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는 토마토, 브로콜리, 마늘 등과 함께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선정한 ‘
세계 10대 건강식품’에 속할만큼 우리 몸에 이로운 식품이다.
또한 일본의 대표적인 장수 마을인 시즈오카에서는 건강의 비결을 지역의 특산물인 녹차로 꼽고 있는데,
이들은 일본 평균 녹차 소비량에 비해 3~4배 높은 1인당 연평균 3.7kg의 녹차를 소비하고 있다.
혈관외과 의사이면서 미국 예일대 교수인 섬피오 교수는 아시아인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훨씬 자주 담배를 피우는데도 불구하고
심장혈관 질환률과 암 발생률이 현저히 적은 역설(paradox)이 발견된다며,
이러한 ‘아시아 패러독스(Asia Paradox)’의 주역으로 녹차를 지목했다.
그렇다면 녹차 안의 어떤 성분이 어떻게 작용하여 우리 몸을 이롭게 하는지,
발표된 연구 논문을 통해 그 활약상을 살펴보도록 하자.
집중력 향상이 필요할 때 마시면 알파파가 상승한다
녹차에 함유되어 있는 데아닌은 알파파를 증가시켜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스트레스를 회복시키며 숙면을 취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또한 집중력과 암기력을 향상시키는 데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녹차에 단맛과 상쾌한 맛을 전해주는 데아닌(theanine)은 머리를 맑게 해주는 작용도 해준다.
가톨릭의대 김경수 박사팀이 [한국영양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녹차의 함유물 가운데 데아닌이라는 물질이 별다른 부작용 없이
알파(α)파를 유의하게 증가시킨다는사실을 확인했음을 밝혔다.
또한 일본 태양화학의 주네자 박사 연구팀도 데아닌을 섭취하면
릴렉스 상태일 때 나타나는 뇌파인 알파파가 증가하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연구 결과, 녹차의 데아닌 성분은 섭취 후 약 30분 이내에 뇌에 도달하며,
40분 정도면 뇌에서 알파파를 생성했다.
알파파는 암기력 향상과 스트레스 회복 촉진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숙면을 취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이러한 효과를 내는 데아닌은 차에만 함유되어 있는 고유한 성분으로,
현미 등의 성분을 첨가한 혼합 녹차보다는 100% 순수 녹차를 마실 때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체중 감량을 원해? 운동과 더불어 녹차를 마셔라
현대인의 영원한 숙제인 다이어트. 지속적인 운동과 병행해 녹차를 마시면 신체구성과 혈중지질이 개선될 뿐만 아니라 항산화 시스템의 활성화에도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밝혀졌다.
2006년 서울대학교 전태원 교수 연구팀은 비만 여성 37명을 대상으로
녹차를 하루 4잔(카테킨 함량 450mg)을 섭취하게 하면서
최대 심박수의 60~80%의 운동 강도로 1일 30~60분간 유산소 운동을 주 3회 실시하도록 했다.
실험 결과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의 체중, 체질량지수(BMI)와 허리둘레가 유의하게 감소했음을 확인했다.
또한 혈액의 중성지질과 저밀도 콜레스테롤(LDL)이 유의미하게 감소했으며,
좋은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고밀도 콜레스테롤(HDL)은 증가했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고강도의 운동을 하게 되면 체내에 활성산소가 축적되면서
우리 세포는 산화적 스트레스 상태에 놓이게 되는데,
녹차 섭취로 인해 체내의 항산화 시스템이 활성화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통해 녹차 섭취와 운동의 복합 처치는
신체 구성과 혈중지질의 개선뿐만 아니라 항산화 시스템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으며,
녹차 섭취는 산화적 스트레스와 비만을 억제하기 위한 운동에 보완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땀을 많이 흘리는 운동 중에 녹차를 마시면 이뇨 작용을 활성화해
탈수 증상을 불러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간혹 있다.
녹차를 비롯해 차에 함유되어 있는 카페인 성분이 이뇨 작용을 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이뇨 작용으로 인한 탈수 현상에 대해서는 연구자들 사이에서 많은 논란이 있었다.
2003년 영국에서 발표된 리뷰 논문에 따르면,
1966년에서 2002년까지 발표된 카페인 섭취와 체내 수분 평형과 관련된 논문들을 정리한 결과,
하루에 녹차 10~20잔에 해당하는 250~300mg의 카페인을 섭취하였을 때 개인차가 있기는 하지만
단기간(1~7일)의 이뇨 작용이 있었다고 보고하고 있다.
하지만 단기적인 이뇨 작용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체내의 수분 평형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녹차를 꾸준히 섭취하게 되면
이러한 단기적인 이뇨 작용도 감소된다고 언급하고 있다.
또한 2004년에는 해발고도 5,350m에 위치한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에서
에베레스트봉과 로체봉의 등정을 지원하고 있는 산악인 13명(남 9명, 여 4명)을 대상으로
10일간 실시한 연구 결과를 영국에서 발표했다. 결론적으로 논문에서는
차의 섭취가 이뇨에 의한 탈수 현상을 유발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해당 연구에서 차 음용군의 1일 음료 섭취량은 3,193ml이었으며,
이 중 56.5%인 1,735ml를 차로 섭취했다.
차를 음용하지 않은 군은 1일 3,108ml 음료를 섭취했는데,
두 그룹간의 1일 음료 섭취량은 유의성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더불어 차를 음용한 군의 1일 소변량은 2,686ml였으며, 음용하지 않은 군은 2,625ml였다.
즉, 음료의 섭취와 소변에 따른 체내 수분의 보유율은 차를 음용한 경우
15.9%, 차를 음용 하지 않은 경우 15.5%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결국 차 섭취는 많은 운동량을 필요로 하는 등산 중에도 이뇨 작용에 의한 탈수 현상을 일으키지 않았으며,
체내 수분의 균형을 이루는데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