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자 : 2017.07.22(토)
2. 날씨 : 매우 흐리고 높은 습도, 오후에 갬
3. 산행구간 : 갈령 → 형제봉 → 피앗재 → 천왕봉 → 문장대 → 밤티재 (→ 늘재)
4. 산행거리 / 소요시간 : 16km / 8시간 30분
이번 구간은 원래 지난 4월 22일에 마친 부항령 이후 구간을 가야 하지만, 국립공원의 산불방지기간과 겨울에 강원도 지역 산행을 피하기 위해 당분간은 이번 구간부터 진행한다고 한다.
7월 20일 경이면 장마가 끝날 때가 됐는데, 장마가 늦게 시작한데다 아직 비를 뿌리는 곳이 많다. 장마가 아직 끝나지 않은 관계로 글을 쓰며 날씨 이야기를 먼저 쓰게 된다. 이번 구간도 오후에 소나기가 예상된다고 했는데 오히려 오후에 맑아져 날씨가 좋아졌다.
비가 내리진 않았지만 습한 날씨에 구름이 잔뜩 끼여 있는데다 바람도 불지 않아 산행하기는 어려운 날씨이다.
갈령에서 시작하고 얼마지나지 않아 땀이 온 몸을 적시는데, 형제봉 부터는 흐르는 땀을 주체 하기가 힘들었다. 바람이라도 좀 불면 좋을텐데 가끔씩 약하게 부는 바람은 별 도움이 안되고 높은 습도는 쉽게 지치게 만든다. 그래도 문장대를 지나서는 능선으로 올라오는 바람이 좀 시원해졌다. 구름이 많이 끼여서 조망은 볼 수 없었지만 중복에 땀은 차지게 흘렸다.
속리산의 멋진 조망은 다음 기회에 한번 더 보기로 하고, 문장대에서 밤티재 사이의 접근하기 어려운 곳을 잘 마친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산행이었다.
갈령에서 백두대간 능선을 지나 형제봉까지는 오르막 구간이지만 초반이라 그리 힘든 줄을 모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습도가 높아 형제봉에 오르는 것만 해도 지치기 시작한다.
형제봉 이후 천왕봉 오르막까지는 평범한 몇 곳의 높지 않은 봉우리를 오르내리지만 높은 습도와 바람이 불지 않아 쉽게 진행하지는 못했다. 천왕봉 오르는 길은 급경사가 이어지는데, 고도차 때문이 아니라 높은 습도 때문에 힘들게 올라야 했다.
천왕봉은 옛날(?)에는 천황봉으로 불렸는데, 언제부터인가 천왕봉으로 불리고 있다. 아마 일제의 잔재이거나 일본 냄새가 나는 단어를 없애는 것이리라.
천왕봉 이전에 몇 분이 중간에서 하산하시고, 천왕봉에서 몇 분은 화북지역으로 하산 하신다고 한다. 이번 구간도 역시 후미가 되었다. 무더위 때문에 천왕봉에 도착하는 시간이 예상보다 1시간 늦어졌다.
늘재까지 가기 위해 속도를 내어 걸으니 곧 신선대에 다다르고 이 곳에서 다른 분들을 만났다. 천왕봉에서 문장대까지 빠르게 걷다가 조금씩 뛰다가 하다보니 체력이 급속히 떨어진다. 신선대까지 정신없이 오다보니 신선대에서 사진을 남기지 못했다. 부족한 식수를 채우기 위해 생수를 사고, 간단하게 초코파이 한 개 먹는 사이에 다시 출발한다.
경사를 내려와 다시 힘들게 계단을 올라서 걸으니 문장대가 나타난다. 힘이 들어 문장대 아래에서 한참을 쉬다가 간다. 문장대에 올라 사진만 찍고서는 이번 구간 중 가장 어려운 곳인 밤티재 하산 코스로 간다. 무더위 때문인지 산객들도 많지 않아서 시선을 무시하고 출입금지 구간으로 빠르게 들어선다. 바로 헬기장을 지나고 감시 카메라를 좌측으로 돌아서 내려간다.
잠시 후 첫번째 바위구간인 좁은 통로가 나타난다. 배낭을 벗어 겨우 통과하고 나니 이어서 급경사 바위 구간 들이 연이어 나타난다. 진행하기 어려운 곳이므로 온 몸을 사용하여 조심스럽게 바위 구간을 지나고 나니 별로 힘이 남지 않았다. 바위 구간을 지나면 이후는 계속 내리막 숲길이 계속된다. 내리막임에도 더위 때문에 몇번을 쉬면서 간다.
밤티재 가까이 와서는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할 것 같아 밤티재에서 이번 구간은 종료하기로 한다.
밤티재에서 늘재 까지의 짧은 구간은 숙제로 남길 수 밖에 없었다.
(08:35) 대전에서 출발하여 휴게소에서 한 번 쉬고도 1시간 반만에 갈령에 도착한다. 대전에서 가까운 거리라서 출발시간이 빠르다.
상주시 화북면 주변에는 전란. 질병. 기근 등 이른바 삼재(三災)가 들지 않는다는 십승지(十勝地)의 땅 우복동(牛腹洞)이 있다고 한다. 우복동은 암소의 배 처럼 편안하고 사람이 살기 좋다는 곳이라는데, 우복동이 바로 화북면이라고 믿고 있다.
갈령 비석과 함께 갈령도로개통기념비가 서 있다. 옛날 갈령도로를 개통하고 기념으로 세운 비 인것 같은데, 이제는 갈령 아래로 갈령 터널이 뚫려 이 도로는 차량 통행이 뜸해졌다. 오래된 기념비 처럼 세월은 무상하게 흐르고 있다.
얼마 오르지 않아 조망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뒷쪽으로 보이는 산은 청계산 두루봉 인듯하다.
속리산 답게 커다란 바위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08:50) 첫번째 나타나는 조망바위. 잠시 올라 전망을 보고 내려온다. 아직은 구름이 많더라도 조망이 많이 막히지는 않았다.
조망바위에서 바라보면 화북면 방향이 보이고 저 멀리는 다음 구간인 대야산 능선이 보인다.
산길은 약간 가파르게 오르지만 아직은 힘들지 않다.
(09:08) 출발한지 30여분 만에 갈령 삼거리에 올라왔다. 접속구간이 끝나고 이제 부터 대간 능선이 이어진다.
(09:26) 갈령삼거리에서 20여분을 진행하면 형제봉에 도착한다.
형제봉 정상의 바위.
천왕봉 방향으로는 구름이 많아 천왕봉이 살짝 보인다. 오늘은 속리산의 멋진 암봉들을 보기 힘들게 생겼다.
(09:36) 계속 이어진 능선과 곧 올라야 할 봉우리가 보인다.
(10:00) 살짝 암봉을 오르는 맛을 보여주고 있다.
(10:06) 작은 봉우리를 내려서면 피앗재에 다다른다. 천왕봉이 5.6km 남았는데, 계획대로 라면 12시 쯤이면 천왕봉에 도착해야 하는데 ...
(10:22) 피앗재 이후로는 한참동안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땀이 온 몸을 적시고 있지만 아직은 경사가 별로 없어 무난하게 진행한 편이다.
이제 조금씩 고도를 높여간다. 다음번 봉우리가 살짝 높아 보인다. 힘이 슬슬 빠지기 시작하는 모양이다.
(10:40) 어느 무명봉을 지나고 나서 ...
편안한 산길이 계속 이어진다.
(11:02) 한 봉우리를 오르는 중에 멀리 천왕봉과 이어진 능선이 선명하게 보인다.
좀 더 능선쪽으로 돌려본다.
(11:10) 나무 사이로 천왕봉으로 이어진 대간 능선이 보인다.
(11:33) 다시 작은 봉우리를 지나고 있다.
(11:35) 갑자기 나타난 급경사 하산 길. 사실은 오른쪽의 바위를 우회하는 길이다. 내리막을 좀 내려가다가 오른쪽 바위가 이어진 능선으로 올라야 한다.
(11:38) 급경사를 오르내리고 다시 나타난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11:38) 천왕봉 오르막을 시작 하기전에 있는 전망바위에서 남쪽을 볼 수 있다. 가장 멀리 흐리게 보이는 곳이 구병산이고, 아래쪽 계곡은 만수계곡이다. 계곡이 참 깊게 생겼다.
(12:20) 보이는 소나무도 멋있게 보이기 시작한다.
가끔씩 피어있는 원추리.
(12:50) 본격적으로 천왕봉 오름이 시작된다. 이때 까지 땀은 많이 흘렸지만 길이 평탄한 편이라 견딜만 했는데, 천왕봉 오르막 부터는 바닥이 축축하게 젖어 있어 습도가 너무 높아 힘이 많이 든다.
(12:58) 천왕봉 오르기 직전에는 산죽 사이로 길이 나 있다.
(13:00) 오후 1시 정각에 천왕봉에 도착한다. 습도가 높은 무더운 날인데 바람도 불지 않아 급경사 오르막이 상당히 힘들었다.
전에는 천황봉으로 불렸는데 이제는 천왕봉으로 고쳐부르고 있다.
천왕봉에서 산악회 몇 분이 하산하신다고 한다. 나도 마음 같아서는 문장대에서 하산 싶지만, 문장대 까지는 오르내림이 심하지 않고 또 문장대 이후는 내리막이므로 참고 가기로 한다.
후미라 하산 시간을 맟추기 위해 문장대까지 다시 빠르게 걷는다. 지친 상태에서 빠르게 걸으니 힘이 금방 빠져 버린다.
천왕봉에 오르니 오히려 구름이 더 심해져 버린다.
입석대와 이어진 능선만 겨우 보이고 있다.
아래 쪽 법주사 방향도 구름이 가려버렸다.
(13:23) 석문을 지나고 ...
(13:28) 도롱뇽 바위. 다행히도 사진 찍는 위치를 잘 잡았다.
(13:33) 고릴라 바위는 애기 고릴라만 찍혔다.
(14:13) 신선대는 힘들게 도착해서 생수 챙기고, 화장실 다녀오고, 초코파이 하나 먹고 하는 사이에 모두들 다시 출발하고 있어서
사진을 찍을 생각을 못했다. 물을 얼려서 충분히 가지고 왔는데도 모자라는데, 다행히도 신선대가 있어서 생수를 보충했다.
앞쪽으로는 문장대가 곧 보일 듯 하다.
하산 할 방향으로는 구름에 가려 보이지가 않는다.
(14:28) 문장대 입구에 도착했다. 토요일 인데도 더워서 그런지 산행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비탐구간을 가야하는 우리로서는 다행이다.
(14:35) 문장대 오르기 전에 있는 바위에서 한참을 쉬다가 간다. 밤티재로 내려가는 입구는 문장대 표지석 바로 옆에 있는 출입금지 표지판 옆으로 가면 되지만, 여기 문장대 오르기 전에 있는 출입금지 표지판으로도 가도 된다. 대간길 입구는 많이 다닌 듯 길이 잘 나 있다.
(14:40) 문장대에 올라 시원하게 바람을 쐬고 하산 준비를 한다.
문장대 계단 옆에 있는 출입금지 표지판으로 빠르게 들어간다. 다행히도 주위에는 산행하는 사람이 몇명 밖에 없었다.
(14:44) 들어가자 마자 나타는 헬기장을 가로 질러 숲으로 들어간다. 아직은 마음이 조마조마 하다.
헬기장을 지나 잠시 후 나타나는 감시카메라는 옆으로 우회하여 내려간다.
(14:52) 감시 카메라른 지나면 나타나는 커다란 바위.
옆으로 돌아가니 바위 사이로 길이 나 있다. 배낭을 벗고 허리를 숙여 겨우 통과한다.
(14:56) 그 다음은 급경사 내리막 길. 한명씩 진행할 수 밖에 없는 구간이다.
바위 틈에서는 산수국이 한창 꽃을 피우고 있다.
(15:00) 양팔 힘으로 버티며 좁은 틈을 다시 통과하고...
지나는 길에 이런 바위도 있다.
(15:05) 한 봉우리를 올라서니 내려갈 능선이 보인다. 아직 바위 구간이 많이 남아 있고, 급경사로 내려가는 능선이 긴장하게 만든다.
문장대 위에서 보던 능선을 옆에서 보게 되었다.
(15:07) 넓직한 바위 구간을 지난다.
(15:10) 이번 구간에서 가장 어려운 곳이 아닐까 싶다. 10여 미터 아래로 내려가야하는 직암벽 코스이다.
(15:15) 이번엔 바위 위를 잘 걸어야 한다. 바위 아래로는 틈이 무척 깊다.
지나온 바위 계곡.
(15:20) 잠시 평평한 바위에서 한 숨을 돌리고, 멋진 조망을 즐긴다.
다음 번에 올라야 할 청화산이 구름 속에 흐리게 보인다.
(15:50) 다시 한번 줄타기를 해야 하고 ...
이제 부터는 큰 위험 구간은 없다. 급그래도 경사 내리막은 계속된다.
우뚝 선 바위를 보며 진행한다.
(16:23) 방금 전 우뚝 선 바위를 우회하도록 길이 나있다. 전망을 보고 내려오는 분도 계신다.
멀리 백악산이 보인다. 다음 번 구간에서 올라야할 청화산은 오른쪽에 있는 봉우리이다.
(16:40) 바위 옆으로 난 급경사 길을 내려오면 ...
(16:45) 작은 봉우리가 나타나고 이제 바위 구간도 모두 끝났다. 지금 부터는 조망도 별로 없고 계속 숲속으로 하산한다.
하산 길도 꽤 길어서 몇 번을 쉬다가 간다. 이젠 물을 너무 많이 마셔서 오히려 몸이 좋지 않다
(16:50) 밤티재에 거으 내려오면 동물이동을 위한 생태통로가 만들어져 있는데, 정식 대간길은 생태통로 위를 지나지만 동물 이동을 감지하기 위한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어서 오른쪽 작은 능선을 따라 내려온다.
(17:00) 생태통로 직전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오면 통신기지국과 전봇대가 있는 곳으로 나오게 된다.
여기는 리본도 달려있지 않아 이곳으로 진입할 때 조심해야 할 듯하다.
숲속에 작은 도랑이 흐른다. 간단하게 세수는 할 수 있을 정도이다. 비가 온지 얼마되지 않아서 물이 있는 듯하다.
밤티재로 내려서면 바로 맞은 편에 출입금지 표지판이 있다.
오늘 구간은 늘티재까지 이지만 습도가 높은 무더위로 인해 체력이 바닥나고 말았다. 아쉽지만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기로 한다.
밤티재에서 늘티재까지 짧은 구간만 남겨 놓는다는게 마음에 걸리지만 여기서 끝내는게 맞을 것 같아 마음을 접는다.
다음에 구간을 마쳐 채워야 한다면 갈령부터 다시 시작해 속리산의 멋진 조망을 다시 한 번 보고 싶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어여가자 대장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다 못가서 아쉽지만 체력이 되는 만큼만 가야겠지요.
다음 구간은 천천히 걸으며 완주해야 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더위에 수고하셨습니다.
밤티재에서 산행종료 하셔서 아쉬움이 있겠지만
잘하셨습니다.
본인의 컨디션에 맞게 산행하셔야 합니다.
다음 구간도 난이도가 있으니
컨디션조절 잘하셔서
산행 하세요.
다음구간에서 뵙겠습니다.
아쉽지만 문장대 이후 비탐 구간 간 것 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다음 구간이 살짝 걱정되지만 체력 안배를 잘해야 겠지요.
언제나 감사합니다.
라파님~ 시간이 흘러서 대간 이야기할때 이구간도 좋은추억으로 남을 구간이라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 탈출도 산행에서 중요한부분 이라는것을 배우고 가네요
정성스레 담으신 멋진후기.. 잘보고 갑니다~^^
무지 고생했으니 추억거리가 되겠지요.
못 다한 것은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산 앞에서는 항상 겸손해야 겠지요.
감사합니다.
라파님 고생하셨어요
완주못한 아쉬움이 많이 남으셨겠지만 워낙 습도도 높고 문턱에서 돌아서기 쉽지 안았을것같애요
고생허셨어요
블루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저 보다 아쉬움이 더 하실텐데 ... 숙제가 더 생겼으니 좋지요 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