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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사람을 불러내고 들썩이게 하는 계절이다.
현혹하는 봄의 정취에 끌리지 않는다면 그 무엇에도 유혹되지 않을 마음이기 때문에 어쩌면 다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이어지는 봄날의 피로가 쌓인다 해도 인생의 청춘처럼 너무 짧은 봄날이어서 피로 정도는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다.또한 꽃 같은 시절에서 너무 멀어진 나의 청춘을 꽃에서 보상이라도 받고 싶은 심리도 작용하는지 꽃이 너무 좋다.좋은 걸 어떡해.
봄의 절정에 정모가 있는 날 4월 13일,이 얼마나 기대되는 날이냐,장소는 비록 추모공간이지만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수양벚꽃으로 유명한 곳으로 알고 간다.동작역에서 만난 반가운 얼굴들 모두 나와 같은지 다들 꽃처럼 봄처럼 화색이 도는 얼굴들이다.같은 길을 걸었던 같은 취향의 모임이어서 더욱 그렇다.모두들 즐거운 표정인데 날씨까지 맑고 좋아서 봄소풍 가는 날 답게 들뜬 동심으로 출발하는데 출발지점에서 먼저 현충원
의 상징같기도 한 하얀 목련이 위에서부터 꽃잎을 활짝 열고 밑으로 내려가면서 피는 모습이 특별하고 목련나무가 그렇게 키가 크고 고목인데 변색 하나 없이 새하얗다.마치 호국영령들의 영혼같이 보인다.
둘레길로 들어서는데 초입부터가 가파른 계단이다.생각했던 것과는 좀 달랐다.국립묘지란 장소가 평평한 대지인 줄 알았는데 자연적인 산세를 그대로 보존하면서 산길따라 울타리가 쳐지고 아랫쪽 양지바르고 평평한 곳에 묘지가 있는 형태였다.울타리는 마치 이승과 저승의 경계 같았고 울타리 밖이 현세라면 울타리 안은 아주 먼 사후세계 같았다.우리는 인간세상을 먼저 걷고 점차로 사후세계로 접어드는 마치 인생행로 같은 길을 가는데 막바지에 도착한 울타리 안의 그곳엔 지금 마치 호국영령들이 머무는 극락세계의 축제 같은 꽃들이 흐드러져 있고 따사로운 봄기운은 차디찬 돌비석을 어루만지며 온기를 불어넣은 그분들의 축제마당에 인간들이 감히 발을 들이민 것 같았다.그리고 놀라운 것은 상식적인 현대사의 역사인식을 넘어서는 너무 많은 돌비석의 면적에 놀라서 숙여해졌다.호국영령들의 목숨이 그렇게 많이 희생된 줄을 몰랐다는 자신이 부끄러울 정도였다.그분들의 목숨값을 우리는 다 치르기는 했을까,저 목슴값을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송구한 생각이 들었다.오히려 조국에 헌신한 그 품으로 후대를 품어주는 너그러운 품안 같은 곳에서 소풍을 하는 따뜻한 그분들의 가슴을 느꼈다.
봄날은 따스고 1차 모임이 끝났는데 시간은 넉넉하고 헤어져 돌아가기엔 아까운 시간이어서 몽치길 좋아하는 경기지부 여인들은 지금쯤 가장 아름다울 것 같은 생각이 드는 장소인 한강 선유도공원으로 이동했다.9호선 선유도역이 있어서 쉽게 접근이 가능하고 역시 처음인데 또 한 번 놀라는 순간이었다.섬 형태가 강을 유람하는 배 모양 같아서 붙여진 명칭이 아닐까 생각되는 곳이었다.우리는 멋진 선유교를 지나서 그 배에 승선했다.선유교에 올라서면 한강변이 너무 아름다워서 마치 아름다운 나라에 패키지가 아닌 자유여행을 온 것 같았다.푸른 한강은 유유히 흐르고, 연두빛 실버들은 봄바람에 하늘대고, 길게 이어진 교각은 그리스 신전의 열주처럼 아름다운데 여의도 마천루가 어우려져 환상적인 풍경이어서 너무 좋았다.강물과 실버들이 어쩌면 그렇게 잘 어울리는지 환상의 조합이어서 그 자리에서 고 시 한 소절이 금방 떠울랐다.
"양유천사 불계인"전체의 싯구에서 이 한 소절이 사무치게 하는 풍경이다.전체의 시 내용은
대동상강송정인
양유천사 불계인
함루안착함루안
단장인대단장인, 이 시의 그림을 그리면,실버들이 내가 본 한강변의 그것처럼 하늘하늘 춤추는 봄날, 대동강변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이별하는 장면인데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면서 실버들 가지가 `천사`즉 아무리 많아도 가는 님을 붙잡아 맬 수 없어 서로의 눈물어린 눈을 바라보면서 두 사람이 단장의 아픔을 겪고 있는 그림으로 완성되는 아름답고 애달픈 이별장면이 있는 풍경이다.그러나 오늘 본 선유도의 풍경은 완전 반대로 보인다. 오히려 헤어졌던 연인들도 저 다리 위에서 만난다면 다시 사랑할 것 같은 곳이다.상춘객 모두가 행복해 보이고 이별 같은 건 꿈도 꾸지 않을 것 같은 연인들의 봄나들이 장소로 적격이었다.
해외로 떠나는 여행에 비하면 지척인데 모르고 지냈다.찾아보면 우리나라에도 아름다운 곳이 너무 많지만 아껴두고 멀리 갈 여력이 없으면 찾아야겠다.그리고 마음 한 번 바꾸면 내가 있는 곳이 다 해외여행지고 내가 사는 집은 5성 호텔이 된다."일체유심조"가 되는 것이다.난 지금 용인의 여행지에서 이 글을 쓴다.
가장 먼저 눈에 띄이는 고목이 된 목련이다.위에는 활짝 피었고 아래쪽에는 아직 꼭 다문 꼿망을이다.
철조망 밖의 지점이 끝나고 안으로 들어서는 곳이다.
국립묘지에 있는 흐드러진 수양벚꽃이 멋지다.
소풍 끝나고 돌아나가는 길이다.
밑에서부터는 한강 선유도공원
북한산도 보이고...
양화대교의 의 풍경
선유도, 너무 거리가 가까워서 전체를 담지 못해 아쉽다.
꽃 속에 숨은 숨바꼭질
외국들도 많고 놀기 좋은 잔듸밭엔 사람들로 북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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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ㅎ~^^~ㅎ
회원님들 수고하셨습니다~^^~
아름다운 꽃과 미녀들...
넘 멋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