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훼(Yahweh)는 유다교(Judaism; 유태교猶太敎; 유대교Judae敎)와 기독교(Christianity; 크리스토스교Christos敎; 크리스트교Christ敎; 그리스도교)에서 신봉되는 최고신, 유일신, 창조신, 조물주이고 (특히 기독교 신약경전New Testament에서는) 예수(Jesus)의 부신(父神)이며 예수-자신(自神)이다.
유다교 경전 토라(Torah; 히브리 경전Hebrew Bible; 타나크Tanakh; 미크라Miqra)의 첫머리와 기독교 구약경전(Old Testament)의 첫머리에 자리한 《창세기》 제1장 제24~30절에서 야훼는 얼추 엿새 동안 “모든 집짐승(가축), 길짐승, 들짐승, 날짐승”과 “두 인간 ㅡ 남인(男人) 아담(Adam)과 여인(女人) 하와(Hawwah; 이브Eve)”와 “온갖 곡식, 과수(과일나무), 초본류”를 만들고 감상하며 굉장히 좋아한다(“참 좋게 보이노라!”).
제2장 제8~9절에서 야훼는 “에덴 동산(Garden of Eden; 낙원Paradise)”을 조성하여 그곳에 아담과 하와를 데려다 거주시키고, “그곳의 한복판에 생명나무(생명목生命木)와 선악분별나무(선악분별목善惡分別木)를 돋운다.”
제2장 제19절에서 야훼는 자신이 창조한 모든 들짐승과 모든 날짐승 각각에 이름을 하나씩 지어서 붙이라고 아담에게 시킨다.
제3장 제1절에는 “야훼께서 만드신 모든 들짐승 중에 뱀이 가장 간교했다”고 기록되었다.
제3장 제2~6절에서 그 뱀은 하와에게 접근하여 선악분별나무에 열린 “먹음직스럽고 탐스러우며 영험하게 보이는” 열매(선악과善惡果)를 따먹어보라고 유혹한다. 하와는 솔깃하여 그 열매 한 알을 따먹고 한 알을 더 따서 남편 아담에게도 먹어보라고 건네준다.
그렇게 하와와 아담을 “속여서(유혹하여; 후려서)” 타락시킨 ㅡ 선악을 분별시킨 ㅡ 뱀에게 야훼는 제3장 제14~15절에서 다음과 같이 히스테리하게 저주했다.
“네가 이런 짓을 저질렀으니, 너는 모든 집짐승과 모든 들짐승이 받는 것보다 더 지독한 저주를 받아서 죽을 때까지 배밀이로 땅바닥을 기어다니며 흙만 먹고 살아야 하리라. 나는 너와 여자를 원수지간으로 만들어버리겠고 너의 자손과 여자의 자손마저 원수지간으로 만들어버리겠다. 여자의 자손이 너의 대가리를 밟으면, 너는 그의 발꿈치를 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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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상당히 엉성하고 해괴한 줄거리를 삼세번이나 비스럼하게 되풀이하는 이 기록, 전설, 신화에서) 야훼는 왜, 무슨 까딹으로, 어쩌려고, 뭘 하려고, 무슨 속셈으로, 무슨 기상천외한 속뜻으로, 무슨 저의로, 에덴 동산의 한복판에 생명나무나 선악분별나무 따위를 돋웠을까?
야훼는 “참 좋게 보이”는 모든 짐승을 만들면서 왜 하필이면 “가장 간교한” 뱀(Serpent; 나카쉬Nachash)도 만들었을까?
뱀이 아무리 간교해도 야훼의 눈에는 “참 좋게 보이는” 피조물이었을까?
더구나 야훼는 자신의 피조물이, 그토록 간교한 뱀이, 타고난 본성대로 “간교한 짓을 저질렀다”고 뱀에게 죽을 때까지 “배밀이”하며 살라고 저주해버리는데, 그렇다면 야훼가 애초에 창조한 뱀의 모습은 달랐을까?
설마, 정녕, 달랐다면, 그러니까, 뱀이 원래 《창세기》 제1장 제24절에 기록된 야훼의 피조물들에 속하는 “길짐승(기어다니는 짐승)”이 아니라 제3장 제1절에 기록된 “들짐승”이었다면, 뱀의 최초모습(첫꼴), 첫뱀의 원형(原形; 본딧꼴)은 과연 어땠을까?
이따위 의문들이 거룩한 비답(批答)을 얻어먹든 먹사스러운 망답(妄答)을 빌어먹든, 하여튼, (죡변의 얄궂은 눈초리에 걸려버린) 야훼의 “가장 간교한 뱀”은, 아래에 어영부영 소집당한 미술작품 9편도 예시하듯, 서양에서 여태껏 간간이 얼추 다음과 같은 모습들로 묘사되며 때때로 “악마 사탄”이나 “마귀”와 동일시되곤 했다.
1) 독일 화가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urer, 1471~1528)의 1507년작 〈아담과 에바(이브)(Adam und Eva)〉(부분)에 묘사된 하와(이브)에게 선악과를 따주는 뱀.
2) 이탈리아 화가 겸 조각가 미켈란젤로(Michelangelo, 1475~1564)의 1510년작 〈뱀에게 유혹당하여 에덴 동산에서 추방당하는 아담과 이브(하와)〉(부분)에서 여자로 묘사된 뱀.
3) 이탈리아 도예가(陶藝家) 죠반니 델라 롭비아(Giovanni della Robbia, 1469~1529)의 1515년작 〈최초 인간남녀〉에서 하와(이브)를 닮은 여자로 묘사된 뱀.
4) 독일 화가 제발트 베함(Sebald Beham, 1500~1550)의 1542년작 〈아담과 에바(이브)(Adam und Eva)〉에 묘사된 죽음을 상징하는 뱀.
5) 플랑드르(네덜란드) 화가 피터 파울 뤼번스(Peter Paul Rubens; 루벤스; 루번스, 1577~1640)가 이탈리아 화가 티치아노 베첼리(Tiziano Vecelli; 티션Titian, 1488~1576)의 1550년작 〈아담과 이브(Adam and Eve)〉를 주제로 삼아 1629년에 완성한 〈아담과 이브(하와)(Adam and Eve)〉(부분)에서 아동으로 묘사된 뱀.
6) 아랫그림은 잉글랜드 시인 존 밀턴(John Milton, 1608~1674)의 1667년작 장편서사시 《잃어버린 낙원(Paradise Lost; 실락원; 실낙원)》 1808년판에 수록된 잉글랜드 시인·화가 윌리엄 블레이크(William Blake, 1757~1827)의 수채화 〈뱀(사탄)의 유혹에 걸려든 이브의 타락(The Temptation and Fall of Eve)〉이다.
7) 브리튼 화가 바이엄 쇼(Byam Shaw, 1872~1919)의 1911년작 〈여자, 남자, 뱀(The Woman, the Man and the Serpent)〉에서 뭔가(?)를 암시하는 커다란 뱀.
8) 독일 화가·조각가 프란츠 슈투크(Franz Stuck, 1863~1928)의 1920년작 〈아담과 에바(이브)(Adam und Eva)〉에 묘사된 선악과를 물고 있는 뱀.
9) 오스트리아 화가·작가 알프레드 쿠빈(Alfred Kubin, 1877~1959)의 1902년작 〈뱀신(사신; 蛇神; Schlangengott)〉에서 의신(擬神)되거나 의마(擬魔)된 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