도 방문이 더 커보이지만) 우리가 일본의 개소리에 '대응'을 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게 문젭니다.
즉 예전 같으면
일본 : 독도는 우리땅이야!
한국 : ...
일본 : ... 이건데
지금의 상황은
일본 : 독도는 우리땅이야!
한국 : 우리땅이라구!
일본 : 어!? 양 국가가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네? 이건 분쟁이지! 재판소가자!
한국 : 응..?? 이렇게 될 수 있다는 거죠.
하여튼 참 여러모로 안타깝습니다. 개인적으로 박종우 선수가 아무 문제 없었으면 하네요. 일개 축구선수가 낸 목소리에 너무 큰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면 안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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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관계란게 아직 평등해지려면 멀었거든요. 힘있는 국가들이 불평등을 원하니..ㅋ
을사늑약의 효력은 100년이 지나면서 시효로 소멸했습니다. "국가원수에 대한 강박"으로 원래부터 절대적무효기도 했지만요.
아 그 국가원수에대한강박 조항이 소급적용 가능한 건가요? 그 법규가 한일합병 전에 만들어졌을 것 같지는 않은데ㅡ그리고 을사늑약의 효력이 소멸된게 관계가 있나 모르겠네요..그건 시간상에 따른 소멸이지 그 당시에 그런 계약이 있었다는 것을 없애주지는 않지 않나요? 일본이 그 계약에 따른 권리를 행사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그리고 ICJ 국제사법재판소는 임의관할권이라 우리가 강제관할권을 선택하지 않은 이상 일본이 아무리 제소하고싶어도 불가능한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맞어 이론적으로 이런 문제들도 있었죠. 그냥 큰 줄기를 잡았다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