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의회, 중국산 열차 및 전기버스 등 정부 시장 참여 제한 추진 -
- 트럼프 정부,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앞두고 '바이아메리칸' 강화 천명 -
- 한국, WTO 협정과 한미 FTA 체결로 중국 등 경쟁국 대비 일단 유리한 위치 -
□ 미국 의회, 중국산 공공교통 수단의 미국 정부 시장 참여금지 추진
ㅇ 월스트리트저널(7월 23일 자)에 따르면 미국 의회는 중국이 야심차게 추진해 온 미국 대중교통 시스템 시장 진출을 저지하기 위해 새로운 수입통제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짐.
- 이러한 조치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측은 보조금으로 육성된 중국 산업으로부터 미국 기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경제적 논리뿐만 아니라 미국의 전략 정보가 카메라, 위치추적장치 등을 통해 중국 당국으로 흘러들어갈 안보상 우려를 지적하고 있음.
ㅇ 지난 7월 12일 하원을 통과한 2020년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2020 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에는 미국 연방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대중교통 프로젝트에 중국의 국영기업 및 보조금 수혜를 입은 기업으로부터 조달을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됨.
- 해당 법안에 찬성한 할리 러우다(Harley Rouda) 하원의원은 "미국의 철도 및 버스산업을 부흥시키는 것은 국가 이익과 직결되며, 특히 대중교통 시스템에서 중국의 스파이, 정보침탈 행위를 막는 것은 시급한 과제"라고 주장함.
- 이러한 조치가 시행될 경우 중국 국영 철도차량 제조사인 CRRC의 미국 자회사에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제기됨. CRRC는 자회사를 통해 미국 내 연간 18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짐.
ㅇ 지난 6월 상원이 통과시킨 같은 법안에는 미국 시장에 전기버스 차량을 공급하고 있는 중국계 기업 BYD Co의 정부조달시장 참여를 제한하는 조치가 포함되기도 함.
- 조만간 상·하원은 각각 통과시킨 2020년 국방수권법안을 두고 협상을 통해 최종 법안을 채택하게 되는데 관계자들은 이번 중국에 대한 규제 조치는 무난히 통과될 것을 낙관 중임.
□ 대중 규제가 실현될 경우 이미 미국에 진출한 중국 관련 기업들에 타격 전망
ㅇ 트럼프 정부의 대대적 인프라 투자가 예고된 가운데 미국 내 대중교통 시스템 예산의 1/3을 담당하는 연방정부가 중국 제품 조달을 중단할 경우 장기간 미국 시장에 공들여 온 중국 기업들의 손실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봄.
- 대표적으로 중국 국영기업인 CRRC는 미국 법인을 교두보로 지난 2014~2016년 동안 보스톤, 시카고, LA, 필라델피아 시 등과 열차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최근에는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 지하철 차량 공급 계약 수주에 주력 중에 있음.
- 실제로 CRRC는 시카고시가 발주한 846대 레일카(railcar) 입찰에서 캐나다의 밤바디어사의 입찰가보다 15%가 낮은 가격을 제안해 13억 달러 계약을 수주한 바 있음. 해당 입찰에는 밤바디어 외에 일본의 히타치, 독일의 지멘스, 한국의 현대 로템이 함께 경쟁했음.
- 2014년 매사추세츠 교통부와 지하철 차량 284대 공급 계약(5억6700만 달러, 납기 2018년)을 체결함. 매사추세츠 정부가 주 관할 내에서 차량을 생산할 것을 요구함에 따라 CRRC는 9500만 달러를 투자해 현지 조립공장을 설립하고 소요부품 60%를 주내 기업으로부터 조달하는 조건으로 계약 체결
CRRC가 공급한 보스턴시 지하철 차량
자료: CRRC 홈페이지
ㅇ 중국의 전기버스 차량 제조업체인 BYD도 미국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해 온 것으로 전해짐. 시장조사기관인 Prescient & Strategic Intelligence는 2018년 7억5000만 달러에 불과한 미국 전기버스 시장은 2024년까지 20억 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함.
- BYD는 캘리포니아에 생산공장을 세우고 2014년 이래 미국 14개주에 걸쳐 340대의 전기버스를 공급해왔으며, 2019년 현재 워렌 버펫의 Berkshire Hathaway가 회사의 지분 8.25%를 보유 중임.
ㅇ 월스트리트저널이 접촉한 CRRC와 BYD의 관계자는 현재 미국 의회의 규제 움직임에 우려를 표하며, "오히려 미국 내 가격 인상과 고용 손실만 초래할 것"이며, 자신들의 영업행위 또는 기술이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될 소지가 전무하다"며 이번 의회의 움직임에 유감을 표명함.
BYD의 전기버스 모델
자료: BYD 홈페이지
□ 트럼프 대통령, 행정명령을 통해 '바이아메리칸'(미국산 구매우대) 강화 천명
ㅇ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15일 행정명령을 발표해 미국 연방정부의 예산이 투입되는 프로젝트에서 미국산 제품 및 소재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지시함.
- 일명 '바이아메리칸'(Buy American Act)으로 불리는 해당 법률은 1933년 경제 대공황 당시 미국의 불황 타개와 고용 창출을 위해 제정됨. 즉, 모든 연방정부기관에서 국내 소비를 목적으로 재화를 조달 시 미국산 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하도록 규정함.
- 현재 바이아메리칸 법은 제품 원가의 해외 원산지 비중이 50% 이상인 경우 외국제품으로 규정하고 미국 정부조달 경쟁입찰에서 외국산 제품의 입찰가에 일정 비율*을 가산해 최종 제안가를 산정하는 가격 불이익을 줌으로써 미국산 제품에 혜택을 제공함.
주*: △ 美 대기업 참여 입찰인 경우 최소 6% △ 美 중소기업 참여 입찰의 경우 최고 12% △ 美 국방부 조달인 경우 최고 50%까지 외국산 입찰가를 상향 조정함.
ㅇ 이번 행정명령은 현행 바이아메리칸 법률의 외국산 제품에 대한 규정을 강화함으로써 미국 정부사업에서 미국산 제품 사용을 대폭 확대하는 것으로 목적으로 함.
- 즉, 현행 외국산 제품의 정의인 해외 원산지 비중 50% 이상을 45% 이상으로 넓히고 특히 철강 관련 제품의 경우 해외 원산지 비중이 5% 이상일 경우 외국산으로 인정하는 안을 제시함.
- 경쟁입찰에서 미국산 제품에 부여되는 가격 인센티브를 현재 6%에서 12%까지(중소기업 참여 입찰의 경우 현행 12%에서 30%로 인상) 인상하는 안을 검토 중임.
트럼프정부의 바이아메리칸 제도 개혁 방향과 액션플랜
자료: Mellman Group 자료 근거 KOTRA 워싱톤 무역관 가공
ㅇ 워싱턴 소재 국제 로펌 Wiley Rein의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제안된 바대로 바이아메리칸 법안이 강화될 경우 "지난 수 십여 년 동안 미국 정부가 적용해왔던 '국내산'과 '외국산' 구분 기준이 바뀌게 되며, 따라서 미국 정부조달업체들의 제품 소싱, 제조공정 등에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고 밝힘.
- 또한, 현재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제품이 미국 정부조달시장에서 상당한 가격 경쟁력을 갖게 돼 향후 시장 판도의 변화가 전망됨.
지난 7월 15일 Made-in-USA 쇼케이스 이벤트에 참가한 트럼프 대통령
자료: ABC NEWS
□ 전문가들, 일련의 행정부의 움직임을 미국 내 인프라 투자의 사전 정지작업으로 해석 중
ㅇ 백악관은 작년 『美 인프라 재건을 위한 입법 추진 개요』를 발표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전부터 공언했던 대규모 인프라 투자 실현을 위한 연방기금 운용 방안과 규제 완화 대책에 이르는 종합 계획을 공개함.
- 트럼프 정부는 1조5000억 달러에 달하는 인프라 재원 마련을 위해 연방정부 출연금 2000억 달러를 마중물로 투입하고 나머지 1조3000억 달러를 민간을 통해 조달한다는 계획
ㅇ 현지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가 2020년 대선 전략의 일환으로 인프라 투자 확대 계획을 적극 활용하고 재선 이후에는 실제 집행을 위해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함.
- 대규모 인프라 예산 투입으로 미국산 제품 사용이 확대되고 이에 따른 국내 경기 활성화로 선순환되기 위해서는 현행 바이아메리칸 법에 대한 개정과 집행 강화가 선행될 필요가 있음.
ㅇ 트럼프 정부는 지금까지 바이아메리칸과 관련해 3차례에 걸쳐 행정명령*을 발표하고 미국 내 인프라 재건 관련 미국산 우대제도 개혁에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해 옴.
* 2017년 4월(Presidential Executive Order on Buy American and Hire American), 2019년 1월(Executive Order on Strengthening Buy-American Preferences for Infrastructure Projects), 2019년 7월(Executive Order on Maximizing Use of American-Made Goods, Products, and Materials)
□ WTO 조달협정과 한미 FTA를 통해 한국 기업들은 '바이아메리칸'으로 부터 자유로울 가능성 높아
ㅇ 트럼프 정부 인프라 투자확대 정책에 바이아메리칸 법이 확대 적용될 경우 한국은 WTO 정부조달협정(GPA)과 한미 FTA를 통해 일부 경쟁국 대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점쳐짐.
- 한국은 일정 금액 이상의 서비스, 제품 수출 시 바이아메리칸 규제대상에서 제외되는 반면 GPA와 FTA 미체결국인 중국, 인도, 브라질, 베트남 등의 대미 수출은 어려움에 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됨.
- 2009년 당시 경기부양법 ‘미국 재건과 재투자법(ARRA)’을 통한 미국 내 인프라 사업에서 바이아메리칸을 적용해 철강제품, 파이프 등 철강 관련 제품, 일반 제조품 등에 미국산 구매 의무가 적용됐으나 우리나라 제품은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바 있음.
ㅇ 한국 대미 수출에서 철강, 에너지, 건설기자재, 운송장비 등 인프라 관련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8% 이상으로 높은 편으로 향후 미국 인프라 시장 전개 방향에 따라 수출 성장 잠재력은 충분할 것으로 여겨짐.
- 미국이 인프라 부문에 향후 5년간 1조 달러를 투자할 경우 총 수입유발액은 약 1000억 달러(연평균 200억 달러)로 추정됨. 이중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은 향후 5년간 총 25억 달러(연평균 5억 달러) 증가 전망(국제무역연구원 분석)
□ 미국 교통인프라 시장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관심과 참여 시급
ㅇ 미국 교통인프라 및 관련 기자재 공급시장에서 중국은 가격경쟁력과 현지화전략을 통해 일본은 기술력과 자본력을 바탕으로 가시적 성과 도출 중
- CRRC와 같은 중국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필요시 현지화 전략을 병행함으로써 미국 교통 인프라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철강, 철도차량 등 제품 공급에 성공
- 일본 기업들도 기술 경쟁력과 자본력을 통해 급부상하고 있는 미국 내 고속철도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일본 정부와 기업이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임.
- 특히 중앙일본철도는 텍사스 달라스~휴스턴 간 240마일 구간을 잇는 초고속철도 사업에서 신칸센 열차 기술을 턴키로 제공해 차량공급에서 유지관리까지 전담함.
- 중앙일본철도(Central Japan Railway)는 볼티모어~워싱턴 간 40마일(64km) 구간 미국 최초 초고속 자기부상철도 사업에 기술자문 및 열차 공급업체로 참여 중임. 해당 프로젝트는 보스턴~뉴욕~워싱턴을 잇는 북동부 고속철도 라인 개발의 선도적 사례로 일본이 향후 미국 고속철 시장을 선점하는 기회로 평가됨.
ㅇ JLL사의 공공인프라 사업담당 이사인 질 제이미슨은 “떠오르는 미국 P3 인프라 시장, 특히 교통인프라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된다”고 밝힘.
- 향후 10년 동안 3500조 원에 달하는 미국 내 인프라 프로젝트 시장이 열릴 것이며, 이 중 절반 이상이 교통 인프라와 관련된 시장임. 고속철도, 모노레일, 지하철, 전기차 인프라 등에서 기자재 공급 기회가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함.
- 해외 프로젝트 사업에 경험을 가진 한국 기업들도 주·지방정부 협력, 현지 협력 네트워크 구축, 기자재 공급 기회 포착, 정책금융 활용 등 세부적인 진출방안 모색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밝힘.
자료: 월스트리트저널, 백악관 홈페이지, Moody’s Investment Service, 파이낸설타임스, 뉴욕타임스, ABC News 및 KOTRA 워싱톤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