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흥도 세월 제주도 겨울일기 21. 용인 한국민속촌보다 백배나은 제주민속촌

[황순재]

어제 갑자기 용인에서 어떤 부모님이 방문한다고 연락이 와서 오늘 오전은 그 분 만나느라 나가는 시간이 지체되었습니다. 아침 8시 비행기로 온다고 하는데, 제주공항에 도착해서 차빌리고 성산까지 오면 12시. 이야기 좀 나누다보니 벌써 1시반. 서둘러 우체국가서 택배 보내고나니 2시. 우체국가는 일은 평일이라면 거의 매일입니다.

시간이 늦어버려 오늘은 계획을 바꿔서 제주민속촌을 가보기로 했습니다. 표선 쪽을 걷고싶은데 올레길 노선도 확인할겸 겸사겸사 표선에 위치한 제주민속촌을 가서 구경도 하고 걷기도 하고 딱 일듯 합니다.

제주민속촌 입장료가 싸지는 않으나 매일 공짜구경에 공짜자연누림에다 공짜화장실 사용 등등 매일 공짜가 너무 많아 가끔 입장료도 내야 제주도에게 덜 미안합니다. 며칠 전 동창이랑 산굼부리갔을 때도 입장료를 냈으니 정기적으로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면 좋습니다.

제주민속촌은 아직도 이것저것 꽃이 만발 중입니다. 표선이 제주도 동남쪽이긴 하지만 이렇게 꽃들이 겨울에도 쌩쌩하다니 신기합니다. 낙엽보다는 울긋불긋 색깔과 초록색이 너무 대세라서 계절을 잊어버릴뻔 했습니다. 오늘은 날도 춥지않아서 오래 걸어 다니기에도 안성맞춤!

오늘 완이가 여러가지로 기특한 모습을 보인 날인데요, 관심있는 눈길을 준 대상이 꽤 여럿이었습니다. 민속촌 안에 있는 소부터 꽤 유심히 쳐다보더니 돌하루방, 토끼, 허수아비, 바람개비, 물폭포 등등 제법 긴 관심을 보여주었습니다. 영혼없이 한글안내문을 읽거나 많은 볼거리들에 무심한 준이보다도 더 앞서간 것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 아이들이 사람을 그리기 시작하면 얼굴 속 눈 코 입을 단순하게 거의 줄긋듯이 그려넣는데 그 모습이 참 돌하르방 닮은 듯 합니다.

완이의 오늘 기쁜 훈련은 목도리 벗지않기. 목도리 해주면 미친 듯 바로 벗겨버리는 이 놈의 촉각방어. 바람심하고 추운 날에는 목도리가 필수라서 오늘은 뀅한 목을 감싸줄 목도리 착용에 거부감을 없애는 훈련 돌입. 완이 좋아하는 홈런볼을 먹으려면 목도리 벗지않기 전제로 해서, 근래들어 홈런볼을 아예 주질 않아서 그런지 생각보다 너무 잘 참아주고 결국 잊어버리기까지... 차에 탈 때까지 쭉 목도리를 하고 다녔다는 기적같은 결과가 큰 기쁨이었죠.

제주민속촌은 제주도의 과거를 잘 재현해낸 민속박물관입니다. 깨끗하게 가꾸어져 있고, 관람하기도 편하게 되어있고, 볼 것도 많아서 사실 관람 종료 전까지 다 둘러보지도 못해 좀 아쉬웠습니다. 민속그네를 보자 신나서 뛰어가는 완이, 그네만 40분 정도를 탔으니 시간이 모자랄 법도 했습니다.

아쉽지만 작은 동물농장도 있었는데 문닫을 시간이 다 되서 나가야한다고 하니 서둘러 끝냈지만, 동물먹이 주는 것이 어찌나 즐거운지 태균이 간만에 웃음꽃이 활짝 피어납니다.

민속촌 안에 별로 길지않은 산책로하며, 먹을 수 있는 식당들도 여러개라서 좋은 시간보내기에 알찬 공간들이었습니다. 떡볶이 오뎅 먹자고하는 태균이, 분식집 앞에서 한참 망설이다 결국 돌아서는 완이, 괜히 손님기대했던 식당주인분께 너무 죄송하다 했더니 걱정말라고 괜찮다고 호탕하게 웃어주던 주인장이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민속촌 안에서만 걸었는데도 거의 9천3백보가 찍혔으니 다시 한번 와야 되겠습니다. 뒤에서 못 본 게 너무 많아서 아쉬움이 큽니다. 용인에 있는 한국민속촌보다 더 넓고 시설도 깔끔하게 잘 되어 있어서 꼭 한번 가볼만 합니다. 내일은 영실 쪽에서 한라산에 쌓은 눈구경하고 싶은데 걸음수는 얼마 안될 듯 합니다.

민속박물관과 같은 나름 의미있는 장소를 특히 태균이가 신나게 즐기고 의미있게 보는 듯 해서 그것 역시 큰 기쁨!

[여에]

제주 민숙촌 사진으로 보는데도 정겹게 느껴집니다. 따뜻한 날 그림이 데리고 한번 가봐야지 싶습니다.

준이의 감각이 더 많이 깨어나길 바라게 됩니다.

태균씨의 흐뭇한 모습과 완이가 관심 보이는 대상이 많다는 점이 다행이고 기쁩니다.🍒‼️🍒

[솟아날곳]

한번 가봤는데 그 규모에 깜짝 놀랐었죠. 용인은 안가봤지만 여기는 그저 형식적으로 만들어둔 곳인 줄 알았는데.ㅎ 제주가면 봉봉이 데리고 하루 돌아야겠어요. 안아달라고 하루종일 조를테지만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