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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 듣는 라디오 방송, NPR(National Public Radio)에서 한국과 한국의 음식에
대한 리포트가 방송됐다. 8월 22일, <모닝 에디션(Morning Edition)>의 한 코너인 <주방 비화(Hidden
Kitchens: The Kitchen Sisters)>에서 “한국은 세계, 그리고 그 너머와 연결하기 위해 어떻게 김치를
사용했을까(How South Korea Uses Kimchi To Connect To The World — And Beyond)라는 주제로
7분여의 특별 리포트가 나간 것. <주방비화>는
공동체를 하나로 엮어주는 음식에 관한 이야기들을 다루는 코너로 주방 자매(Kitchen Sisters)라는 별명을 지닌 데이비아 넬슨(Davia
Nelson)과 니키 실바(Nikki Silva) 두 여성이 제작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뒤퐁 콜롬비아 상(duPont-Columbia
Award) 과 피바디상(Peabody) 등 여러 상을 수상했다.
<2014년 약 2300명이 서울에 모여 250톤의 김장을 담그고 있는 모습 - 출처: Ahn
Young-joon/AP>
다음은 라디오 리포트의 내용이다.
우리 모두가 어떤 음식을 먹는다면 그 음식은 여러 국가간의 연결점이 되어 갈등을 푸는 완벽한 선택이
된다. 이런 컨셉을 음식외교(Gastrodiplomacy)라고 한다. 그리고 한국은 음식외교에 있어 최고의
챔피언이다.
한국은 한국의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한 부드러운 파워로 한국 음식을 이용함으로써음식을 통해 한국을
브랜드화하는데 전세계 최고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 정부는 한국인이 세계 여러 나라에 한국 식당을 오픈할 때 지원을 해주기까지 한다. 그럴
만큼 한국 정부는 한국의 가장 흔한 음식인 김치를 홍보하는데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키친
시스터즈(Kitchen Sisters)가 전 세계에서 갈등을 만들기도 하고 풀어내기도 하는 음식의 영향을 탐구한 시리즈 중 6번째이자 마지막
스토리이다.
“한국 정부는 한국 문화 (한국 음악 그리고 특히 한국 음식)을 사용한 외교에 대해 오랜 시간
연구했습니다.” 워싱턴 DC 소재 한국 영사관에서 농업, 음식, 그리고 지방에 관한 업무를 담당했던 박병홍씨의 말이다.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고 있는 셰프, 현주 알브레흐트(Hyunjoo Albrecht)는 남한과 북한의
국경지대인 한국의 DMZ(비무장지대) 근처에서 자라났다.
“한국에서 김치는 공기와 같습니다. 모든 한국인의 냉장고에는 큰 김치병이 들어있습니다.
“
김치는 배추 샐러드만이 아니다. 김치는 한국이라는 나라의 문화에 있어 필수적이면서 본질적인 그
무엇이다. 한국의 김치 종류는 100가지가 넘으며 매해 150만 톤의 김치가 소비되고 있다. 한국의 증권시장에서도 이런 김치에 대한 강박증이
영향을 미친다. ‘김치 인덱스’는 배추와 고추, 당근, 무, 멸치 등 김치를 담그는데 필요한 12가지 식재료의 가격을
추적해낸다. “어린 시절,
겨울 김장 때면 어머니는 200포기의 김치를 담그곤 했어요”
유뷰브의 한국 요리 스타 셰프인 망치(Maangchi)는 이렇게 김치에 대해
추억한다.
김치 담그는 전통 ‘김장’은 수백통의 배추를 결핍과 굶주림의 계절 겨울 동안을 견뎌낼 수 있는 영양
풍부한 음식으로 바꾸게 한 마을 전체와 이웃을 한 자리에 모이게 했던 이벤트이다. 이렇게 담근 김치는 땅속에 뭍은 독 또는 냉장고에 담아
숙성된다. 김장 담그는
의식은 한국이라는 나라의 정체성에 필수적인 요소라, 유네스코에서도 무형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이를 더했다. 하지만 이 전통은 또한 공격을 받고
있다. 현대 사회의 핵가족화는 전통적인 가정식 요리 슬로우푸드보다 패스트푸드를 더 선호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여자들이 모여 동네 뒷 이야기들을 하는 시간이었죠. 중매도 오고갔어요. 김장 기간 동안 결혼 성사도
많았었답니다.” 인천에서 성장해
현재,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지방에서 퓨즈박스(FuseBox)라는 레스토랑의 주인이자 셰프로 일하고 있는 장순희씨의
말이다. 셰프, 현주는
자신이 살던 마을에서 매해 11월이면 치뤄졌던 의식에 대해 기억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에는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를 나누지 않았어요. ‘김장 몇 포기 담그세요?’가 인사였어요. 김장 담그기는 마을의 집집마다 돌아가며
계속된됩니다. 한 사람은 생강을 다듬고, 다른 사람은 배추를 자르죠. 그리고 또 다른 사람은 무를 자릅니다. 매우 노동집약적이죠. 여러 포기의
김장을 담그려면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거든요. 김치는 또한 공동체를 하나로 엮어주는 비법이기도 했어요. 저희 어머니와 한 이웃은 서로에게
큰 소리를 지르며 다투었었죠. 하지만 며칠 후 그들은 서로 옆에 앉아 배추를 자르고 농담을 하며 함께 김치를 담갔죠.” 하지만 김장
담그기는 남녀 차별적이기도 하다. 김장 때 남자들은이 가까이 가거나 김치를 만지면 김치 맛이 나빠진다는 타부도 전해져오는
것이다.
<한국의 우주인 이소연씨와 러시아의 우주인 유리 말렌첸코(Yuri Malenchenko –
가운데), 그리고 나사(NASA)의 우주인 페기 윈스턴(오른쪽)이 인터내셔널 우주선에 동승하는 동료 우주인들을 위해 김치 요리를 준비한
후 포즈를 취했다. = 사진 출처: NASA>
1950년대 한국 전쟁이 끝나고 수십년간, 한국은 우주 개발은 고사하고 국민들을 먹일 경제적 기반도
부실했었다. 2008년, 한국은 이소연씨를 우주인으로 선택할 만큼 눈부신 경제 성장을 한다. 이소연씨는 광주에서 자라나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인이
되었다.
“제가 어렸을 때에는 우주인이 되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었어요. 한국은 우주 개발 회사조차
없었거든요.” 한국 정부는
수십년 동안 한국식 우주 식량 개발에 매진, 10개의 필수적인 음식들이 개발됐다. 그 중 두 가지는 김치이다. 하나는 급냉동건조된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캔이다. 한국인에게 있어 김치를 먹지 않고 하루를 지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집이 있는
지구에서 멀리 떨어져 우주선에서 김치를 먹는다는 것은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전통 음식을 먹을 때 감정적으로 든든한 지원을 받는 것 같은
느낌이거든요.”
하지만 그렇게도 유산균이 풍부한 김치는 우주선 내에 싣기 위해 미생물을 모두 죽여야만 했다. “미생물
처리 후 김치는 사각거리는 맛이 없어졌어요. 한 100년쯤은 묶은 것처럼 보이더라고요. 진짜 맛있는 김치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맛있어요.
어쨌든 고향의 음식을 먹고 있자면 고향이 느껴지니까요.”
K-Pop은 전 지구촌을 강타한 <강남스타일> 열풍과 함께 전 세계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음악 장르이다. “우리는 한국 음식을 K_Pop처럼
K-푸드라고 부릅니다.' 한국 음식의
저변확대를 위한 정부 캠페인에 참여한 박병홍씨의 말이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한국 레스토랑들에게 재정적인 지원을 줍니다. 한국 정부는 한국 밖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한국 음식을 먹기를 원하는 거죠.” 6년 전,
신토 고메이(Sinto Gourmet)라는 김치 라인을 미국에서 시작한 셰프 현주의 말이다.
셰프이자 작가인 류시현은 그가 사랑하는 전통음식, 김치를 전 세계에 알리고자 5년 전, <김치
버스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는 현재까지 한국 정부의 지원으로 미국, 아르헨티나, 이태리 등 34개국을 여행하며 김치를
알렸다. “사람들은
한국에 관해서는 북한과 남한은 잘 알지만 한국 음식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제가 김치에 대해 설명하면 그들은 한국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합니다.”
<◀ 전세계를
여행한 김치 버스 -
사진 출처: Sihyeong Yu/Courtesy of the Kimchi Bus Project>
“한국 정부는 음식 문화에 대해 자각하고 있습니다. 한국 레스토랑의 확산은 문화의 연장인 거죠.
한국은 김치 외교로 한국이라는 나라를 브랜딩하고 있습니다.” 워싱턴 DC 소재, 아메리칸 대학(American University)의 조앤나
멘델슨 포먼(Johanna Mendelson Forman)교수의 말이다.
이소현은 우주에서의 김치 외교의 밤을 이렇게 묘사한다. “저는 특별한 한국 음식의 밤을 가졌어요.
제가 우주 정거장에서 다른 6명의 우주인들을 위해 저녁을 만들었습니다. 그때 러시아 우주인이 제게 맛있다고 말하려 했던 것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하지만 그의 얼굴 표정은 “이게 도대체 뭐야?”하는 것 같았어요. 음식은 생존을 위해 먹는 것 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식은
우리들이 서로를 신뢰할 수 있도록 도와주죠. 한국에서는 이런 말을 해요. '당신에게 좋은 식사를 준비하는 사람을 배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리포트와 기사의 말미에는 김치 레시피가 소개되었다. 이 레시피는 신토 고메이의 현주 알브레흐트가
제공했다. 조리의 팁은 밥을 냉장고에 차갑게 보관했다가 조리한다는 것. 그래야 프라이팬에 밥알이 들러붙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나.김치와 한국
정부의 김치 정책에 대해 우리보다 더한 깊은 분석을 내린 리포트가 미국의 메이저 라디오에서 방송됐다. 김치는 이제 더 이상 한국인의 것이 아니라
인류의 유산으로 진화되고 있는 것이다.
<신토(Sinto)의 김치볶음밥 = 사진 출처: Hyunjoo Albrecht/Courtesy
of Sinto Gourmet>
※ 기사
링크: http://www.npr.org/sections/thesalt/2016/08/22/489805398/how-south-korea-uses-kimchi-to-connect-to-the-world-and-beyond
- 성명 : 박지윤[미국(LA)/LA]
- 약력 :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졸업
미주 한국일보 및 중앙일보 객원기자
현재) 라디오코리아 '세상을 보는 라디오' 진행자
http://kofice.or.kr/c30correspondent/c30_correspondent_02_view.asp?seq=12756&page=1&find=&search=&search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