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종합예술입니다. 배우들의 연기, 수많은 소품과 화면처리, 배경이 종합된 영상미, 시간이 훌쩍 지나가게 만드는 스토리, 적재적소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등 여러 측면이 어우려져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죠. 그 중 음악은 우리의 가슴을 움직이고, 영화 장면장면을 더욱 생동감 있게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어디선가 들어보았지만 정작 노래 제목은 잘 모르는 영화 OST를 같이 나누고자 합니다.
동영상을 첨부했으니 같이 들으면서(저작권 때문에 같이 못 들으려나...) 읽어 주세요.
1. A lover's concerto - Sarah Vaughan(사라 본)
97년에 당시 첨단기술인 PC통신을 소재로 다른 영화 '접속'에 쓰이면서 국내에서 유명해진 곡입니다. 당시 접속이라는 영화는 서울 관객 67만(예전에는 전산화가 안되어서 서울 관객 숫자로만 영화 흥행을 파악했습니다)으로 대흥행을 했고, 한석규와 전도연이라는 두 배우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던 영화기도 합니다. 음반도 약 70만 장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상당한 인기를 끌었습니다.
특히 이 노래는 가사가 너무 좋습니다.
How gentle is the rain that falls softly on the meadow.
푸른 풀밭 위로 부드럽게 떨어지는 비가 어찌나 다정스러운지요. Birds high above in the trees serenade the flowers with their melodies.
나무 위 높이 자리잡은 새들은 그들의 멜로디로 꽃들에게 세레나데를 불러주네요. See there beyond the hill. The bright colors of the rainbow.
언덕 너머 저기를 봐요. 무지개의 밝은 색깔들. Some magic from above made this day for us just to fall in love.
하늘위로부터 어떤 마법이 우리가 바로 사랑에 빠지도록 이 날을 만들었어요.
사랑하는 연인을 축복해 주는 듯한 자연, 그안에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연인들의 협주곡(concerto)라고 가히 불릴만한 가사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가슴이 너무너무 답답해서 밝은 생각을 하고 싶을 때 이 노래를 듣습니다.
명곡답게 많은 가수들이 자신의 목소리로 이 노래를 담아내었고, 개인적으로는 홍콩 출신의 배우이자 가수인 캘리 챈(Kelly Chen) - 진혜림(陳慧琳)의 버전이 저는 제일 좋습니다. 청아하고, 듣고만 있어도 행복해지는 목소리입니다. 꼭 찾아서 들어 보시기를 바랍니다.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2. 1997 spring - 𠮷俣 良(요시마타 료)
2001년 작(한국에서는 2003년 개봉) '냉정과 열정사이'라는 영화의 음악입니다.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이고, 피렌체 두오모에서 두 연인이 재회하는 장면은 유명 관광지를 하나 만들 만큼 아름다운 장면이기도 합니다.
이 음악은 기아 타이거즈의 최용규 선수 응원가로도 쓰여서 야구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마 한 번쯤은 들어 보았을 것입니다. 그밖에도 개콘 등의 개그 프로그램이나 진짜 사나이, 썰전 등 예능에서 소위 '안습'인 상황에서 자주 나오기도 하지요.
해어진 연인이 재회하는 그 환희, 설렘, 떨림, 안타까움... 모든 감정들이 농축된 눈물 한 방울을 음악으로 표현한다면 아마 이런 음악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할 말이 많지만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는, 나아가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바로 그 마음을 느껴보고 싶다면 오늘 한 번 들어 보시는 게 어떨까요.
3. rain - 坂本 龍一(사카모토 류이치)
1988년 작 영화 '마지막 황제'에 삽입되었던 곡입니다. 영화에서는 만주국의 마지막 황제였던 푸이에게 2번째 부인이 이혼을 요구하면서 나가는 장면에서 쓰여서 인상을 깊게 남기기도 했고, 이 영화를 모르더라도 여러 드라마나 예능에서 긴장감을 조성할 때 주로 쓰여서 아마 다들 들어봤을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감정이 급박하게 치솟으며 말보다는 눈물이, 눈물보다는 혈관에서 요동치는 피가 먼저 말하는 느낌을 전해 주면서 그 바닥에 깔린 슬픔을 애절한 기본 선율로 표현하려고 한 곡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대부분 감정을 통제하고, 드러내지 않으려 하지만 가끔씩은 넘치는 감정을 쏟아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나 대신 감정을 표현해 주는 이 곡을 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
아마 94년생(이라고 주장하는) 루시아는 영화 OST라기보다는 그저 어디선가 들어본 노래 정도로 알고 있을지 모르지만, 채팅창에 서식하는 아재들은 영화 장면이 기억날지도 모르겠네요. 아름다운 음악은 영화를 더욱 아름답게 하고, 오래 기억되게 하고, 또한 영화 밖에서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같이 나누고 싶었어요.
다음 글은 어디선가 들어 보았지만 제목은 모르는 드라마 OST 혹은 애니메이션 OST,를 해 볼지, 아니면 흥하지 못해 아쉬운 노래 3부를 할지 아직 모르겠네요. 그때그때 생각나는 대로 비정기적 연재를 할 테니 다음에 또 봐요.
P.S. 봄이지만 날씨가 쌀쌀하니 감기 조심하세요! 누가 핫핑크 목도리 하나 안 주려나 크흠...
첫댓글 하나같이 좋은 곡들이네요. 세곡 모두 언젠가 제 기억속에서 한번 아니 그 이상으로 가슴을 울리게 만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감사합니다. 참 좋은 곡들이고 오래 사랑받는 곡들이라 한 번 나눠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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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다음번에도 좋은 곡들 가져와서 나눠 볼게요
ㅎㅎ 하나같이 다 좋아하는 곡들이네요 ㅎㅎ
갠적으론 류이치 사카모토 곡 중에,, 영화 철도원ost 였던 Railroad Man(Piano Version)도 참 좋아합니다
뭔가 맘이 아련하면서도 차분해지던,,, ㅎㅎ
감사합니다 철도원은 보지 않았는데 한 번 들어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