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위와 원인분석> 지난달 21일의 성수대교 붕괴사고는 트러스구조물의 철구조물제작및 용접과정에서의 원천적인 부실시공과 준공이후 설계하중을 초과하는 과부하의 지속과 취약한 접합부위의 방치등 관리잘못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관계기 사 5,22,23面〉 대한토목학회 성수대교 사고원인조사반(반장 장승필 서울대교수)은 4일 오전 과학기술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성수대교사고는 시공당시 기술축적이 부족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신공법을 써 설계.시공.감리.사후관리등 전과정에서 부실을 초래하는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토목학회 조사결과에 의하면 시공상의 잘못은 이번 사고에서 맨먼저 파괴된 트러스구조물의 상현재 핀플레이트와 수직재의 용접이x자형기계식 용접이 아닌 I자형 수동용접으로 이루어져 접합단면의전부분이 용접되지 않고 가장자리 부분에서만 용 접이 이루어져 이 부분에 허용치(평방㎝당 1천4백㎏)이상의 응력(사고당시 평방㎝당 4천3백㎏추정)이 집중돼 강재의 피로균열이 가속화됐다는것이다.토목학회조사결과 이번 사고에서 찢어져 나간 수직재와 핀플레이트 용접부위에는 시공당시 용 접봉을 SW41을 써 설계서상에는 기계용접을 해야 할 부분에 수동용접을 했으며 용접시공후검사도 비흡한 것으로 지적됐다.
또 다른 시공잘못은 설계상으로는 핀플레이트의 절삭경사도를 용접부분의 응력집중을 막기위해 1대10으로 해야 하나 철구조물 제작과정에서 2.5대1 또는 3대1로 해 결과적으로 반복하중을받는 용접부위의 피로파괴를 앞당겼다는 것이다. 준공 후, 유지관리상의 잘못으로는 과적차량의 통제가 없어 설계하중인 DB18(32.4t)을 초과하는 중차량의 통행으로 이번에 떨어져 나간 게르버(GERBER)를 이루는 31개의 철골부 가운데 14개가 초과응력을 지속적으로 감당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용접등 취약한 철구조물 접합부위가 많은 트러스교의 경우20년이 경과하지 않았더라고 수시로 비파괴시험등 정밀검사를통해 상태를 점검해야함에도 이같은 관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장승필 대한토목학회 사고원인조사반 반장은 트러스트교는 한부분이 파괴도면 전체가 무너지는 구조여서 매우 정밀한 시공을 요하는 교량공법임에도 당시 국내기술진의 시공능력을 감안하지 않고 도입했고 설계및 시방서 등에서도 용접부위의 취약성을 보완할수있는 방안등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토목학회는 이번에 발표한 시공.관리상의 잘못에도 공사비및 공기의 적정여부,풍하중 설계의 적정성여부, 부식관리상태 등 이번 사고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다른 요인에 대해서도 종합적으로 검토해 연말에 최종결론을 발표할 예정이다.
성수대교 붕괴사고를 수사중인 검찰은 3일 철 구조물의 용접불량이 사고의 직접 원인인 것으로 결론지었다.
검찰은 그동안의 현장조사는 물론 절단부분을 포함한 18개 교각의 수직재에 대한 한국과학기술원 산하 한국선급과 (주)아이텍(ITEC)의 X레이및 초음파검사 결과등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우선 절단된 교량부위가 용접된 부분이라는 점을 꼽고 있다. 강재와 강재를 용접할 경우 용접부위는 용접전보다 훨씬 더 단단해지므로 하중으로 인한 균열이 붕괴의 원인이 됐다면 용접부위 바로 위 또는 아래쪽이 절단됐어야 한다는 것이다.검찰은또 절단된 수직재 부위가 속부분은 빈채 가장자리만 용 접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하고 있다.
검찰은 이와함께 상판과 철구조물을 연결하는 핀강판 아랫부분의절삭각도가 설계도와 달리 뭉뚝하게 된 것도 붕괴에 영향을 미친것으로 판단하고 있다.시방서에는 1대10으로 규정돼 있으나 실제 1대2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핀강판 두께(52㎜)가 수직재인 H빔 플랜지 부분의 두께(18㎜)와 달라 핀강판 아랫부분을 가파르게 절삭한뒤 용접하면 교량 상판의 하중이 수직재로 자연스레 전달될 수 있지만 경사도가뭉뚝해지면 하중이 아래로 내려오지 못하고 용접부 분에 집중돼 균열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검찰은 또 용접방식에서도 수직재의 핀강판과 H빔 플랜지는 세번이상 X자용접을 하게 돼 있는 시방서와는 달리 단 한차례 I자용접을 했고 그마저도 겉부분만 용접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따라서 검찰은 용접불량으로 교량하중이 아래로 내려가지 못하고용접부위에 몰리면서 수직재가 균열되기 시작했고 서울시의 보수관리 소홀로 균열이 계속 진행돼 붕괴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 붕괴된 성수대교에는 매년 겨울 제설작업을 위해 무려 8t씩의염화칼슘이 뿌려져 교량부식의 결정적인 요인이 된 것으로 밝혀졌다.이는 용접불량으로 인한 핀강판과 H빔 연결부분(플랜지)의 파단(破斷)이 1차적 원인이라는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또, 도로.교량부식에 치명적인 염화칼슘의 살포는 성수대교뿐만 아니라 다른 한강다리에도 똑같이 행해지고 있어 교량관리에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시의회 최명진(崔明鎭.민주당)의원의 요구로 서울시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성수대교관할 동부건설사업소가 93년11월22일부터 94년2월23일까지 석달동안 성수대교등 98㎞구간에 25㎏짜리 1만3천9백부대의 염화칼슘을 살포한 것으 로 드러났다. 이를 구간별로 환산하면 1㎞마다 3.5t이 살포된 것으로 통상 교량구간은 일반도로보다 약 2배정도 더 많이 살포하는 것을 감안하면 성수대교구간(1.16㎞)에는 겨울마다 약 8t의 염화칼슘이 뿌려진 것이다.
이와관련,포항제철산하 산업과학기술연구소가 93년11월 무도장내후성 교량용 강재의 개발을 위해 실시한 「교량용 강(鋼.SMA50BW)의 용접특성」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강재의 부식속도는▲염분이 투입됐을 때는 일반대기상태에서보다 20 배나 빠르고▲이때 용접부위는 일반강재에 비해 2배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따라서 염화칼슘과 같은 염분이 집중적으로 뿌려지면 용접부위는맑은 대기상태에서의 일반강재보다 40배나 빨리 녹이 슨다는 것이다. 한국건설 방식(防蝕)기술연구소 이의호(李義鎬.방식공학박사)소장은 이에대해 『만약 용접불량이 직접적인 원인이라면 붕괴는 건설직후 바로 일어나게 된다』며▲문제의 수직재 파단부분 주위가 녹물로 뻘겋게 물들어 있고▲절단면(용접부위)내부까 지 완전히 녹이 슬어있는 것으로 볼때 용접부위의 페인트가 벗겨지면서이를 통해 부식이 서서히 진행돼 용접부분이 절단되면서 붕괴가 일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李소장은 『용접부위는 그 특성상 미세한 구멍이 생길 수 있는데 도장(塗裝)이 손상되면 이 구멍을 통해 물이 스며들어 부식속도가 가속화되면서 미세균열이 발생하게 된다』며 『더구나 그것이 물이 아니고 염화칼슘과 같은 강염(强鹽)성분일 경우에는 다리의 안전에 치명적인 손상을 주게 된다』고 설명했다.따라서 염화칼슘을 뿌릴때는 그에 앞서 용접부위의 도장관리가 철저해야 하고 뿌린 뒤에는 즉시 세척을 해주어야 했다는 것이다.
서울시에는 현재 65대의 제설차가 있으나 눈이 내렸을때 주로고지대등 긴급지역에 투입하는 것이 고작일 뿐 한강교량의 경우 염화 칼슘을 뿌리고 세척도 제대로 하지않고 있다.
선진외국의 경우 교량에 대해서는 긴급상황이 아니면 염화칼슘을사용하지 않을 뿐더러 불가피한 경우에도 사용즉시 다리세척을 해주고 있다.
성수대교 붕괴사고를 수사중인 서울지검은 1일 철골 구조물 수직재 연결부위 용접불량이 사고의 선행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시공사인 동아건설과 서울시의 당시 관계자들을 소환,조사중이다.
검찰은 사고부위인 수직재 용접부분에 대한 설계도와의 정밀 대조작업,비파괴 검사결과등을 통해 수직재가 시방서와 달리 맞대기방식(I자형)으로 용접됐으며 맞대기 방식의 용접마저도 부실하게이뤄진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검찰은 또 서 울시가 성수대교철골 구조물의 용접등급을 규정보다 낮게 지정한 사실을 밝혀내고서울시 도로국 관계자들을 상대로 등급 지정경위를 조사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교량과 원자력발전소등은 용접부위의 결함이 가장적은 1등급으로 용접하도록 지정돼 있으나 서울시는 성수대교 용접등급을 건축물이나 단순 철골 구조물중 하중과 관계없는 곳등에규정되는 3등급으로 지정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또 서울시가 3등급기준에 따른 비파괴검사도 수직재등 일부에만 실시하고 나머지는 육안검사를 하는등 부실감리를 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성수대교는 사고발생 오래전부터 상판을 떠받치는 트러스 수직재가 갈라지는등 중대한 결함을 안고 있었으나 보수되지 않은채 방치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와 대한토목학회 사고원인 조사반(반장 張丞弼서울대교수)은 25일 굴절 고가사다리차를 이용,성수대교붕괴 원인에 대한 3차 조사를 벌인 결과 무너진 성수대교 5,6번 교각사이의 H빔 용접부분과 교각과 상판을 연결해주는 힌지(Hi nge.이음새)부분의 H빔가운데 길이5㎝ 가량의 균열을 발견했으며 이 균열은 오랫동안 보수되지 않은채 방치된 사실을 확인했다.
또 조사반은 상판밑 트러스(철구조물)의 상현재(가로빔)와 수직재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아이바(Eye Bar.구멍이 뚫려볼트가 들어가게 돼 있는 일종의 너트)도 허용치 이상으로 기울어져 있어 시공당시 설계된 하중을 견뎌내기가 어 려웠을 것으로진단하고 이 아이바의 처짐현상도 보수되지 않은채 방치돼온 사실을 밝혀냈다. 張교수는『폭 48㎝의 H빔 가운데부분의 약 10분의1가량이 녹이 슬고 금이 가 있었으며 철재 아이바가 하중을 견디기에는 지나치게 기울어져 있음을 육안으로 확인했다』고 말해 장기간 트러스수직재에 대한 점검과 보수가 전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張교수는 또『이같은 균열현상등 하자부분이 다른 빔에서도발견될 가능성이 높아 교량전체에 대한 정밀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명지대 토목공학과 박영석(朴英錫.41)교수는『이날 무너져 내린 부분과 무너져 내리지 않은 부분의 이음새에 대한 조사를 벌인 결과 철구조물이 부식되고 균열현상이 심각해 붕괴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조사반은 26일 오전 캘피러, 크랙경 등 비파괴 검사기를 이용해 아이바의 정확한 기울기 등을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