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style="text-align: left;">물 한 바가지를 냅다 그놈의 입에 들어붓고는 얼른 그놈의 팔을 두 손으로 붙들고 잽싸게 아래위로 흔들었다. <br>놈에게서 전해오는 반탄력은 만만치 않았다.<br>푸거덕 푸거덕~<br>놈도 제법 안간힘을 쓰는 듯 보였지만 결국 그르륵 소리를 내며 숨을 끊고 말았다.<br><br>"아이씨~ 벌써 몇 번째야!”<br>한 번에 들어붓는 물의 양을 늘려도 보고, 놈의 팔을 흔드는 속도도 최대한 빠르게 해 보았지만 또 한 번의 좌절만 맛볼 뿐이었다.<br><br>큰형은 한 잔의 물만 붓고도 그놈을 기운차게 잘 달리게 만들었는데, 가람형도 이젠 곧잘 그놈이 시원한 물을 콸콸 토해내게 만들 수 있는데 아~ 나는 언제쯤에나......<br><br>심기일전.<br>시간은 많고 할 일은 별로 없던 어린 날의 한나절.<br>다시 도전 못할 이유가 어디에 있으랴~<br><br>실패... 또 실패...<br>나름대로의 패인 분석.<br>새로운 도전.<br><br>"힘으로 빨리 한다고 되는 게 아냐. 호흡을 잘 맞추어야지.”<br>큰형이 했던 말은 수수께끼나 다름없다.<br>뭔 호흡을? 저놈이 숨을 쉬어야 호흡을 맞추든 말든 하지......<br><br>숨 끊어지려는 놈의 숨을 다시 살려보겠다고 얼른 물 한 바가지를 더 붓고 다시 그놈의 팔을 냅다 흔들던 중에 큰형의 그 수수께끼 같던 말이 한 순간에 깨달음으로 왔다.<br>그 깨달음은 머리가 아닌 팔뚝으로 왔다.<br><br>당기고 조금 밀고 다시 세게 당기고, 조금 풀어주다가 조금 더 당겨 올리고...<br>호흡은 박자였고 박자는 리듬이 되어 저 지하에 있던 물과 나 사이의 거리를 조금씩 좁혔다.<br><br>물이 놈의 목 끝에 다다른 느낌이 팔뚝에 전해졌고 힘껏 놈의 팔을 아래로 눌렀더니, 놈은 드디어 콸콸 물을 토해내기 시작했다.<br><br>성공이다~!<br><br>하늘로 팔을 펼쳐 올렸는데, 놈은 그 사이를 못 참고 다시 그르륵 끓는 소리를 내며 숨을 멈추었다. 그러나 더 이상 안타깝거나 속상하지 않았다.<br><br>놈을 보면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말이 떠올랐겠지?<br>곧추세운 목, 뒤로 늘어뜨린 갈기, 불퉁하고 긴 주둥이.<br><br>시골의 우물처럼 옛날 도시 대부분의 집 수돗가에는 말을 닮은 펌프가 있었다.<br>그 펌프로 지하의 물을 끌어올리고는 뽐을 내던, 펌프를 뽐뿌라고 부르던 도시의 아이들이 있었다.<br><b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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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즐거운 추억이 어린
그 시절로 잠시 돌아가봅니다.
뒷마당에 있던 우물에
두레박을 던져
뒤룽뒤룽 퍼올려
시원한 물로 목물하시던 아버지,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
곱던 엄마.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언젠가 우물을
손잡이가 길다란
트로이의 목마처럼 생긴
펌프로
바꾼 뒤
어린 막내라고
제가 펌프질 할 기회는
거의 없었지만
마중물도 필요하다는 것쯤은
알게 되었지요.
우물 두레박 펌프...
추억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저항할 수 없는 단어들입니다.
추억 나누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래된
추억이군요
네. 수십년도 지난 옛일이지요.
저는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한바가지도 아닌 반바가지로도 살살 달래다가 넵다 품어 올려 성공 잘 했시유
호~ 이젤님은 눈썰미도 있고 요령도 금방 터득했나 봅니다.
저는 엄청 애먹으며 터득했는데...
처음엔 어떤놈이 뭘 삼켰기에?
하다가 이네 아하 펌프!
했습니다.
저도 잠시 지만 기억나네요.
우리아이들은 알기나 할까요?
대놓고 펌프라고 말해두고 시작하면 ㅎㅎ 읽는 재미 없을 것 같아서요. ㅎㅎ
ㅁ아 ~ 좋다, 참좋다 ~
글읽는 내내 60년전으로 돌아간
여름날의 우물가에 있었네요.
다음글이 기다려 집니다.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두레박 모양도 다양해 정겹지요
우물이 깊어 물이 올라오지 않을 때는
마중물 부어 펌프질 하면 퍽퍽 거리며 물이 꽐꽐 ......
저는 공동 수돗가에서
어른들이 수돗물 받아오신 기억이 강해요
양동이가 길가에 나라비로 줄지어 있던 ....
간혹 싸움이 ㅎㅎ
지금은 물 아낄줄도 모르고
물의 소중함도 모르고 철철 흘려보내니
물이 이상하게 변하여 건강을 위협 합니다
어쩌면 다시 땅을 파 우물을 만들어 먹는게 제일 좋은 물 !
지난것을 지우고 앞으로만 달려가니
환경이 몸살을 앓기에 정감가는 이야기 좋게 받아들여집니다^^
어딘가에 두레박도 수집하는 곳이 있겠지요? 옛날에는 흔했어도 이젠 찾아보기도 귀하니...
공작새님 댓글 읽으면서 옛추억들도 어딘가에 수집해두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공감 추억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중물을 부어야만 했던 수동식 펌프 ㅎㅎ
지존님께서 글을 더욱 실감나게 맘들어주셨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우리집 안마당에도 떡 하니 자리하고 있던 그펌프...ㅎㅎ
어려서 몰랐지만, 어른들 가뭄에도 든든했을 펌프였겠지요.
마당에서 펌프와도 한참을 놀곤했던 기억이 납니자.
몇 십년 전으로 돌아가 펌프가 밀어내고 내가 당기던 감각이 떠오르네요. 생각지도 못한 오래전 기억을 불러주시니 글 읽는 기쁨이 배가 됩니다.~
노을향님도 그 감각을 잘 아시네요. 그 감을 느끼기까지 저는 많이 낑낑대며 배웠습니다.
마중물이라고 펌푸 쓸때 마중물 한 바가지 꼭 있어야지요
첨엔 살살 달래다가 물이 컥 막힌다 싶으면 세게 펌푸질을 하면
물이 올라 오지요 옛날 생각이 납니다 ㅎㅎ
다른분들은 쉽게 아는 걸 전 왜 그렇게 힘들게 배웠는지 ㅎㅎ.
마중물도 타이밍이 있어 어린 몸뎅이로 그 타이밍 맞추기도 참 힘들었어요. ㅎㅎ
요즘도 가끔 펌프를 볼 수 있더군요.
손녀들에게 시범을 보이면 아주 신기해하지요.
펌프를 보게되면 체면 불구하고
달려들어 물을 끓어 올리고 싶네요. ㅎㅎ
저도 시골살적 펌프로 물 길어먹었던 기억나네요.
추억에 동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펌프 때문에 고생하셨네요~
물이 귀했던 예전에 다 경험한바 있죠..
마중물을 넣는건 공기를 차단하기 위함이고~
살살 달래야 하는건 압력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인데~
이론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펌프에서 물을 끌어 올리는 재주는 많이 해본 사람이겠죠.
마음자리 님의 글에는 사람 냄새가 있어 좋습니다..
손 감각이 빠르고 뭐든 빨리 배우는 사람들이 늘 부러웠어요. ㅎㅎ
앞으로 자주 접하게 될 김포인님의 글이 기대됩니다.
여행 길에서 담아 왔던
펌프 입니다.
저 곳이 어디인가요?
추억들을 잔뜩 모아두었네요.
정무문과 카사블랑카, 동백아가씬가요? 영화 포스트들이 보이고
옛 가게에 담배 간판, 그리고 주인공 뽐뿌까지...ㅎㅎ 덕분에 웃음 머금고 추억 더듬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