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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인의 7가지 유형(펌글)
예전 왕초보 시절에 인터넷에서 읽고 스크랩 해 놓은 글인데 오랫만에 읽으니 참 재밌있네요.
낚시인의 7가지 유형 한번 읽어보시고 자신은 어떤 유형인지...^^*
1. 왕졸(往卒)...죽자살자형
이런 사람들과 낚시를 즐길려면 강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대개 절제심이 약한 초보꾼들에게서 흔한 법이지만
초보꾼이라 해서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처음 낚시를 배울 때 잘못배운 탓이 크다고 생각하지만,
"죽자살자 낚시형"은 근본적으로 품성 자체가 자신밖에 모르는 사람이므로
오랜 세월 낚시지기로는 사귀기 힘 든 사람이다.
낚시를 대하는 자세나 주위에 대한 배려에 대하여 천천히 가르칠 수도 있겠지만 몇번의 동행출조를 통해 근본적인 품성에 대해 회의하게 되기도 한다.
잘 인내하다가도 열번 정도만 낚시를 함께 하면 낚시를 같이 하는 것 자체가 고통일 수 있다.
낚시란 좋은 스승에게 잘 배우기도 해야겠지만, 낚시를 대하는 스스로의 마음가짐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소위 노름꾼들은 "노름판이라야 인간성(혹시 도박성?)을 알 수 있다."라고 하는데,
낚시꾼은 "갯바위에서 함께 하룻밤을 새워봐야 釣度를 알 수 있다."라고 하면 너무 비약한 표현일까?
여하튼 암흑천지의 갯바위에서 밥 뜸을 들이고 맛난 찌개를 끓이는 일, 커피 한잔 준비하는 일,
또는 흐트러진 장비정리를 하고 쓰레기를 치우는 일, 그리고 잠자리를 챙기고 조우를 위한 조촐한
횟감준비와 술 한잔 권하는 일까지 온갖 자잘한 것들을 고기 잡는 일과 더불어 성실히 하지 않으면
안되는 게 낚시이다.
고기 잡는 일이 아니고는 손 끝 하나 꼼짝하지 않는 오직 낚시대만 꼬나쥐고 있는 사람들이란
대체로 고집불통이며 매우 이기적인 마마보이 스타일이거나, 남에게 줄 줄 모르며 그저 받는 것에만
익숙한 기회주의자이기 십상이란 게 갯바위에서의 오랜 경험적 추론이다.
이런 죽자살자형은 예고된 철수시간이 되어도 낚시, 고기, 혹은 손맛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에,
대를 들고 꾸물럭대다가 갑자기 배가 오면 허둥지둥대다가 급히 자신의 장비만 달랑 들고 배를 탄다.
갯바위 정리를 비롯한 온갖 일들을 동료에게 맡기는 민폐를 끼치고도, 배를 타면 자신의 낚시무용담에
숨 넘어가는 유형이다.
더구나 자신의 행동이 타인을 힘들게 했는지 조차도 모르기 때문에, 걸출한 기세의 스승을 만나 호되게 꾸지람을
들으며 해골이 청소되는 듯한 자극과 가르침을 받거나, 아니면 주위의 비슷한 왕졸들과 "네가 잘했니, 내가 잘했니~" 다투며 머나먼 왕졸의 길을 가는 수 밖에 없다.
2. 조졸(釣卒)...채비맹신형
진정한 조졸은 낚시를 시작한지 꽤 지나야 한다.
드물지만 귀한 고기를 잡아보기도 하였기에 나름대로 이론적 무장도 되어있다.
낚시와 관련한 책이나 영상을 보며 머릿속으로는 자신의 지식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며,
꾼들끼리 만나도 자신있게 읊조릴 섬 몇개와 포인트 몇개는 확고하게 꿰고 있다.
낚시가방 속에는 다양한 낚싯대가 넘쳐나기 시작하며, 찌를 비롯한 소품들이 집안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단계여서, 그 하나하나의 용도와 쓰임새에 대하여 생각이 많아진다.
집으로 돌아오면 물통에 찌를 담구어보며 매직으로 부력을 표기해두거나, 가방 속의 낚싯대마다엔 채비가
대롱대롱 달려있다.
한 두마리의 고기를 잡으면 스스로의 생각으로 셋팅한 채비 때문인줄로만 알기에 만나기만 하면 게거품을
물며 전유동이니 반유동이니~하는 사람들이다.
유명한 고급장비 이름도 잘 알게 되었으므로 그런 장비를 갖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본다.
낚싯대는 어느 회사, 찌는 어느 회사, 릴은 어느 회사제품...
조우들을 통하여 자연스럽게 이런 고정관념이 생기기 시작했으므로 가끔 꿈 속에서도 최고의 장비를
휘두르는 멋진 자신을 만나기도 한다.
낚시터로 가는 중에도 시종일관 대물에 대한 환상을 지우질 못하며, 과도한 밑밥을 준비하고
그것을 바다에 뿌리기 위해 손목에는 밴딩을 하기도 한다.
손바닥과 손가락 마디마디엔 굳은 살이 잡혀 서서히 전문꾼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쯔리켄 동구리찌가 최고라느니 키자꾸라찌가 최고라느니... 따위의 주장을 일상적으로 하며,
원도권의 간출여 이름들을 입에 달고 다니기 시작한다.
어떤 영역이든 미치기 시작하면 다들 그렇듯 식탁 위의 생선을 보면 손 끝이 바르르 떨리기도 하고
잘 익은 무김치 한 조각이 전유동 구멍찌처럼 보이고 날씬한 아가씨 허벅지를 보며 문득 원투형 막대찌
생각을 하는... 이른 바 침을 단단히 맞은 상태이기 때문에 꿈 속에선 난데없이 8짜 감생이와 5짜 볼락과
줄다리기를 하다 오르가즘을 느끼기도 한다.
조졸 단계의 낚시꾼은 자신이 운용하는 채비에 대한 실험정신이 가장 강하여 함께 낚시를 해보면 황금같은
아침물때에 채비 교환하느라 계속 돌아서서 꼼지락거리고 있다.
수면을 흐르는 찌가 생각보다 빨리 흐른다든지 원투성이 약하다든지, 또는 채비가 내려가는 속도가 느리다든지...
조금이라도 자신의 채비에 확신이 없으면 도무지 낚시에 집중할 수가 없으며,
낚시시간 내내 끊임없이 "채비를 바꿀까, 말까"로 고민하며 심리적으로 혼란스러움을 겪는다.
그러다가 쓸만한 고기가 한 마리 물어뜯기라도 하면, 그것이 교통사고든 아니든 그 순간 채비는 고정된다.
아무래도 채비맹신형의 압권은 육지로 복귀하고부터이다.
끊임없는 혼란을 잠재워준 결과물, 자신의 고민과 연구의 집대성이자 혁혁한 전리품인 한 마리의 감성돔,
그 명백한 증거로 인해 그는 누구보다도 자신의 채비에 대한 전문성과 자부심을 대중에게 설파할 자격을
얻게 되는 것이다.
낚시에서 채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실로 미미하다.
표층 농어루어낚시 중에 감생이가 올라오기도 하고 완전 초보꾼의 채비를, 그것도 시내에 있는 동네낚시터
갯바위에서 굵은 감생이가 물어뜯기도 한다.
끝없이 밑밥을 퍼부으며 노가다(?)하듯 멀리 흘려도 안될 때는 죽어라고 안되며,
저 구석에서 밑밥도 없이 볼락낚시를 하던 장대가 느닷없이 꼬꾸라지는 경우도 있다.
사실 낚시를 해보면 무엇보다도 그곳에 고기가 있어야 한다.
즉 그 날, 그 시간에, 고기가 그곳에 있게 하는 "좋은 조건"의 바다여야 한다는 것이다.
"낚시에 좋은 조건"이 되어있는 바다는 꾼의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므로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낚시에 대한 강한 집중력과 매 순간의 섬세하고 숙련된 조작이 아닐까 싶다.
대개 이와 같은 채비맹신형은 마치 낚시가 목줄길이나 봉돌 위치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3B며 1호며, 혹은 전유동이니 반유동이니 하는 것들 때문에 고기가 잡히고 안잡히고가 결정된다고 열변을
토하는 사람들은 내가 볼 때, 대개 낚시경력 5년 미만의 초급자일 경우가 많았다.
운칠기삼이론(?)에서 기 3의 비율을 굳이 따져보자면 채비는 0.5~0.8 쯤 될까....^^
지형, 조류, 바람, 수심, 대상어, 물색, 물때, 채비...
게다가 넉넉한 동선, 집중을 가능케하는 환경, 충분한 휴식과 포만감, 당일의 컨디션...
그 모든 것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게 낚시이다.
이런 채비맹신형의 사람들을 만나면 이렇게 생각하면 어느 정도 정확하리라.
"아, 이제 좀 낚시를 알만한가 보구나..."
3. 조풍(釣風)...무차별 과시형
살다보면 어디에서고 풍이 유난히 센 사람들을 만나게 마련이지만 조풍형의 사람은 마치 자신이
낚시에 대한 대단한 실력가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다.
얼마전에 만난 어느 낚시인에게 직접 들었던 얘기이다.
그가 아는 낚시계의 절세고수가 두사람 있었단다.
그 중 한 사람이 미국으로 이민을 갔으니 자신의 경쟁자가 한 사람 사라졌다고 그랬다.
뒤집어서 얘길 하면 자신이 바로 절세고수의 반열에 올라있다는 얘기였다.
포복졸도할 얘기였지만 조풍형의 낚시꾼에겐 그저 가만히 들어주는 게 장땡이다.
세상이 얼마나 좁으며 또 낚시 쪽은 그 얼마나 좁은가?
스스로 절세고수인 양 말하는 그를 옛날부터 잘 아는 몇 몇 분들에게 그에 대해 이미 많은 얘기를 듣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그는 너무 심한 허풍을 떠는 편이라 그놈의 낚시 탓에 스스로 가진 장점들을 다 깍아내리는 형세다.
어디어디서 육짜감생이를 몇마리 잡았다느니, 남해며 서해며 그야말로 대한민국 바다를 한 눈에 궤뚫어보고
있다는 둥, 미터급 농어며 1미터 30cm가 넘는 부시리를 타작했다는 얘기는 아무래도 심각한 몽환적(?)
착시현상일 터.
낚시에 대해 조금 알만하고, 또 쓸만한 고기 몇 마리 잡으면, 마치 세상을 평정한 듯한 생각이 드는 게 바로
낚시라는 영역이다.
그래서 "낚시꾼의 허풍은 하느님도 눈감아준다"는 게 아니겠는가?
하지만 허풍도 상습적이거나 지나치면 사회적으로도(?) 분명히 문제이며 함께 하는 꾼에겐 대단한 스트레스다.
절세고수의 반열에 오른 듯한 그와 함께 하루 종일 갯바위를 탔던 분이 전하는 말씀은...
"고등어나 숭어 잡는 데엔 탁월하겠더구먼..."
아무튼 주위를 둘러보면 어렵쟎게 무차별 과시형 꾼들을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액션이 크며 목소리도 큰 유형이어서 그들의 무용담을 오래 듣고 있노라면 골이 띵~하고 귀가
간질간질 한다.
남의 얘길 들어주는 데에 일가견이 있는 나로선 적당히 재치가 있는 무차별 과시형꾼의 허풍은 차라리
재미있을 때도 있지만, 분위기 파악이 전혀 안되는 사람들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며,
오래 듣고 앉은 사람의 가슴에 화만 차게 한다.
대개 넉넉한 재력을 가졌거나 좋은 차를 타고다니는 사람들, 10년 내외의 조력이 있는 중급자
혹은 형제가 없이 유복한 성장기를 보냈던 사람이나 사회에서 조직생활을 경험하지 못한,
독불장군과 같은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다.
열심히 고생해서 벌었건 부모를 잘 만나 그렇건, 남들에게 허풍을 떨려면
스스로 먹고 사는 데에 불편이 없어야 함은 기본적일 터.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재력은 그를 늘 거만하게 만들고,
허풍을 듣고 있는 주변 낚시꾼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여 낚시얘기만 나오면 금새 오~버해 버리는 특징이 있다.
아무튼 이런 바람둥이형 낚시꾼을 조용히 잠재우기가 어렵지 않다.
주제가 주제인지라, 낚시에 관한 한 진정한 고수가 나서서 그를 꾸욱~한번 눌러주면 만사오케이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은 법"
살다가 쓸데없는 낚시허풍에 시달릴 필요는 전혀 없다.
난데없는 고수에게서 심장에 대못이 꽂힌 허풍쟁이는 밤 잠을 설치며 아픈 가슴을 부여잡고 새로운 낚시세계로
일로매진할 지도 모른다.
지천에 허풍쟁이 낚시꾼이 많아진 것은 주변 꾼의 업그레이드를 소홀히 한 고수들의 책임이 크다.
4. 조산(釣散)...과잉행동 장애형
어느 한 곳에도 집중하지 못하는, 산만하기 이를 데 없는 유형이다.
물론 성격적으로 워낙에 깨살스럽고 활달하여 분위기 파악이 잘 안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이런 유형의 사람과 낚시를 하고나면, 낚시 전과정에서 무언가 놓친 것 같아 아쉽게 느껴질 때가 있다.
마치 크레모아에 맞은 듯 갯바위 지천에 늘어놓기만 하는 것을 찬찬히 인내하며 상대하다보면,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 없고 약간은 멍~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낚시를 시작하고 얼마 되질 않았음에도 조금만 입질이 없으면 여기저기 옮겨다니며 소음을 유발한다.
근본은 착하고 좋은 사람이어서 궂은 일도 옆에서 시키면 마다하지 않지만 집중력이 강한 사람에겐
함께 낚시를 즐기기엔 꽤나 부담스런 사람이다.
특히 소음이나 불빛을 조심해야하는 밤낚시 중에 집중하여 낚시를 하고 있을 때,
갑자기 큰 소리로 "커피 한 잔 하고 하슈!" 하며 고함을 치는가 하면 어쩌다 대가 휘어지기라도 하면
큰 소리로 "뭐요?"하고 소릴 지르며 달려온다.
하여간 여기저기 후레쉬를 마구 비추며 갯바위를 펄쩍펄쩍 뛰어다니며 소음을 일으키기 때문에
이런 사람과의 낚시는 차라리 낚시보다도 그저 먹을 것들 잘 챙겨먹고 농사리 까며 놀다 오는 것이 훨씬 유익하다.
여기에 조산형의 특징을 몇가지 기술해두니 스스로 의심 나는 분은 하나하나 체크하며 자가진단을 해보시길 바란다.
크게 분류한 아래의 다섯 항목 가운데 세가지 이상이면 얼추 조산형 낚시꾼이다.
첫째, 대를 펴들고 섰지만 낚시에 집중하질 못하며 또한 스스로 집중하려 하질 않는다.
둘째, 남의 얘기들 잘 들으려 하질 않으며, 분위기 파악을 너무 못한다.
셋째, 주변의 모든 것을 흐트려놓으며, 아무것도 마음 써 마무리 짓지 않는다.
넷째, 시도때도 없이 뭘 잃어버렸다며 옆으로 와서 도와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다섯째, 한 자리에 서 있다가도 금새 마음이 산란해지며, 건망증이 매우 심하여 자신의 물건을
상습적으로 옆에 있는 조우에게서 찾는다.
조산형이 의심스러운 낚시꾼은 아래의 열가지 항목을 보고 다시 체크해보아야 한다.
여섯 가지 항목 이상 체크가 되면 매우 "충동적"이란 평가를 내릴 수 있는
조산 중의 조산, 왕조산(王釣散)형이다.
(1) 안절부절하는 마음 탓에 괜스레 원줄을 끊어 다시 매어보기도 하고, 갯바위에 패대기쳐진 노래미의 아가미 속으로 긴 집게를 넣어 분해해보기도 한다.
(2) 앉아있는 자리에 계속 앉아있지 못하여 쓸데없이 갯바위를 어슬렁거리다가 넘어져 "대일밴드!"를 외치기도 한다.
(3) 직벽을기어 오르거나 갯바위를 뛰어 다니다, "좀 가만히 있어!"라는 조우의 한 마디에 상처를 받아 "너랑 다시는 낚시 안올거야!"하며 우울해 한다.
(4) 조용히 낚시를 못하고 혼자 중얼중얼 독백을 하거나, "꽃피~는 동백섬에~" 하고 한 가락을 뽑기도 한다.
(5) 열심히 잘 하고 있는 조우에게 끊임없이 포인트를 옮기자고 유혹하며, "여긴 고기 없어!"라고 단정 짓는다.
(6) 무슨 할 말이 그렇게도 많은지 떨어져 앉으면 큰 소리로, 곁에 있으면 속삭이듯, 아무튼 함께 있는 조우에게 어떤 말이든 계속 한다.
(7) 뭘 좀 물어볼라치면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대답이 먼저 튀어나와 묻는 사람으로 하여금 김새게 하며, "잘 들어봐"란 말을 계속 하게 만든다.
(8) 갯바위에 도착하자마자 조금의 틈도 없이 낚시가방을 열어 대를 꺼내며 땀을 삐질삐질 흘린다.
옆에서 보면 서두르는 모습이 역력하다.
(9) 다른 사람을 방해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집단출조에서 같은 조가 되지 않으려고 사람들이 왕따시키기도 하며 그런 것에 상처받기도 한다.
(10) 배를 타고 내리거나 식당을 들어설 때,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지 못한다.
질서감각이 부족하여 항시 먼저 우당탕 해치우거나, 찾아보면 벌써 혼자 들어가 있을 때가 많다.
이상의 열가지 체크리스트 가운데 여섯가지 이상에 해당되거나, 1년 이상 이와 같은 증세가 계속되면,
낚시를 계속해야할 지에 대한 결정을 해야하는 매우 심각한 상태이다.
조산형의 치료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덩치가 뒷산만 하고 주먹지름이 20cm에 육박하는
게다가 인내심은 극도로 약한 스승을 하나 두어 내밀하게 낚시개인지도를 받는 것이다....^^
5. 조사(釣士)...자원봉사형
이 유형의 사람에게 있어서 낚시는 자신의 품성을 다스리고 천성적으로 타고난 사회적 봉사정신 구현을
위한 좋은 도구일 뿐이다.
낚시터로 가고 올 때 운전을 도맡아서 하며 배를 타거나 내릴 때에도 앞장 서서 조우의 일거리를 줄여준다.
낚시의 전과정을 통해 자신의 눈 앞에서 벌어지는 모든 것들에 반응하며 온 몸으로 그 일들을 행한다.
한 마디로 전형적인 동호회 총무형이며 더 나아가 대집단 중견간부의 몸에 밴 중화(中和)형인 셈이다.
갯바위에 도착하여 남들이 낚싯대를 펼칠 때 이 사람은 버너와 코펠을 꺼내고 식료품을 꺼낸다.
뿔뿔이 흩어져 낚시를 하다보면 항상 이렇게 숙식을 먼저 챙기는 사람의 덕을 많이 보게 됨은 말 할 나위가 없다.
남들이 밑밥을 치며 채비를 던질 때 이 사람은 커피를 끓이며 주변 쓰레기를 한 곳으로 모은다.
때로는 몰래 준비해온 먹거리를 꺼내어 낚시삼매경에 빠져있는 조우 곁으로 다가가 먹어보라며 살짝
전해주기도 한다.
평소 검소하고 청렴한 생활습관을 갖고 있으므로 그를 따르는 후배들이 많으며 주변에는 그를 좋아하는
꾼들이 많아 낚시가 전혀 외롭지 않다.
꾼들에게 대체로 "좋은 사람"으로 인정받으며 인기가 있는 이런 유형의 사람은 함께 낚시를 하는 사람에게
조그마한 피해도 입히지 않으며, 갯바위에서 필요한 그 모든 일들을 만족스럽게 수행하고 나서 시간이
남을 때 비로소 낚싯대를 펼친다.
따라서 밑밥이며 찌며 낚시에 꼭 필요한 물품들을 그리 많이 준비하지 않으며 오히려 갯바위에서의
넉넉한 먹거리들을 항상 우선적으로 챙기는 편이다.
자신의 자잘한 봉사가 함께 낚시를 하는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데에 뿌듯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므로
주변 사람들도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아 거의가 비슷한 스타일의 봉사형 조사로 변해간다.
조용하고 내성적이며 따뜻한 품성의 소유자이고 사회적으로는 자수성가했거나
조력이 10년 넘는 중년의 낚시꾼에게서 이런 유형이 많다.
간혹 그의 지나치게 가정적이고 자상한 모습에 이질감을 느끼는 일부 거친 낚시꾼에게 쓸데없는 모함을 받거나
질시를 받기도 하지만그는 자신의 모습을 조금도 잃지 않는다.
반듯하고 옳은 것에 대한 분명한 기준과 분별력이 있으므로 그의 상황인식은 늘 정답일 경우가 많으며
낚시과정 중에 혹 일탈을 부추기거나 과격한 상황이 연출되어도 침착한 자세를 잃지 않으며
매사에 준비하고 계획하는 탁월한 조정능력을 보여준다.
거친 갯바위를 상대하는 바다낚시전문꾼의 경우 이런 사람과 조우가 되거나 스승으로 모시게 되면
낚시가 한결 즐거워질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6. 조장(釣匠)...중원고수형
우선 이런 사람은 매사가 전문적이다.
자신이 관계하는 각 분야에서도 독보적인 일가를 이루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재능이 풍부하고 집중력이
강해 성취도가 매우 높은 유형의 사람이다.
남들이 10년간 경험을 해야 이룰 수 있는 경지도 불과 1~2년 안에 성취할 수 있는 강력한 집중력의 소유자이기
때문에 얼핏 보면 그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분간하기 어려울 때가 있는 묘한 표정의 주인공이다.
간혹 언행의 다스림에 서툴어 오만해보이거나 어눌해보이기도 하지만 그의 변함없는 모습에서 "폼생폼사"라는
오해를 받기도 하는 유형이다.
언제 어디서고 조우들에게 귀감이 되고자 노력하고 가르치려 하지만 배우는 자들은 그의 농익은 낚시철학보다는
숙련된 그의 낚시기술에 더 이끌린다.
다양한 경험으로 축적된 이른 바 조력이 깊기 때문에 수심이나 조류, 바람 따위의 바다를 분석하는 능력이 탁월하며,
본능적인 감각이 발달하여 바다의 여러 조건들에 보여주는 반응도 매우 빠른 편이다.
물때에 따라 언제 입질가능성이 큰 지 잘 알기 때문에 체력을 비축하기 위해서라도 유난하리만치 넉넉히 쉬는
사람이며 남들은 지쳐 쉬고 있을 때 홀로 밑밥을 치며 물때를 준비할 줄 아는 사람이다.
항상 채비를 멀리 던지며 멀리 흘려주고 대단한 집중력을 보여주는 낚시를 한다.
날렵한 몸매로 채비를 던지고 거두어들이는 그의 숙련된 행동이 범상찮은 느낌을 준다.
낚시하는 일거수일투족이 군더더기 하나없이 깔끔하며 오직 자신이 노리는 대상어만을 노리며 타 어종은
예사롭게 취하질 않는다.
입질이 없어도 포인트를 쉬 옮기지 않으며 자신이 설정한 포인트에서 고기가 잡히든 잡히지 않든
끝까지 자신만의 방법으로 고집스럽게 승부를 한다.
그는 승부사 기질이 농후하며 전형적인 "파이터"형이어서 그의 낚시가방에는 유사시에 쓸 스페어 낚싯대가
하나 있지만 갯바위에서 그가 쓰는 낚싯대는 늘 하나 뿐이다.
그가 낚시하는 자리에는 미끼통과 밑밥통 하나, 그리고 뜰채 뿐이어서
언제든지 철수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가 늘 갖추어져 있는 듯하다.
허름한 낚시복과 때가 탄 꼬질꼬질한 모자가 얼핏 겉보기에는 허름해보일 수 있으나
자신의 낚시세계가 워낙에 확고하기 때문에 조우들에겐 은근한 카리스마를 풍긴다.
시간관리를 잘 하며 갯바위에서 유유자적하므로 그가 낚시 하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짧지만
오직 자신만의 자리에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한 두마리의 큰 고기를 잡는 능력이 있어 꾼으로써의 기품도 있다.
지나치게 날렵하고 침착한 성격이어서 때론 까탈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는 유형이다.
7. 조신(釣神)...장백산 도사형
이런 유형의 사람을 일상에서 만나기가 쉽지 않지만 그의 낚시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으면 그것도 가문의 영광일 터.
이 정도의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우선 어떤 필드에 데려다 놓아도 큰 고기 한 마리는 잡아낸다.
게다가 불과 몇 시간 밖에 하질 않는데도 그가 선 자리에 뛰워진 살림망 속에는 시커먼 놈이 한 놈 들어있다.
그는 무엇보다도 편식하지 않는 낚시를 하며 어떤 바다에 가더라도, 어떤 낚시를 하더라도,
그는 철저히 거장의 풍모를 잃지 않는다.
상황에 대한 결론을 함부로 내리지 않으며 말수가 적어서 그와 대화를 나누는 것은 그저 조심스럽기만 하다.
간혹 평상복으로 동네낚시터에 출몰(?)하여 잡어낚시 특유의 섬세함과 낭창거리는 스릴을 즐기며,
난바다에 나서면 오직 한 마리의 대물낚시를 한다.
지형, 조류, 물때 등을 사전에 알 필요가 없으며, 갯바위를 쭈욱 둘러보곤 거의 감각적으로 분석을 끝낸다.
바다의 다양한 조건들을 한 눈에 쉽게 읽으며,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아니다 싶으면 낚시를 시작한 지 10분만에
대를 접기도 한다.
조우를 위한 자잘한 봉사에는 꽤나 느리고 서툴지만 함께 갯바위에 서 있는 조우에겐 늘 듬직하고 존경의
대상이어서 그를 흠모하는 꾼들의 가슴을 시도때도 없이 벌렁거리게 한다.
깊은 조력과 연륜에서 배어나오는 걸출한 숙련과 상식을 뛰어넘는 듯한 흉내 낼 수 없는 그의 여유로움은
아무리 보고 배워도 끝이 없을 정도로 늘 새롭기만 하다.
그의 가방 구석의 작은 주머니에 든 순간접착제, 세제, 여분의 주걱, 여분의 톱가이드는
아무래도 자신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 경험이 일천한 후배조사들을 위해 갖고 다니는 듯 하다.
그가 갯바위에서 지은 밥은 식당에서 갓 내놓는 밥을 뺨치며 그가 끓인 라면은 너무 쫄깃쫄깃하여 무슨 약을
탔나 싶기도 하다.
그리고 그의 가방에 든 날렵한 회칼에 몸을 맡긴 고기는 정확히 살과 뼈, 지느러미로 분리된다.
"바람이 센데 채비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하고 물으면 "어렵겠어, 적당히 해!" 하고 대답한다.
워낙에 말수가 적어 뭔가를 물어보아도 대답은 늘 동문서답처럼 간결하고 추상적이다.
멀리서 낚시하는 모습을 보자면 마치 한편의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느낌이다.
입질을 받는 그 짧은 순간 그의 왼손 오른손이 하늘을 향해 춤을 추기 시작하면
한껏 휘어진 대사위에 맞추어 그는 온 몸으로 고기와 힘을 겨룬다.
파도를 뒤집어쓰는 거친 상황일지라도 그가 고기를 걸기만 하면, 하늘과 파도와 사람이 일체가 된
오줌을 찔끔거릴 정도의 멋진 한바탕의 춤사위를 보게 된다.
내면의 진정한 욕구를 채워주지못한 고기들은 강제로 입맞춤을 당하고는 그의 손에 의해 다시 바다로 돌아가며
갯바위에서 그가 뭘 간절히 원하는지 유심히 지켜보아도 도무지 알 수 없을 때가 많다.
그는 누구에게도 낚시를 가르치려 하지 않으며 초보건 고수건 간에 주변의 꾼들을 그저 묵묵히 지켜보기만
할 뿐이다.
무릇 모든 쟝르의 경지란 게 다 마찬가지겠지만 입신의 경지를 이룬 이런 사람을 만나게 되면 무조건 배우는 게
최고다.
그의 낚시철학과 함께 숙련된 낚시기술과 운용 심지어 그의 어눌한 말씨와 어법조차도...
노파심에서 하는 얘기지만 이런 분 앞에서 함부로 깝쭉대거나 경솔하게 주름 잡으면 큰 실례다~!!
장백산 도사, 그야 늘 씨익~웃고 말겠지만....^^
첫댓글 전 1번이네요..
조쫄 !
나의 경지는 우데란 말인가!!!!
조사에 길은 멀고도 험하구나~~~
어렵네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