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왜 종교인가? ---------------- 행복연구센터장 최인철 종교를 연구 대상으로 삼는 것은 과학자들에게 다소 불편한 일이다. 심리학자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K. I. Pargament의 표현대로“종교야말로 모든 현상들 중에서 가장 인간적인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을 연구하는 많은 심리학자들이 애써 종교를 외면해왔다. 종교는 과학적 연구의 대상이 아니다는 신념에서부터, 자신이 과학 정신보다는 신앙과 감정에 의해서 움직이는 3류과학자로 오해될 수도 있다는 불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유들이 종교에 대하? 연구를 타부시 해왔다. 그러나 인간의 행복과 삶의 질을 연구하는 분야에서 종교는 더 이상 금기의 주제가 아니다. 종교가 행복에 미치는 힘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종교는 개인의 정신 건강과 신체 건강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개인의 장수(longevity)에도 영향을 준다. 도대체 종교의 이러한 힘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크게 다음의 4가지를 통해서 종교는 우리의 삶에 영향을 준다. 첫째, 종교는 양질의 사회적 지지를 제공해준다. 타인과 주고 받는 정서저? 지지는 인간의 행복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종교는 같은 종교 활동을 하는 사람들과의 네트워크 형성을 통해 사회적 지지의 규모를 확장시켜 준다. 뿐만 아니라, 그들을 통하여 역경과 고난의 시간에 양질의 사회적 지지를 받게 해준다. 두 번째, 종교는 사람들에게 체계적인 세계관을 제공해 준다. 혹자는 이를 Sense of Coherence라고 부른다. 불안하고 불확실한 세상에 대하여 의미있는 해석과 설명을 제공해주는 것이 종교이다. 그래서 사람들로 하??금 고난과 우연 속에서도‘의미’를 발견하게 하고, 자신의 삶이‘설명과 예측이 가능한 곳’이라는 확신을 심어준다. 세 번째, 종교는 삶의 질을 향상시켜주는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제공해준다. 예를 들면, 대부분의 종교에서는 자신의 몸이 성전이라고 가르친다. 따라서 건강에 해로운 행위들은 금지하고, 건강에 득이 되는 행동들은 구체적으로 가르친다. 신체 건강이 자연스럽게 좋아지는 이유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종교는 삶에 일정한 구조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기독교인들은 일요일에 교회를 간다. 어떤 이들은 수요일과 금요일에도 가며 새벽에도 간다. 그들의 삶이 교회를 중심으로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삶에 구조가 존재한다는 것은 언제나 긍정적이다. 종교의 힘은 이들 외에도 더 많이 있다. 그러나 적어도 위의 4가지가 종교가 인간의 삶의 질에 영향을 행사하는 방법임은 분명하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반드시 종교를 가져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뿐만 아니라 종교가 위에서 언급한 실용적인 ???적만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종교에는 그 이상의 궁극적인 가치가 존재한다. 종교와 행복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이유는 종교인들은 자신의 종교에 대해서 더 감사해야 하며, 비종교인들은 종교가 제공하는 4가지 혜택을 대신 제공해 줄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서이다. ? ------------------------------ 종교를 통한 ‘의미의 발견’ ------------------------------ 행복연구센터 _민보라 종교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의미를 제공하는 일이다.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삶이 의미없는 삶이고, 자살을 하는 사람들이나 삶의 의욕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이 “살아도 의미가 없다”인 점을 고려한다면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의미 발견은 역경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특히 빛을 발한다. 결코 빠져나올 수 없을 것 같은 역경의 터널을 지나오게 만드는 힘은, 그 역경 속에 숨겨져 있는 의미를 발견하고 자신이 성장했다는 느낌을 갖는 것이다.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그 이유를 파악하게 되었을 때, 바로 그 때 사람들은 역경에서 벗어날 수 있는 힘을 발견하게 된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고난을 성공적으로 극복하는 사람들의 글 속에는 “because” “since”와 같은 단어들 “, I see” “I believe”와 같은 표현들이 등장한다고 한다. 혼돈과 허무 속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표현들이다. 종교가 바로 그런 “because” 와 “since” 의 역할을 하고 “I believe” “I see”에 해당하는 해법을 제공해준다. 종교는 상식으로는 설명되기 어려운 것들에 대한 설명을 제공한다. 그리고 자신의 존재 이유에 대한 답을 제공 2005년, 코네티컷 대학의 Park교수는 최근 1년 안에 가까운 사람을 사별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종교와 사벼? 후 적응의 관계에 대해 연구하였다. 연구 결과, 종교를 가진 사람들은 평소 신에 대한 믿음과 비극적 사건 사이의 간극을 더 크게 느끼기 때문에 사별 직후에 종교가 없는 사람들보다 더 큰 고통을 느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종교를 가진 사람들은 현실을 도피하거나 강박적 사고를 경험하는 경우가 더 적었다. 그 원인을 분석한 결과, 단순히 종교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보다는 종교를 통해 스트레스와 고통의 경험에서 긍정적인 의미를 도출해내는 ??정이 핵심에 있었다. 다시 말해, 종교를 통해 고통스럽고 비극적인 사건에서도 인생의 의미를 깨닫고, 나아가 스트레스에 대항할 수 있도록 성장할 기회를 갖는 것이 종교 생활의 큰 이점이다. 그러나 종교가 비단 개인에게만 의미 부여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공동의 무리에게 닥쳐 온 고난 속에서 의미를 찾고 극복할 방법을 모색하게 하는 힘도 종교에서 나온다. 예를 들어 미국의 9.11 테러 직후에 미국 내 수많은 지역에서 대규모의 종교 활동이 대폭 증가했다. 개인뿐만이 아니라 공동체 역시 종교로부터 의미 탐색의 활로를 찾는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종교가 인간에게 도움을 주는 장점들 중에서 개개인 및 사회가 삶의 의미를 생각하고 적응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한다는 사실이 가장 본질적이고 영속적인 신앙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종교를 갖는 많은 이유들과 반대로 종교를 갖지 않는 많은 이유들이 상존하지만, 특정 교리나 신의 종류에 상관 없이 위와 같은 힘을 주는 존재라면 기꺼이 받아들이고 실천할 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의미를 통해 더 행복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참고논문> How to Leverage Affiliate Relationships to Create Content --------------------------------------- 종교를 통한 ‘사회적 지지의 확장’ --------------------------------------- 행복연구센터 _김주미 종 교, 심리, 사회, 의학 분야에서 이루어진 많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종교를 갖고 활발히 종교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산다고 한다. 한 가지 설명은, 종교 활동을 통해 사회적인 지지와 도움을 더 많이 받게 되고 결과적으로 사람들이 더 건강하고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사회적인 지지와 도움을 받는다. 일상 생활의 사소한 일에서도 사회적인 지지와 도움을 큰 힘이 되지만, 삶의 큰 문제에 봉착했을 때 주변 사람들이 건네는 격려와 지지는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큰 힘이 되곤 한다. 이러한 지지와 도움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얻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대인 관계가 활발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더 건강하고 행복한 경향이 있다. 그리고 종교는 이러한 사회적인 지지와 도움을 얻을 수 있는 훌륭한 환경을 제공한다. 실제로 미국에서 이루어진 한 연구에 따르면, 교회 참석률이 높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더 자주 사람들과 통화하고 직접 만나는 일도 더 잦다고 한다. 그 뿐만이 아니라, 교회 활동을 활발히 하는 사람들은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에도 도와달라고 부탁할 수 있을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았고 또한 그들로부터 많은 사랑과 보살핌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연구에서는, 인터뷰한 노인들의 80%가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들이 교회 사람들이라고 대답하였다. 종교가 구성원들 간의 접촉과 유대감을 통해 사회적인 지지와 도움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종교는 또 다른 방법으로 사회적인 지지와 도움을 제공하기도 한다. 종교와 결혼 간의 관계를 살펴본 연구들에 행복은 크게 보면 관계의 문제이다. 좋은 사람과의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면 그곳이 바로 천국이고, 불편한 사람과 불편한 관계를 맺고 있으면 그곳이 바로 지옥인 것이다. 유명한 철학자 사르트르의 말처럼 지옥이 다른 사람(Hell is other people)이듯이 천국도 다른 사람인 것이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이 시사하는 바는 특정 종교가 더 우월하다든가, 종교를 가지지 않으면 불행해진다든가 하 종교가 있든 없든, 살아가면서 주위에서 받게 되는 따뜻한 격려와 지지를 소중히 하고 우리 역시 사랑하는 사람에게 관심과 사랑을 아끼지 않는 마음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 <참고논문> ----------------------------------------------- ‘종교 자체보다 건강한 종교관이 더 중요’ ----------------------------------------------- 행복연구센터 _김경미 종교의 힘은 강력하다. 역사를 들여다보면, 종교는 한 나라를 움직이기도 하였고, 대중에게 경외감과 두려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으며, 전쟁과 평화를 일으키기도 하였다. 이렇듯 종교는 사회적으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러나 종교의 힘은 사회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종교의 힘은 개개인들의 삶에도 위력을 발휘한다.
종교인들은 비종교인들에 비해서 ? 오래 산다. 이처럼 종교가 우리의 삶과 정신에 큰 영향을 준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점은종교 자체보다 어떤자세로 종교생활을 하느냐 이다. 역경에 직면하였을 때 역경을 통하여 궁극적으로 자신이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고난을 해결하는 과정에 신이 나와 함께 한다는 동행 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신이 나를 사랑한다는 믿음으로 편안함을 구하고, 종교적 행동을 통해 영적인 정결함을 추 만일 현재의 고난을 신의 처벌로 보거나, 현재의 어려움을 신이 다 해결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신의 도움을 구하기보다는 자기 중심적으로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게 되면 종교의 긍정적인 효과는 나타나기 어렵다. 종교 자체보다 건강한 종교관이 핵심인 셈이다. ? /Center for Happiness Studies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심리과학연구소 행복연구센터 |
출처: 마음의 정원 원문보기 글쓴이: 마음의 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