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적자' 먹구름…삼성전자·SK하이닉스 '추가 감산설' 솔솔
SK하이닉스, 26일 1분기 실적 발표…3.6조 손실 유력
삼성전자도 27일 확정실적…반도체 4조원 적자 추정
추가 감산 필요성↑…“비수기 온다…감산 폭 키워야”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SK하이닉스(000660)의 분기 적자폭이 올해 1분기 들어 더 커진다. 이달 초 ‘메모리 쇼크’를 받은 삼성전자(005930)에 이어 SK하이닉스도 반도체 골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 경기 이천 본사. (사진=연합뉴스)
2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의 영업손실 추정치는 3조6645억원이다. 작년 같은 기간에는 2조8596억원의 흑자를 냈으나 올해는 적자전환이 유력하다. 이 기간 매출액은 59.7% 빠진다.
SK하이닉스는 작년 4분기에 이미 1조898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적자가 이어지는 건데, 그 규모가 지난해 4분기보다 2배가량 불어나는 셈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메모리 반도체 한파가 계속되면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DR4 16Gb(2GX8) 2666 제품 기준 평균 현물가격은 줄곧 떨어지다가 지난 12일에 전일 대비 0.78% 반등한 뒤 지난 24일까지 보합세를 유지했다. 본격적인 메모리 회복세가 나타나기에는 아직 동력이 약하다. 더군다나 메모리 업체들은 실수요자 중심의 현물가격보다 기업간 중장기 대량 거래에 쓰이는 고정거래가격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메모리 가격 약세와 더불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제품의 재고 누적이 길어지면서 재고 가치가 떨어지는 점도 수익성을 끌어내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운호 IBK증권 연구원은 “판가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뿐 아니라, 재고자산 급증에 따른 재고자산평가손실 규모가 1조원을 상회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데이터센터 투자와 스마트폰 판매 부진, 높은 수준의 재고를 줄이기 위한 메모리 업체의 공격적 저가 출하전략이 업황 부진을 심화시키고 있다”며 “메모리 가격 하락으로 인한 재고평가손실 규모 확대도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칩. (사진=AFP)
앞서 1분기 잠정실적을 공개한 삼성전자도 27일 확정실적을 발표한다. 삼성전자는 사업부별 구체적 실적도 설명하는데, 업계에선 DS(반도체)부문이 4조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악화일로를 걷는 업황 탓에, 관련업계에선 메모리 기업들이 추가 감산을 언급할지 주목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설비투자를 작년 수준의 50% 감축한다고 발표했는데, 추가 감산에 나설 가능성도 흘러나오고 있다. DDR4 제품 중심으로 감산을 선언한 삼성전자도 구체적 감산규모를 공개할지, 감산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이목이 쏠린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감산 효과에 관해 “분기별 공급 과잉폭이 현저히 줄면서 3분기에는 수급이 타이트해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4분기와 내년 1분기에는 비수기로 인한 수요 위축에 따라 공급 과잉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공급 과잉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웨이퍼 투입 축소기간과 폭을 더 확장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