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유산균이 최근 고혈압, 당뇨병, 피부병 등에도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멀티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유산균, 제대로 효과 보려면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할까?
유산균, 제대로 알고 먹기 유산균은 장내에 약 100조 마리가 살고 있고, 현재 500여 종이 발견됐다. 이 중 식품에 이용되는 유산균은 20여 종이다. 유산균의 기본 역할은 유산을 생성해 유해균의 활동을 억제하고, 장의 연동운동을 정상으로 유지하게 도와 변비나 설사를 예방하는 것이다. 최근 많은 연구를 통해 다양한 유산균의 효과가 밝혀지고 있다.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주성 교수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앓고 있는 성인 73명을 두 군으로 나눠, 8주간 1군은 약 130억 마리의 유산균을 하루 세 번 복용하게 하고, 2군은 유산균이 없는 가짜약을 복용하게 한 결과, 1군이 2군에 비해 복통.복부팽만감 등 증상이 완화됐다. ‘증상이 가장 심할 때’는 100점, ‘증상 없음’은 0점으로 봤을 때 1군은 평균 85.6점 감소했고 2군은 51.9점 감소했다.
유산균의 하나인 프로바이오틱스의 효과 또한 최근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영국 임페리얼대학 니콜슨 교수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2008년 1월 호에 ‘프로바이오틱스를 먹으면 소장에서 지방흡수를 돕는 담즙산의 기능이 약화되어 결과적으로 비만을 예방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헬싱키대학 약대 연구팀은 ‘프로바이오틱스가 고혈압 환자의 혈압을 낮춘다’는 연구결과를 <미국고혈압저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고혈압 환자 94명에게 10주간 유산균 발효유를 마시게 한 뒤 혈압을 측정했더니 수축기 혈압 4~5mmHg, 확장기 혈압 1.8~2.5mmHg가 떨어졌다’며 ‘이 정도만으로 뇌졸중 발생률 10~13%, 심근경색 발생률 7% 정도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덴마크 아후스대학병원 연구팀의 연구결과에서는 매일 200mL씩 6주간 프로바이오틱스가 든 유산균 발효유를 먹인 남성의 총 콜레스테롤과 몸에 해로운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DL)이 현저히 감소했다. 일본 가와이유산균연구소는 ‘당뇨병에 걸린 쥐에게 프로바이오틱스 음료를 80일간 투여한 실험에서 보통 쥐보다 혈당수치가 37~39% 낮아졌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 밖에 최근 학계에 보고된 유산균의 효능은 면역력 강화, 비타민 생성, 간 보호, 아토피 증상 개선 등이다.
유산균 제품, 제대로 고르기 좋은 유산균의 중요한 요건은 ‘생명력’이다. 유산균을 섭취하면 강한 위산 때문에 대부분 위에서 죽고 30~40%만이 장에 도착한다. 유산균은 장에서 비로소 제 기능을 발휘하기 때문에 최대한 장까지 죽지 않고 가는 것이 관건이다. 그렇다고 죽은 유산균이 전혀 필요 없는 것은 아니다.
경희대 약대 김동현 교수는 “죽은 유산균은 살아 있는 유산균의 먹이가 돼 유산균의 활성을 돕는다. 몇몇 회사에서 출시한 코팅 유산균 제품도 좋지만 음료에 더 많은 양의 유산균을 넣어 장에 도착하는 수를 늘리는 것이 좋다. 유산균이 장에 머무는 시간은 길어야 3~7일이다. 효과를 기대한다면 지속적으로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산균의 효과를 제대로 거두려면 유산균의 수도 중요하다. 전문의들은 일반적으로 하루 20억~100억 마리의 유산균을 섭취해야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유산균 발효유에는 보통 1mL당 1억 마리의 유산균이 들어 있으며, 150mL 한 병을 마시면 150억 마리의 유산균을 섭취할 수 있다. 마시는 것보다 떠먹는 형태의 제품에 유산균이 더 많다. 유산균 건강기능식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청 기준상 낱개당 최소 1억에서 최대 100억 마리의 유산균을 함유해야 한다.
건강기능식품으로 출시된 유산균 제품 중 캡슐이나 알약 형태에는 1개당 10억~50억 마리가 들어 있으며, 하루 2~3번 섭취하는 제품이 대부분이다. 에스더클리닉 여에스더 원장은 “우유를 잘 소화하지 못하거나 장염을 앓고 회복된 지 얼마 안 된 사람은 발효유보다 건강기능식품을 통해 유산균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발효유는 1병에 100~150kcal의 열량이 있어 비만인 사람에게는 건강기능식품 형태의 유산균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프로바이오틱스가 많이 들어 있는 대표적인 음식은 김치다. 담근 지 15~20일 지나 적당히 익은 김치에 가장 많다. 살아 있는 생균(生菌)의 효과가 더 좋으므로 찌개나 볶음요리보다 생김치를 그대로 먹는다. 소.말.산양처럼 포유동물의 젖을 살균, 발효시켜 만든 ‘유산균 발효유’는 대표적인 프로바이오틱스 식품이다.
유아용 분유에도 프로바이오틱스가 많이 함유돼 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판매허가를 받은 유산균 제품은 모두 344종으로,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받은 유산균 제품은 인터넷 건강 쇼핑몰, 약국, 건강기능식품 전문 매장 등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를 항생제와 함께 섭취하면 효과가 떨어진다. 유산균은 산이 강해 치아 표면이 부식될 수 있으니 먹은 뒤엔 물로 입을 헹구거나 30분 뒤에 이를 닦는다. 대부분의 유산균 발효유에는 과당이나 설탕이 함유돼 있으니 당뇨병 환자는 다른 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은 플레인요구르트를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