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를 닦다
임병식
옛날 신라시대 솔거라는 화가가
황룡사 벽에 그림을 그렸는데
새들이 날아와 앉으려다
벽에 부딪혀 떨어졌다고 한다.
나도 잠시 그 벽 쪽으로 기울었다.
거실 한가운데 서서
햇살이 스며드는 걸 보고 있다가
아래를 내려다보니
소파 한쪽이 어두웠다.
걸레를 들다 멈춘다.
먼지가 아니라
창틀이 만든 낮은 그늘이었다.
나는 닦지 않은 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빛과 그림자는
이미 같은 자리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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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2
그림자를 닦다(수필)
청석 임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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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4.18 11:0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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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림자는 사각의 틀에 갇힌 도시의 단면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반면에 그늘은 소유권조차 모호한 자연의 혜택이라 여겨집니다 그림자가 먼지인가하여 닦으려다 멈춰 서신 정경에는 왠지 침묵이 함께할 듯합니다
유리창에 비친 빛과 그림자를 통해서 詩가 되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