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화천군은 한 달 살기와 철원군 야경투어로 접경지 활력 돋운다.
문화일보, 이성현 기자, 2024. 04. 26.
비무장지대(DMZ)를 접하고 있는 강원 접경지역 지방자치단체가 인구 감소로 지역소멸 위기에 처한 가운데 특화 관광자원 조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항구와 호수, 빈집, 국가 등록문화재 등 지역 특화자원을 활용해 관광객 유치와 한 달 살기, 청년 사업가·예술가 정착 지원 등으로 쇠퇴하는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각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관광 상품을 개발하기보단 DMZ라는 정체성을 바탕으로 협력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좀 더 좋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4월 26일 강원도에 따르면 도는 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 등 접경지역 5개 지자체와 함께 올해부터 오는 2026년까지 182억 원을 투입해 접경지역 특화사업을 추진한다. 철원군은 2025년 말까지 36억 원을 투입해 국가 등록문화재 제26호인 승일교와 주변 관광지를 연계해 ‘야간 미디어아트 로드’를 조성한다. 승일교는 1948년 8월 북한이 착공한 후 1958년 12월 3일에 남한이 완공했다. 철원군이 6·25전쟁 이전에는 북한 지역에 속했으나 휴전 후 남한 영토로 들어오면서 벌어진 일인데 분단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교량이다. 군은 고석정 꽃밭∼승일교 진입로 680m 구간에 야간 경관 거리를 조성하고 조형물과 편의시설을 확충한다. 이어 내년에는 승일교에 경관 조명을 설치할 계획이다.
동해안 최북단 고성 대진항에선 올해부터 2026년까지 총사업비 48억 원을 투입, 명소화 사업이 진행된다. 고성군은 대진항에서 만나볼 수 있는 등대, 바다, 문어, 일출, 밤하늘을 지역을 상징하는 대표 자원으로 설정하고 각 자원에 의미를 부여해 마을에 정체성을 입히는 작업을 진행한다. 올해는 대진등대 관사와 등탑을 활용해 휴식과 체험을 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화천군은 고 이외수 작가의 작업실이 있던 상서면 감성마을을 올해 말까지 체험·치유형 생활거점으로 조성한다. 마을 강당, 숙박시설을 비롯한 유휴 시설을 활용해 외지인 한 달 살기와 예술가 정착 지원 프로그램 운영 등을 검토하고 있다. 청년 사업가와 예술가들이 지역에 방치된 빈집을 리모델링해 문화복합공간과 특색 있는 사업장 등으로 운영하는 정책도 추진된다. 도는 우선 올해 철원에서 빈집 2곳을 선정해 지원하고 2028년까지 도내 5개 접경지역 전역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밖에 인제는 남면 빙어호 일원에 온실식물원, 숲속놀이터 등 체험시설을 갖춘 소양호 자연생태공원을 조성하고 양구는 고려시대 말부터 백자를 만들기 시작해 유명해진 백토마을의 공원화 사업을 추진한다.
유기준 상지대 융합관광기획학과 교수는 “한정된 자원을 경쟁적으로 개발하기보다 각 지자체가 DMZ라는 통합 브랜드 아래 서로 보완적인 방향으로 협력해야 시간과 예산 낭비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화일보 이성현 기자의 기사 내용을 정리하여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