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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전문 안내산악회 코스 계획 A '차단기 → 새목재 → 단산 전망대 → 덱길 → 단산 → 돌비고개 → 배너미산 → 부운령 → 오정산 → 헬기장 → 삼태극 전망대 → 진남교반 → 진남휴게소'의 15km 코스를 6시간 30분 동안 달릴 예정이었다. ※ 공지된 산행 계획에 소요 시간이 없어,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예측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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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산(壇山, 956m)
주변은 천혜의 자연 여건을 갖춘 문경활공랜드가 조성되어 패러글라이딩을 즐기기에 그만인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게다가 문경읍 방면에서 활공장으로 오르는 도로가 산악자전거 코스로도 인기 있다. 단산 서릉인 봉명산 방면에는 골프장과 콘도미니엄을 갖춘 문경레저타운이 있다.
산행코스는 산북면 석봉리에서 오르는 길과 산 남동쪽 호계면 부곡리, 남쪽 마성면 외어리 보림골에서 오르내리는 코스가 있다. 석봉리 버스 종점인 새마을회관 앞에서 조항령 방면으로 약 1km 들어서면 왼쪽 계류 건너 협곡 안으로 좁은 길이 보인다. 이곳이 굴골이다. 굴골 안 비포장 좁은 길로 5분 올라가면 길 오른쪽 개인 농장 앞에 ‘출입 금지’ 푯말이 있다. 이 농장 뒤 능선이 단산 북동릉인데 길은 없다. - K.San
배나무산/배너미산/선암산(禪岩山/仙岩山)
높이: 814m
위치: 경북 문경
오정산(烏井山, 804m)은
삼국시대 초기에 축조된 것으로 알려진 고모산성과 서낭당을 지나 유명한 토끼비리를 따라 산행이 시작된다. 돌을 쪼아내 만든 토끼비리의 시작 지점에서부터 희미한 길을 따라 능선을 타고 오르게 된다. 이곳에는 아직도 일부 산성이 남아 있다. 더 올라서서 623봉에 오르면 이곳에서의 조망은 일품이다.
이 능선에 진달래 군락이 형성되어있다. 진남교반을 휘감아 도는 영강과 시원스러운 3번 국도의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이곳에서 약 1시간가량 오르면 정상에 닿게 된다. 정상은 세 개의 비슷한 봉우리로 이루어졌다. 북서쪽으로 백두대간의 험산 준령이 병풍처럼 둘러친 장관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올랐던 길을 다시 내려와 길이 잘 나 있는 견탄리로 하산하면 된다. - K.San
2025년 5월의 두 번째 일요일인 11일은 오랜만에 오지 전문 안내산악회가 계획한 문경 단산, 오정산 연계 산행에 참석하기로 했다. 문경 단산은 지난 두 번의 문경 성주봉, 운달산, 석병산 연계 산행 때[산행기], 단산 갈림길 이정표를 보고, 궁금해했던 산이다. 이후 기억 저편으로 사라졌는데, 2024년 말 오지 전문 안내산악회의 산행 공지에서 산행 계획을 보고, 기억이 되살아난 산이다. 그런데, 당시는 다른 일정과 겹쳐 신청했다가 눈물을 머금고 취소했던 거로 기억한다. 아예, 신청을 안 했나? 뭐든, 그 산행 계획을 보고 안내산악회가 다시 공지하기에는 오랜 시간이 지난 후일 확률이 높아,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산행계획을 세우기는 했다. 하지만, 계획을 세우기 위해 단산과 오정산에 관한 정보가 필요해 구글링했으나, 산행기 외에 어떠한 소개의 글도 찾지 못했다. 이게 오지가 오지로 남는 이유로, 그렇지 않아도 목요산행팀 오지 산행에 지쳐가는 중이라, 선뜩 산행에 나서지는 못했다. 그러다, 올해 3월 여느 날처럼 오지 전문 안내산악회의 게시판에 새롭게 등록된 산행이 뭐가 있나? 구경하다가, 단산, 오정산 연계 산행이 다시 공지된 걸 발견했다.
오지가 오지인 이유는 유효하나, 그나마 대중교통이 아닌 안내산악회의 편리함이라면, 공지를 보고 안 산이 아니라, 산행 중 알게 된 산이라 다녀오기로 했다. 다만, 산행 일인 5월 11일 다른 일정은 없지만, 5월 6일 화반종주부터 5월 18일까지 거의 하루 쉬고 계속되는 산행이라, 체력적으로 달릴 수 있을지 스스로 믿음이 안 가나, 일단 신청했다. 그리고 산행 일이 일주일 남은 현재 처음 신청할 당시와 달라진 게 없어 불안하나, 일단 체력을 시험해 보기로 했다. 산행 일인 11일 일요일은 기상청 날씨누리에 아직 단기예보가 발표되기 전이라, 경북의 중기예보로 확인한 날씨는 종일 맑고, 기온은 9℃~23℃ 사이라는 예보다. 물론 단기예보가 발표되면 다시 확인하겠지만, 다른 날 산행과 큰 차이가 없어, 김밥을 포함 평소와 같이 준비한다. 물론 책정된 소요 시간을 알 수 없으나, 주어진 시간보다 최소 한 시간 일찍 하산해, 23년 9월 작약산~어룡산 연계 산행 후 이번과 같은 진남교반으로 하산해 들렸던 진남 휴게소에서 늦은 점심을 겸해 하산주를 마실 생각이다. 단산과 가까운 문경새재 산악날씨에 의하면, 일주일 전 확인한 중기예보와 크게 다르지 않아, 예정했던 대로 준비해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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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신사역 4번 출구에서 7시 10분 출발하는 버스라, 연신내역에서 6시 25분 열차를 타면 돼, 5시 10분에 알람을 맞춰놓고 잤으나, 전날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어서 그런지, 4시 조금 넘어 잠에서 깼다. 이후 아지트로 나와 기상 의식을 치르며 밤사이 변한 게 있는지 확인했다. 마지막으로 확인했을 때 이후 두 명이 취소하고 한 명이 신청해, 출발 인원은 대장 포함 18명으로 한 명 줄었고, 그 외는 변함이 없다. 그런 후 PC를 켜고 기상청 날씨누리로 들어가, ‘오정산’으로 특보 발효 현황과 일별 예보를 찾아봤다. 발효 중인 특보는 없고,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 둘 다 '보통'이라, 맑은 날씨라면 조망은 좋을 듯하다. 하지만 일별 예보에 의하면 비 소식은 없으나, 산행 시간 내내 구름이 많이 껴 시야가 방해를 받을 듯하다. 그 외 기온이나 바람 등은 전날 확인한 태백산 산악날씨와 크게 차이가 없다. 이후 누룽지를 끓여 아침을 먹고, 6시경 준비한 배낭을 둘러메고 집을 나서 구산역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연신내역 정류장으로 향했다. 그런데, 연신내역으로 가며 창밖을 보니, 오랜만에 이 코스를 와서 그런지, 과거에는 보지 못했던 산악회 버스가 몇 대 보인다. 하긴 연신내역 정차지로 하는 산악회가 없다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 그리고.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연서시장으로 가며 보니, 진관사 방향에도 산악회 버스다.
여유만 있다면 그 산악회 버스로 가, 몇 가지 물어봤을 텐데, 상황이 그렇지 못해 연서시장으로 바로 들어갔다. 그리고 단골집에서 김밥을 사, 바람막이 주머니에 넣고 연신내역으로 내려가, 계획대로 6시 25분 차를 타고 강남 신사역으로 향해, 6시 56분경 도착했다. 이후 바로 개찰구로 나가, 화장실에 들른 후 과거 틈새 상품인 김밥을 많이 샀던 즉석 빵집을 보니, 예상대로 문을 열기 전이다. 그리고 4번 출구로 나가기 위해 유유자적 계단을 올라가며 위를 보니, 왼쪽으로 정차 중인 버스가 보인다. 응? 벌써? 해서 서둘러 계단을 올라가 보니, 예상대로 문경으로 떠나는 산악회 버스다. 해서 밖에 있던 산악회 주인장과 인사를 나눈 후, 31인승 버스에 대장 포함 18명만이 함께 하는 산행이라, 대부분 승객이 두 자리씩 차지해, 배낭을 멘 채 차에 올랐다. 오랜만에 함께 하는 오지 전문 안내산악회라, 익숙한 얼굴은 많이 있으나, 안면을 튼 등산객은 없어, 눈인사만 나누며 내 자리로 가 배낭을 벗어, 옆자리에 두고 거기서 색을 꺼내 손잡이에 걸었다. 이후 색에서 슬리퍼를 꺼내 갈아 신고, 충전케이블 또한 꺼내 의자 사이 USB에 꽂아 먼저, 보조 배터리를 충전했다. 그리고 책을 보며 버스가 출발하기를 기다렸다. 예정대로 7시 10분 버스가 신사역에서 출발해 경유지인 죽전에서 승객을 태웠다.
이후 인솔 대장이 인원을 점검하더니, 한 명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그게 제일 뒤의 승객이라는 것도. 그런데, 뒤의 승객 중 한 명이, 그 승객이 가끔 죽전이 아니라, 신갈에서 탔다고 언급한다. 그 말은 들은 대장이 뭐라고 하더니, 버스가 출발했다. 그런데, 당연히 영동고속도로를 좌회전해야 할 차가 직진해 내리 달리는 게 신갈로 가는 거다. 예정에 없던, 신갈행이라 욕이 절로 나온다. 아니 쉽고 빠르게 갈 수 있고, 정차지를 잘못 알았으면 그 승객의 문제이지, 왜 나머지 16명이 피해를 봐야 하나? 그렇다고 그 승객이 신갈에 있으니, 픽업해 술 수 있는지 연락한 것도 아니다. 어쨌든 신갈에 도착해 대장이 버스에 내려 그 승객을 찾았으나, 없다! 당연하지, 과거에 가끔 거기서 타더라지, 그가 신갈에서 기다리는 중이라고 누가 얘기했나? 승객은 태우지도 못하고 그대로 신갈에서 출발해 문경으로 향했다. 그리고 대장이 옆의 사람과 얘기하는 걸 우연히 들었는데, 새벽에 그가 불참한다고 문자를 보냈는데, 그걸 이제야 발견했다는 거다. 그 소리를 듣자, 어째 이 안내산악회는 갈수록 안 좋은 방향으로만 가는지 한숨이 나왔다. 그 때문에 이 산악회를 피했는데, 앞으로는 정말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만 이용하기로 했다. 어쨌든 달리는 버스에서 잠을 청해 8시 20분경 도착한 금왕휴게소에서 잠이 깼다.
주차한 버스에서 내려, 화장실을 다녀온 후 버스 내 보온병에서 뜨거운 물을 받아, 보리차를 만들어 마시며 차가 출발하기를 기다리는데, 대장이 지금은 보기 힘든, 지도와 코스가 인쇄된 종이를 나눠준다. 빤히 아는 내용이나, 정성이 갸륵해 사진을 찍었다. 이후 버스가 출발하자, 대장이 이번 산행 코스에 관해서만 언급하고 가장 중요한 주의 사항에 관해서는 말이 없다. 애초 단산에서 오정산까지 16km 정도를 달리는 A, 오정산 9km들 달리는 B, 자유 산행의 C 등 총 3개 코스로 계획한 산행이라, 버스 정차 문제로 대장이 B 코스 산행자가 있는지 확인했으나, 없다! 고로 모두 A 또는 C다. 그걸 확인한 후 코스 거리를 생각해 소요 시간은 예상을 깨고 8시간 반을 주겠다고 했다. 6시간 반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두 시간을 더 준거다. 그런데, 그 말이 끝나자 여기저기서 웅성거린다. 앞의 노년층은 그것도 적다는 거고, 뒤의 산꾼은 너무 길다는 거다. 누가 뭘 원하든 소요 시간은 8시간 반으로 결정됐다. 이 안내산악회의 문제가 출발 직전에 확정되는 인솔 대장이 모든 걸 결정하는 거다. 어쨌든 이제는 익숙하기까지 한 문경 시내를 통과한 버스가, 구절양장의 임도를 달려, 9시 32분경 들머리인 차단기 앞에 도착했다. 고로 마감 시각은 18시 즉, 오후 6시다! 내 목표는 3시 30분, 늦어도 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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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를 과연 올라갈 수 있을까 했던 구절양장 급경사 임도를 올라, 어느 지점에서 좌회전한 후 버스가 후진하더니 멈춘다. 물론 그전에 슬리퍼를 벗고 등산화로 갈아 신고, 오지의 느낌이 별로 나지 않는 산이라 스패츠는 착용하지 않고, 바람막이 안에 입고 있던 조끼를 벗어 배낭에 넣는 등 산행 준비는 마친 상태다. 해서 배낭을 둘러메고 차에서 내려, 먼저 주 등산 앱인 산길샘의 '기록 시작'을 누른 후, 기상청 날씨알리미로 현 위치 즉, 문경 날씨를 확인했다. 새벽에 집에서 확인한 것과 달리 오후에 비다. 그것도 15시에 4㎜의 비다. 그런데, 당시에는 주의해서 보지 않아 비를 보지 못했다. 그렇지 않았으면, 우산을 챙겼을 텐데! 그리고 이정표가 될 만한 걸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이미 앞서 달리는 일행의 진행 방향에 위로 올라간 차단기를 발견했다. 왜 계속 임도로 올라가지 않고, 여기서 멈췄는지 그걸 보고 알았다. 이후 위성으로부터 데이터 수신이 끝난 두 등산 앱의 지도로 임도 차단기가 있는 곳의 고도를 확인했다. 300.7m~328m로 많이 올라온 듯한데, 생각보다 낮다! 오늘 오르는 봉우리 중 최고봉인 단산 정상은 해발 956m다. 고로 고도차는 628m로 한국 산의 평균 이상으로 높다. 즉 쉽지 않은 산행이다.
들머리에서 수집해야 할 모든 자료를 기록으로 남긴 후 저만큼 앞서가는 일행의 뒤를 따라 아스팔트 포장 임도를 따라 위로 가는 거로 산행을 시작한 시각이 9시 33분이다. 날이 흐려 보이는 게 없는, 가끔 급경사라, 갈지(之) 쓰는 포장 임도라 처음부터 땀이 쏟아진다. 해서 중간에 입고 있던 바람막이를 벗어 배낭에 넣기도 하며 앞만 보고 올라가다, 오른쪽으로 작년 즉, 2024년 11월 오른[산행기] 봉명산이라 생각되는 봉우리가 보여 기록으로 남기기도 했다. 그렇게 오르는데, 뒤에서 차량 소음이 들려 돌아보니, SUV가 올라오다가 멈춰, 노년의 여성 등산객과 얘기를 나누더니, 그녀를 태우고 간다. 당연히 노년의 다른 등산객에게도 타라고 권했으나, 다들 거절했다. 그렇게 그녀가 차를 타고 활공장까지 가자, 그 광경을 지켜보던 일행이 혹시 서울 출발이 늦어질지 걱정했는데, 안심했다는 투로 한마디씩 한다. 정식으로 인사를 나눈 건 아니나, 이 안내산악회를 이용할 때면 대부분 같이 한 노년의 여성 산꾼이라, 나도 어느 정도 알고 그들이 하는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그렇게 올라, 어느 정도 고도에 이르자, 능선이 보이기 시작하고, 오른쪽 봉우리 주변에 하늘 나는 무언가가 보여 자세히 보니 패러글라이딩이다. 즉 저 봉우리가 활공장이다.
임도로 계속 올라, 10시 24분 '제1 이륙장' 갈림길을 지나, 10시 26분 '산북 석봉' 갈림길에 도착해, 어디로 가야 하나 잠깐 멈춰 등산 앱의 지도를 찾아봤다. 그런데, 명확하지 않아, 산악회의 산행 계획도 찾아봤다. 석봉이란 건 코스에 없다. 그래도 암봉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어 다녀올지 고민하다가 정확한 거리를 알 수 없어, 포기하고 활공장 방향으로 직진했다. 이번 산행에서 가장 잘한 결정으로 저 '석봉’은 암봉(石峰)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 지명이다! 고로 암봉이라 생각하고 좌회전했으면 졸지에 조기 하산할 뻔했다. 그렇게 한 번 위기를 넘긴 후 계속 가니, 정상이 멀지 않아 보이는 곳에서 머리 위가 소란스러워 고개를 들어보니, 전망대다. 그런데, 앞에도 전망대라, 둘 중 하나만 오를 생각으로 계속 갔다. 그리고 전망대라는 생각하는 곳에 도착해 지도를 보니, 여기가 얼마 전 올랐던 운달산을 기준으로 하는 운달지맥이다. 그리고 소란스러웠던 곳은 '단산별빛전망대'고, 앞에 전망대라 생각했던 곳은 놀이 기구로 올라가는 나선형 계단이다. 그런데, 단산은 전망대 방향으로 가야 할 듯한데, 전망대 직전 이정표 앞에 일행이 두고 간 배낭이 있다. 즉, 돌아 내려온다는 거로 전망대 방향이 길이 아니라는 의미라, 등산 앱의 지도를 확인했다. 맞다. 내 감과는 다르게, 단산은 반대 방향이다.
임도로, 반대 방향으로 가자, 오른쪽에 갑판 계단이다. 포장 임도로 가야 할지, 갑판 계단으로 가야 할지 또다시 판단이 서지 않아. 지도를 확인하니, ‘운달지맥’은 계단 방향이라, 임도를 버리고 갑판 계단으로 올라, 10시 40분 ‘단산모노레일’ 종점에 도착했다. 거창하게 돈만 들여 만들어 놓고 운행 중지한 지 오래된 모노레일이다. 웬만한 지자체에는 하나씩 있는 ‘흔들다리’만큼이나 어느 지자체에나 하나씩 있는 모노레일로 그중 정상 작동하는 건 없는 듯하다! 말인즉 세금 낭비했다. 그 과정에서 챙긴 인물도 있을 거고! 어쨌든 그 옆 활공장으로 올라가, 날이 좋지 않아, 흐릿하게 보이는 주변과 새처럼 날고 싶다는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켜주고 있는 패러글라이딩을 감상하고 기록으로 남겼다. 그리고 활공장 전망대로 가, 다시 감상하고 카메라에 담은 후 활공장을 떠나, 갑판 계단으로 내려가, 임도를 가로지르자, 다시 갑판 계단이다. 여느 산 갑판처럼 곧 끝날 거로 생각하고 출발했는데, 갑판은 단산 정상까지 이어졌다. 즉 등산로 자체가 갑판이다! 갑판 등산로 가니, 산행 재미도 없고, 그렇다고 볼만한 것도 없으니, 찍을 것도 없어, 그저 앞만 보고 달려, 11시 27분 역시 갑판 전망대 겸 쉼터인 단산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는 두 개의 정상석이 있고 먼저 도착한 일행이 인증을 찍은 후 막 정상을 떠나려던 중이다.
그중 한 산꾼의 도움으로 인증을 남겼다. 그런데, 거대한 정상석 아래 옛 정상석이라 생각되는 작은 정상석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삼각대를 이용해 그걸 배경으로도 인증을 찍었다. 이후 전망대로 가, 보이는 모든 걸 카메라에 담고, 끝으로 정상의 전경을 기록으로 남긴 후 1.9km 떨어진 다음 목표인 배너미산(공식 명칭은 배나무산)으로 향했다. 그때가 11시 32분으로 점심시간이라, 배낭에서 불광역표 김밥을 꺼내 먹으며 다음 목표로 가며 보니, 갑판 등산로가 활공장부터 단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것과는 달리, 위험하거나, 오르내리기 힘든 곳만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런 곳이 그나마 산행 재미가 좋은 곳인데, 갑판으로 도배를 했다. 와중에 갈수록 고도도 낮아져 울창한 숲이 시야를 방해해 그저 앞만 보고 달릴 뿐이다. 그렇게 가, 12시 14분 운달지맥 갈림길에 도착했다. 운달지맥은 이정표 '전망대' 방향으로 좌회전해야 하고, 오정산은 직진이다. 오정산이 목표인 산행이니 당연히 직진해, 12시 15분 배너미산 정상표지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코스가 길고, 이번 산행에 참여한 인원이 대장 포함 18명에 불과해 그들을 코스에 다 풀어 놓으면 km당 1인에 불과해 친한 산꾼이 아니면 각자 페이스가 달라, 동행할 일이 없다. 고로 배너미산 표지석 주변에 아무도 없어 별수 없이 삼각대를 이용해 인증을 남겼다.
인증은 남긴 후 다음이자 마지막 산인 오정산으로 향했다. 그런데, 이 등산로 또한 단산에서 배너미산에 구간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볼 게 없으니 찍을 것도 없어 그저 앞만 보고 갔다. 와중에 날이 갈수록 흐려지고 빗방울도 떨어지는 듯해 기상청 날씨알리미로 확인해 보니, 16시부터 비라, 그 사실을 이제야 알려주는 기상청을 욕했다. 진작에 알았으면 늘 들고 다니는 우산을 색에서 꺼내 배낭에 넣고 왔을 거 아냐?! 그나마, 16시는 산행 후라 안심했으나, 3시 30분, 늦어도 4시 산행 마감이라는 목표를 달성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어쨌든 그렇게 오정산을 향해 달리는데, 앞에 여성 산꾼이 주변의 나물을 뜯으며 가는 게 보인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내가 알기로 오지 전문 안내산악회 최고의 출석률을 기록 중인 여성 산꾼으로 또한 여성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산꾼이다. 아, 임도로 올라올 때 차를 얻어 타고 활공장으로 향했던 그 산꾼이다. 그런데, 부운령 도착 직전 내가 추월하며 이렇게 한가하게 나물을 뜯으며 가도 되는지 궁금했다. 어쨌든 그녀의 뒤를 따라 부운령에 도착해 보니, 임도로 그 건너편에는 전망대가 있어, 일단 그곳으로 가 보이는 걸 카메라에 담았다. 이후 이정표와 '단산 등산로 안내'를 기록으로 남긴 후 두 등산 앱의 지도로 부운령의 고도를 확인했다.
고개로 내려오며 제발 600m 아래로 내려가지 말라고 빌었건만, 526.4m~553m로, 높이 804m인 오정산 정상까지 251m를 올려야 한다. 물론 오정산까지 4.1m 구간에 이보다 더 낮은 고개가 없다는 전제 아래다. 나물을 뜯으며 유유자적하고 있는 노년의 여성 산꾼을 추월해 오정산으로 향하며 보니, 역시 환경은 배너미산 이후 동일하다. 고로 보이는 게 없으니, 찍을 것도 없어 앞만 보고 가는데, 반대편에서 등산객이 몇 명 와 인사를 나누며 교행했는데, 갈수록 많아진다. 와중에 한국 산이 다 그렇듯 기복도 만만치 않아, 가면 갈수록 지친다. 그렇게 오정산으로 향하는데, 갑자기 앞에 헐벗은 언덕이 나타난다. 그리고 그 위에는 두 개의 철골이 고정된 게 보여, 저건 뭐지 하면 올라가 보니, 공사 중이다. 철골 사각형을 이루고 있는 걸 보니, 송전탑을 세우기 위 기초 공사 중이다. 그런데, 공사를 위해 주변 나무를 다 벌목해 졸지에 전망대가 됐다. 해서 거기서 보이는 모든 걸 카메라에 담은 후, 길을 재촉하며 보니, 임도다! 정확히는 임도공사 중이다. 그 임도가 어디서 시작해 어디까지 가는지는 모르겠지만, 꽤 많이 진척했는지 생각보다 길어 그 구간만큼은 산행이 쉬웠다.
유유자적 공사 중인 임도를 따라가는데, 기상청 예보와는 달리, 비가 쏟아진다. 간간이 이슬비와 안개비는 흩날리기는 했으니, 폭우 수준의 비가 내리기 시작해, 가던 길을 멈추고 배낭에서 모자와 바람막이 꺼내 쓰고, 입었다. 그리고 배낭에는 레인 커버를 씌웠다. 이후 기상청 날씨알리미로 현재의 날씨를 확인했으나, 현재 비는 없고 16시에 내린다던 비도 사라졌다. 그리고 조금 더 가니, 임도가 끝났다. 아직은 여기까지만 공사가 된 상태다. 그런데, 아무 생각 없이 고개를 넘어왔는데, 끝에 도착해 앞을 보니, 길이 없다. 그리고 오정산은 왼쪽이다. 즉, 길목 어딘가에 오정산 갈림길이 있는데, 임도공사를 하며 능선을 깎는 바람에 그 갈림길이 사라진 거다. 해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고개에 올라섰을 때 반대쪽에서 진행한 '창원제일산악회' 방향 지시가 바닥에 깔려 있었다. 물론 단산 방향을 가리키는. 그럼, 거기다! 그렇다고 다시 왔던 길을 돌아가는 건 아니다. 그나마 다행은 고개를 넘어 한창 공사 중인 임도라, 고개까지 멀지 않아, 바로 좌회전해 잡목을 뚫고 능선으로 올라서 저 앞에 보이는 오정산으로 향했다. 와중에 쏟아지던 비가 조금 지나자 멈춘다. 차라리 비가 내리면 좋은데, 그게 멈추니 기온은 높고 습도 또한 높아, 모자를 쓰고 우의 대신 바람막이를 입고 있는 건 지옥이나 다름없어, 가던 길을 멈추고, 모자와 바람막이를 벗어 배낭에 넣었다.
한국 산 어디나 그렇듯 바로 코앞이나 다름없이 가까운 오정산인데, 거기까지 높지는 않으나, 기복이 장난이 아니다. 어쨌든 그 기복을 다 넘어, 2시 12분 '오정산 0.5km' 이정표를 지나, 나무 계단을 내려가, 2시 16분 오정산 정상으로 향하는 갑판 계단에 도착했다. 여기서 오정산까지는 암릉이라, 이 갑판 등산로 또한 중간중간 없는 구간도 있기는 하나, 정상까지 이어진다. 말인즉 암릉 타는 재미를 없애 버렸다. 해서 동영상을 찍으며 정상으로 향해, 2시 26분 도착했다. 정상에는 작은 정상석과 배너미산과 같은 형태의 정상 표지, 그리고 이정표가 있다. 정상에는 나보다 조금 일찍 도착한 일행이 셀카봉을 이용해 인증을 찍고 있어, 나 또한 삼각대를 꺼내 인증을 남겼다. 그런데, 그 셀카봉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았는지 내게 부탁해 인증을 찍어줬다. 이후 정상까지 오며 추월했던 일행이 도착해 역시 인증을 찍어 준 후 단산 방향은 숲에 가려 보이지 않으나, 다른 방향은 전망대나 다름없어, 주변에 보이는 모든 걸 카메라에 담았다. 이후 정상을 떠나 앞에 보이는 능선을 따라 하산주가 기다리는 진남교반을 향해 하산을 시작했다. 그런데, 정상에서 이어지는 암릉 위에도 역시 갑판 등산로라, 산꾼에게 산행 재미를 빼앗았다. 그런데, 정작 갑판 계단이 있어야 할 듯한 급경사 돌길 하산 구간에는 없다는 게 아이러니했다.
암릉은 곳 전망대라, 가던 길을 멈추고 보이는 모든 걸 카메라에 담기도 하며 가, 2시 43분 헬기장을 지나, 2시 43분 문경대학 갈림길에 도착했다. 그런데, 내가 생각한 것과 방향이 달라 잠깐 멈춰 지도까지 확인했다. 오정산 정상에 있는 이정표를 기록으로 남기는 했으나, 자세히 보지 않아, 진남휴게소까지의 거리를 모르고 있었으나, 대략 2~3km 내라고 생각했다. 해서 앞에 보이는 봉우리 한두 개만 넘으면 좌회전해 아래에 보이는 조령천으로 내려갈 거로 생각했다. 그런데, 여기에 있는 이정표에 따르면 조령천 방향은 문경대학이고, 진남휴게소는 우회전이다. 와중에 거리는 3.9km로 기대한 것보다 멀어 당황했다. 그럼, 정상에서 봤던 능선을 거의 끝까지 달린다는 얘기다. 와중에 갑판 등산로도 진즉에 사라졌다. 어쨌든 이정표가 가리키는 대로 우회전해 지남휴게소로 향해, 2시 56분 상무봉 정상에 도착했다. 이후 걸음을 재촉하는데, 무명봉을 넘으면 또 앞을 가로막는 봉우리, 즉 기복이 장난이 아니라, 몇 개를 넘자 지친다. 그리고 드는 생각이 혹시 마감 시각을 못 맞추는 일행이 있다면 정상에서 진남교반까지의 하산 구간 때문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예측은 정확했다. 죽을 둥 살 둥 거길 달리며 보니, 바닥에 창원제일산악회에서 깐 방향 지시를 보고, 이 코스를 거꾸로 달릴 생각을 한 대장에게 감탄했다.
가끔 시야가 트이면 보이는 걸 카메라에 담기도 하며 달려, 3시 33분 삼태극 전망대라는 정자에 도착했다. 물론 그냥 갈 수 없어, 정자에 올라 과연 어떤 모양의 삼태극인지 아래를 살펴봤으나, 내 눈에는 삼태극이 안 보인다. 그래도 보이는 걸 기록으로 남긴 후 급경사 능선 위에 난 등산로로 진남휴게소 향했다. 그리고 3시 53분 '진남휴게소 0.5km' 이정표에 도착했다. 목표까지 남은 시각은 7분, 남은 거리는 500m! 목표 달성이 아슬아슬해 서둘러 휴게소를 향해 갔다. 그렇다고 남겨야 할 기록을 지나칠 수는 없어, 가던 길을 멈추고 카메라에 담았다. 그중에는 지난 어룡산행 때 건넜던 다리가, 울창한 숲 사이로 보여 찍은 것도 있다. 그렇게 달려, 4시 정각 진남교반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에 도착했다. 이건 목표를 달성했다고 해야 하나? 어쨌든 아래로 내려가, 4시 2분 오미자 터널 앞에 도착해서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분명 흥수와 둘이 무슨 산행인가를 마치고 오미자터널에 들어갔던 기억이 있는데, 여기였나? 해서 이 글을 쓰며 과거 산행기를 찾아보니, 2020년 4월 흥수와 둘이 황장산, 대미산 연계 산행 때 그 지역에 있던 오미자터널이다. 그럼, 문경 부근에 오미자터널이 한둘이 아니란 얘긴가? 어쨌든 걸음을 재촉해, 4시 5분 진남휴게소에 도착하는 거로 산행을 종료했다.
3
목표보다 5분이 늦은, 4시 5분 진남휴게소에 도착해, 먼저 주차장에서 버스를 찾아봤다. 없다! 그럼, 내려오면서 강 옆 대형 주차장에 있던 그 버스가 맞다. 애초 계획은 버스에 배낭 등을 두고 슬리퍼로 갈아 신은 후 깨끗이 씻고 휴게소로 들어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버스가 없으니, 어쩔 수 없이, 휴게소로 바로 들어가 2023년 9월 작약산행 때 하산주를 마셨던 한식집[산행기]에 자리를 잡은 후 배낭을 내려놓고 화장실에서 씻고 왔다. 이후 계산대로 가, 제육볶음과 이슬이를 주문한 후 옆에 있는 정수기에서 3잔의 찬물을 받아 마시자, 열기가 조금 식는 듯했다. 그리고 식탁에 앉아,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유튜브를 시청하다가, 10분가량 후인 4시 20분경 나온 음식을 받아 들고, 식탁으로 돌아와 먼저 이슬이 한잔으로 무사 산행을 자축했다. 이후 제육볶음과 밑반찬을 안주로 이슬이 한 병을 비운 후, 밑반찬만 안주로 한 병을 더 비웠다. 말인즉 이슬이 두 병을 비웠다. 사실 두 병이나, 마실 생각은 없었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어쩔 수 없었다.
하산하며 8시간 반이 노년의 등산객에는 절대 충분한 시간이 아니라는 걸 깨달아, 마감 시각 30분 전에 식당을 나가기로 했으니, 무언가 할 일이 필요했다. 5시 25분경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 주차장을 보니, 버스가 있다. 해서 버스로 가, 몇 명이나 도착했는지, 눈대중으로 헤아려봤다. 식당에서 같이 밥을 먹은 일행이 예닐곱, 버스에 타고 있는 일행이 서넛, 몇이 더 와야 한다. 그런데, 주변에서 일행이 나누는 얘기를 종합해 보면 결정적으로 대장도 도착 전이다. 해서 책을 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마감 10분 전쯤 대장 일행이 도착해, 버스에서 막걸리를 꺼내 들고, 비를 피할 수 있는 주차장 끝으로 간다. 그걸 보는 순간 폭발했다. 출발 준비를 해야 할 시간에 술판을 벌이 대장! 그걸 용납하는 나머지 승객이 이해가 안 된다. 그런데, 출발 3분 전 술판은 치울 생각도 안 하고 버스에 타더니, 아직 다섯 명이 도착하지 못했으니, 그들이 도착하면 출발하겠다고 발표한다.
속으로 '뭐, 이런 놈이 다 있어?'하고는 대장에게 '시간을 못 맞추는 건 그들 사정이고 예정대로 출발합시다!'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 그러자, 내게 오더니 막걸리, 같이 마시자며 손을 잡아끈다. 사실, 5분이나 10분만 더 기다렸다가, 출발하자고 양해를 구했으면, 뭐 그러려니 했을 텐데 막무가내로 기다리자고 하니, 열 받아서 손을 뿌리치고 바로 출발하자고 계속 고집부리다, '아니, 2시간 먼저 도착한 사람은 뭡니까? 그럼 5분만 더 기다립시다!'하고 말았다. 이후 5시 15분경 거의 뛰다시피 내려온 노년의 산꾼이 도착해, 바로 서울을 향해 출발했고, 그걸 보고 바로 잠이 들어, 휴게소로 들어간다는 신호인 실내등이 들어와 잠이 깼다. 그리고 화장실에 가기 위해 버스에서 내리며 보니, 여주로, 현재 시각 7시 13분 생각보다 빠르다. 이후 다시 서울을 향해 달린 버스는 먼저 죽전에서 승객을 내려주는 걸 보고 하차 준비해, 8시 3분경 도착한 양재역에서 내려,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해 집으로 향해 9시 5분경 도착하는 거로 산행을 최종 마감했다.
오지 전문 안내산악회 코스 계획대로 '차단기 → 새목재 → 단산 전망대 → 갑판 등산로 → 단산 → 돌비고개 → 배너미산 → 부운령 → 오정산 → 헬기장 → 삼태극 전망대 → 진남교반 → 진남휴게소'의 21.93km(산길샘) 코스를 6시간 33분 동안 달렸다. 이동 6시간 10분, 이동 23분!
날이 흐려 제대로 된 조망을 즐길 수는 없었으나, 비구름 속에서 어렴풋이 보이는 조망만으로도 만족한 산행으로, 오지라 생각했는데, 시설이나, 찾는 등산객이나 오지로 분류해서는 안 되는 산이다.
임도로 활공장까지 올라가, 갑판 등산로로 정상까지 가는 단산은 등산 코스가 아니라, 차를 타고 활공장까지 가 갑판 산책로로 정상 찍고 내려오면 되는 드라이브 코스고, 꼭 등산이 목표라면 오정산만 한 바퀴 도는 걸 권한다.
이번 산행으로 문경 주변의 산은 거의 오른 듯해 앞으로 조령산이 아니면 문경을 찾는 일은 없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