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제국의 흔적을 찾아서
2007년 1월 2일(화) 첫째 날
흐리지만 포근한 날씨다. 16:00 화곡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김포공항까지 가다. 한참 기다려 충남 태안에서 올라온 한양여객 버스를 잡다. 인천공항까지 요금 2,900 원이다. 어린이는 1,500 원. 지난 여름보다 1인당 100원이나 오른 가격이다. 운전 기사는 새해를 맞이해서 별로 기분이 좋지 않는 듯 퉁명스럽다. 내릴 때 안내 방송을 하는데, 마지못해 하는 듯 말투에 짜증과 피곤함이 묻어난다. 차라리 침묵이 더 좋기도 하겠다.
외환은행 인천공항 지점에 가서 사이버 환전으로 바꾸어놓은 달러를 수령한다. 은행 한 구석에 있는 잠시 인터넷에 접속해본다. 에바 항공(H 카운터)에서 발권을 받는다. e-티켓으로 인천-타이페이, 타이페이-방콕 표를 받았다. 공항이용료는 탑승권에 포함되어 있고 출국신고서도 작성하지 않아도 된다. 그만큼 출국 절차가 간단해졌다. 검색대를 통과할 때 노트북을 빼고 다시 검색대에 넣었다. 공항 직원이 매실주를 담아간 병을 열어서 냄새를 확인한다.
45번 탑승구에서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기다린다. 아직 한 시간의 여유가 있다. 노트북을 꺼내 무선랜카드를 끼웠는데,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 랜카드에 이상이 있는 건지 노트북에 이상이 있는 건지 모르겠다.
예정시간보다 5분 정도 늦게 이륙한다. 양호한 편이다. 개인별 모니터가 있는 항공기다. 탑승시 제공하는 경제신문과 스포츠 신문 2개를 훑어본 뒤에 <호로비츠를 위하여> 영화를 감상한다. 중간에 기내식이 제공되는데, 와인 인심이 썩 좋지 않다. 한번 서비스 하고 그 다음에 보이지 않는다. 대개는 식사후 와인을 다시 돌리는데 이번에는 생략한다.
두 시간 반 비행하고 타이페이 중정 공항에 도착한다. 현재 기온은 섭씨 20도다. 비행기가 멈추자마자 젊은 여성 둘이 잽싸게 통로를 통해 먼저가려고 나선다. 그 바람에 사람들이 자리에서 모두 일어서서 통로가 비좁게 서있게 한다. 중국인인가 한국인인가 싶어 그 여성들을 자세히 관찰해보니 둘이 하는 얘기가 분명한 한국말이다. 분명히 방콕까지 가는 일정이라면 그렇게 서두를 필요도 없는데 한마디로 매너가 부족하다. 검색대를 통과할 때 세오녀가 짐이 떨어진 것을 주워서 전했는데도 그것을 받은 한국 여자 역시 고맙다는 한마디 말도 없이 물건만 휙 잡아채고 앞으로 걸어간다.
비행기를 갈아타기 위해 트랜스퍼 C 구역으로 나가서 신뚱양(新東陽)을 찾는다. 두 시간 이십 분을 공항에서 대기해야 한다. 무료 인터넷을 이용하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다시 D 구역으로 가본다.
D5 와 D6 사이에 빨간 신뚱양이 하나 더 보인다. 예전에 보지 못하던 신뚱양이다. 그러나 그곳에도 대기자들이 많아 D4 지점에 있는 신뚱양으로 가본다. 그런데, 이곳은 승객을 위한 대기실이 매장으로 바뀌어, 무료 인터넷을 이용하려면 신뚱양 가게 안으로 들어가도록 구조가 바뀌어있다. 조금 더 가니 노트북으로 인터넷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또 나오지만 역시 사람들로 만원이다. 다시 D5와 D6 사이로 와서 잠시 접속하다가 우리들의 늘 휴식을 취하는 어린이 놀이터 옆 소파로 왔다.
어린이 놀이터는 사라지고, 매장을 내려고 공사 중이다. 게다가 내가 신기하게 여겼던 기도실도 보석 가게로 바뀌고 하나는 사무실로 용도가 변경되었다.
* 여행 기간 : 1월 2일(금)-2007년 2월 2(금) 31박 32일
* 여행 장소 : 태국-라오스-베트남-캄보디아-태국
* 누구랑 : 연오랑 세오녀 찬이(만 11세) 가족
* 환전
-우리은행 1 바트 26.43원으로
-외환은행 환전 클럽 이용(2007년 1월 2일, 65% 우대. 1달러=933.18)
* 연오랑의 다른 여행기는 앙코르사람들과의 만남 http://cafe.daum.net/meetangkor 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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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비행기에서 일찍 나가봐야, 짐이 나오지 않으면 더 많이 기다려야 하지요.
잘읽었습니다. 저도 화곡이 직장인데요 가까운곳에서 출발하셨군요..
첫날 부터 한국인의 무메너와 부딪쳤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