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8시경에 무사히 쿤밍역에 내려섰다.
역을 빠져 나오자 삐끼들이 벌떼 같이 몰려든다.
무어라 얘길하는데...우린 알아들을리 없다. 무조건 "팅부동"(못알아듣는다)을 외친다.
아마도 우리가 여행객이라는것을 눈치챈듯...여관과 관광을 알선하는 사람들이다.
우린 한국에서 사전에 알아논 한국인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에 전화를 걸어야 하는데...우린 서로 전화가 없다.
출국전 핸드폰을 로밍을 하려했지만 내 기계는 로밍이 안먹히는 기계란다...
어쩔수 없이 걍~ 올수밖에...(인천항에는 임대폰도 취급을 안함)
어떻게 연락을 취하지?? 지나가는 사람에게 빌려 달랄수도 없구...근데 가만히 보니 역앞의 가게에 한결같이
전화기가 놓여있다.
알고보니 그 전화기가 공중전화의 역할을 하는 사설 전화기다. 물론 사용한 시간대로 요금을 내는데...
비교적 요금이 저렴한 편이다.
게스트하우스로 전활거니 한국인 한씨가 전활받는다.
얼마나 반가운지...호들갑을 떨며 지금 쿤밍역앞에 와 있는데...어떻게 찾아 가는지를 물어보았다.
그 한씨는 자기네 집까지 찾아오는것이 무척 쉽다고 했다. 택시를 타거나 8번 버스를 타고 "베이스취 춘주정"이라고만 얘길
하면 된다고 한다.
난 그래도 맘이 안놓여 은근히 우리있는곳으로 나와주기를 바랬는데...거기서 오는데 시간이 약3-40분 정도 걸리는 거리란다.
그래...쉽다고 했으니..."베이스취 춘주청"만 외치면 되겠지...하고 버스를 탔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우리는 연실 기사에게 "베이스취 춘주청"을 외쳐 댔는데...금방 알아들을것이란 얘기와 달리 기사는
자꾸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못알아 듣는다.
주위의 승객들도 모두 우리를 쳐다본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알아 듣는사람은 한사람도 없다.
어!!! 이건 아닌데..."베이스취 춘주청"아주 또박또박 얘길한다. "베~이~스~취~춘~주~청~"
우린 결국 원하는 목적지가 아닌 버스종점에 내리고 말았다. ㅠㅠ
배는 고프고 몰골은 말이 아니고...식당이 있는지 두리번 거리는데...마침 식당이 보여서 거기로 들어간다.
금강산도 식후경인데...어차피 이렇게 된거...밥이나 먹고 다시 찾아보자...
식당에 들어가자 우린 두리번 거렸다...왜냐면 남들이 먹는것을 그대로 주문하는 수 밖에...ㅠㅠ
주인인듯한 사람에게 남들이 먹는것을 가리키며 손가락으로 둘을 보여준다.
알아듣는듯...두 그릇을 건네준다.
국수처럼 생긴것인데...이런저런 양념을 가미해서 먹는 음식이었다.
그런대로 먹을만 했는데...나중에 알고보니 그곳에서 유명세를 떨치는 "미쎈"이라는 쌀국수였다.
국수를 먹고 다시 게스트하우스의 한씨에게 전화를 걸어 현재 우리가 있는곳을 설명했는데...한씨도 우리가 있는곳이
어딘지 전혀 감을 못잡고 있다. ㅠㅠ
무작정 길을 걸으며 만나는 사람에게 "베이스취 춘주청"을 외치는데...다들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이곳 중국은 우리나라처럼 사람들이 친절하지 않다.
자기와 상관없는 일에는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다. 아주 무뚝뚝하게...
그런데...조금 아주조금 알아듣는 사람이 있다...얼매나 고마운지...손가락으로 이리 저리를 가리키며 그리로 가보란다.
얼마 멀지않은 거리란다.
물어물어 약20여분쯤 걸어가니 우리가 애타게 찾던 그곳이 있다.
우여곡절을 또 겪으며 결국은 한씨를 만나고 그가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로 들어간다.
한씨를 만나자마자 반가운것은 고사하고...한마디 쏜다.
"베이스취춘주청"이라고 얘기하면 다 안다며?? 다른사람들은 다 알아 듣는단다...것참!!!우리가 이상한 사람이 됐다.
나중에 이해가 가는데...중국말은 4성조로 구성되어있어 같은말이라도 성조 즉 발음의 높낮이가 다르면 못알아 듣더라...
쿤밍시 전경
게스트하우스에 가자마자 짐을 풀어놓고 우선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한다.
오랜만에 샤워를 하니 얼마나 기분이 상쾌한지...
이곳에서 하루를 묵으며 재정비를 해서 다른곳으로 이동을 해야한다.
그동안 입고있던 옷을 벗어 세탁기에 돌리고...빨래줄에 널어논다.
한국에 있을땐 절대 세탁기 돌릴일이 없던 내가...ㅋㅋㅋ
여벌옷으로 갈아입고 쿤밍의 시내관광을 하기로 한다.
주인에게 그곳의 주소를 적어달랬다. 어디를 가던지 올때는 주소만 보여주면 되니까 ㅎㅎ
시내의 이곳저곳을 구경하며 다니는데...이곳 쿤밍시의 상당한 발전에 놀랐다.
사람들의 옷차림새도 비교적 깔끔하다.
이곳저곳을 구경다니다 중국의 대표적인 음식중의 하나인 "훠궈"를 먹어보기로 한다.
훠궈는 우리나라음식으로 비유하자면 "샤브샤브"같은 음식이다.
매운국물과 안매운국물을 선택하여 그 끓는물에 야채 또는 양고기 돼지고기 소고기등등 여러가지 취향에
맞는 식재료들을 골라 데쳐먹는 음식이다.
이곳에서도 식재료를 고를땐 항상 주변사람이 먹는것을 그대로 따라서 시켜 먹는다.ㅋㅋㅋ
시내관광을 마치고 다시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올땐 택시를 탔다.
기사에게 주소를 보여주며 그곳에 가자고 했더니...알아듣는다.
이제 조금씩 중국에 적응되는듯 하다.
저녁엔 식사를 하러 게스트하우스 근처에 나갔는데...식당은 안보이고 안마하는곳이 보인다.
그래 이곳에 오느라 피곤했는데...안마나 받아보자...
이곳은 퇴폐영업소가 아니라 오픈되어있는 건전 업소다.
중국은 안마가 보편화 되어있어 이런곳이 많다.
가격도 전신안마가 한시간 정도에 인민폐로 30원(우리돈 약6,000원)정도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남자주인은 우리가 들어서자 일상적인 인사를 한다. "니하우~~" 우리도 역시 "니하우"
"하오도첸?" 얼마냐?고 물었다. "싼스콰이" 30원 이란다. 커이~~양거런~~(좋다 두사람 해줘라)
전투중국어를 구사한다.ㅋㅋㅋ
구멍뚤린 침대에 얼굴을 묻고 엎드려 누웠다.
안마사는 우리가 두사람이니 다른 안마사를 또한명 구하는지 다른사람과 연신 통화를 해댔다.
잠시후 다른 안마사가 도착하고...우린 시원하게 안마를 받았다.
안마중 우리에게 무어라 묻는데...우리가 알아 들을리 없다.ㅋㅋㅋ
이들은 우리가 외국인인것을 이미 알고 있는듯 했다...그렇지 머...발음도 이상하지...뭐라 얘기해도 대꾸도 없지...
약 한시간이 지나고 안마가 끝난뒤 나는"쎼쎼"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담배를 건냈다.
근데...이 사람 쫌 이상하다...담배를 주는데 엉뚱한 짓을 하고있다...어!! 이상하다...
아차...안마사가 맹인이다. 두사람다...
그런데 얼마나 행동이 자유스럽던지...난 일반 정상인인줄 알았다.ㅠㅠ
돈을 건네자 잠깐 한번 돈을 만지더니..."쎼쎼" 고맙단다...그사이 이사람은 얼마짜리 돈인지 이미 안것이다.
대단해요~~ㅋㅋㅋ
안마후 근처의 식당에서 빠이주를 한잔 하면서 저녁을 먹었다.
이제 이정돈 문제가 아니다.ㅋㅋㅋ
식사후 내일을 위하여 게스트하우스에 들어가 일찍 취침을 한다.
다음 계속...
첫댓글 제가 여행을하는듯 착각에 빠지네요 ㅎㅎ 내일은 어떤일이 벌어질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ㅋㅋㅋ
실감 나는 글 잘 읽었습니다... 멋진 사진도 좋구요....
감사합니다^^
여행기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잘 부탁드립니다. 그런데 읽으면서 제가 "쿡쿡" 웃음이 납니다. 제가 7~8년전쯤 시장조사하러, 가서 헤멘 기억이 납니다. 혹시 이 글..그때 저의 통역에게 들은 이야기가 아닌지요? 10字도 모르는 중국어 실력에 업무 외는 통역하지 말라..하고 손짓 발짓, 종이와 볼펜으로 다녔던 기억...
아...그런 경험이 있으셨군요...ㅋㅋ
역시 관광 보다는 여행 입니다..
돌아올 날이 정해져있으면 관광이고...돌아올 날이 정해지지 않았다면...여행입니다..ㅎ
인터넷에서 이렇게 푹~빠져 읽었던 글이 있었나 싶습니다....또 새로운 글이 기대되네요..^^
아이쿠...이렇게 인기있을줄 몰랐네요...ㅋㅋㅋ
재밌게 잘쓰셨습니다^^
수다미...요즘 어디 외쿡에 나가 있다며??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