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조금은 차갑게 느껴지는 토요일 봄볕이 도망을 가버렸다.
길 섶 노오란 개나리도 차가운 바람에 떨고 있다.
그래도 참 다행이다.
계양산 꼭대기 홀로 핀 진달래는 이 바람을 어이 견딜꼬 ~
뿌우연 봄 하늘을 암만 올려다 봐도 가출해버린 봄 햇살은 어디에도 없다.
개나리도 진달래도 하다못해 아파트 사이 벚꽃마져도 활짝 핀 토요일에 봄 햇살만 따사롭다면 아주 오래전 떠나버린 소녀가 미소를 지으며 날 기다 릴 텐데 .........................
나는 아주 오래 전 모운동에서 진달래를 참꽃이라 불렀다.
물론 철쭉은 개 꽃이다.
진달래는 꽃을 따 먹을 수 있지만~
개 꽃 ~
철쭉은 먹을 수 없어 붙여진 이름일게다.
늘 이맘때면 윗집 원주댁 할머님이 나에게 잔뜩 겁을 주시곤 했었다.
대경아~
참꽃 따 먹으러 너무 멀리는 다니지 말그라 ~
며칠 전에도 참꽃 따먹으러 의성계에 사는 어떤 꼬맹이가 산 깊숙이 들어갔다가 ~
그만 문둥이를 만나 간을 빼 먹히고 죽었다 카드라 ~
문둥이는 어린아이 간을 빼 먹으면 병이 나을거라 믿고 있으며 ~
어린아이 간이 너무 작아서 간질러 죽인단다.
간지러우면 간이 커지거든 ~
원주댁 할머님의 말씀을 지금은 전혀 믿지 않지만 ~
당시 내가 살던 모운동에선 거의 사실처럼 알려진 이야기다.
모운동에선 이맘때면 먹을게 참 많았다.
키 작은 소나무의 윗대를 꺽어 먹던 송구 맛을 지금은 캔 음료로 향수를 느낀다.
그리고 하루종일 씹어 입 주변을 까맣게 만들었던 칡은 건강음료로 마시며 아주 오래전 모운동의 칡 맛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끔은 모운동 내음을 느끼곤 한다.
그리고 머지않아 개울가엔 찔레가 나에게 진하게 유혹하곤 했었다.
온 몸에 가시로 빼곡이 무장을 하고 말이다.
봄이 오는 내 고향 모운동엔 먹을것이 참 많았다.
첫댓글 ㅎㅎ 오랜만에 모운동의 이야기를 가지고 오셨습니다. 그렇지요 어린시절 시골에서 자라신 분들은 간식 거리로 참 많은 자연초를 사랑했었죠. 찔레. 진달래. 우리는 그것을 생끼라고(소나무 윗대) 했었는데 표준말은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맘때쯤이면 칙(갈근) 뿌리가 맛있게 물리 올라 속 알이 통통찌죠. ㅎㅎ 님의 글속에서 지난날의 추억을 다시한번 되새겨 봅니다
오랫만입니다 천리마님 ㅋ~~~
왕대경님이 전해주시는 모운동 이야기 .......오랜만에 듣게 됩니다. 봄은 늘 풍족함의 시작이었지요. 지금 진달래를 따먹으러 산을 뒤지도 다니는 아이들은 없지만 오히려 더 척박하고 더 빈곤함을 느끼게 하는것은 무엇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나눌수 있고 배풀수 있고 양보하고도 기분 좋았던 우리의 어린시절........ 우린왜 그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치지 못하는건지........ 간만에 깊은 상념에 잠겨 머물러 봅니다. 지금은 없어져버린 내고향 오목골도 그러하였을것인데.........
부러워요 키다리님 ~~~
전 솔직히 제가 가보지 않고는 몰랐습니다. 모운동. 한때 정말 서울의 번듯한 땅값보다 비싼 동네라는 사실도 알았습니다.탄광촌이 유행할 때 대한민국에서 내노라하는 사람들이 다 그곳에 살았다고 말합니다. 전 바로 왕 대경님이 말하는 그 모 운동 마을에..그 오지중의 오지에 갔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그날 렌즈의 문제로 사진을 찍지 못했습니다만 눈으로 마음으로 그 동네를 바라보았습니다. 언덕위에 올라가면 모운동이 다 보인다는 마을분들의 추천에 그곳에서 모운동을 다 바라보았습니다. 펜션도 생기고 변해있는 모운동..바로 그곳을......
우찌 알았으예 ~~~~ㅋㅋㅋㅋㅋ
어릴때 참꽃으로 화전을 부쳐주시던 할머님 생각이 나네요...ㅎㅎㅎ
그랬나요 ~~~
아~~~~
찬화님두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