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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사람, 동물 모두 행복한 축산을 영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산지생태축산. 이런 산지생태축산의 모델로 꼽히는 목장이 있어 찾아봤다. 그 곳은 이담산양목장(산양)과 하늘목장(염소). 이 곳의 공통점은 산지를 이용한 자연친화적인 축산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두 곳 모두 방목을 하면서 특별한 경우에만 축사에서 사육 하는 공통점도 있다. 일반 축산인들이 겪는 분뇨처리라든가 질병에서만큼은 많이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계절번식 극복 연중 산양유 생산체계 구축
발효분뇨 초지 시비 자연순환방식 경쟁력
>> 이담산양목장은
위치 : 충남 금산군 추부면 뭇골로
모유 수유 대체 가능 산양유
자연친화적 생산 최대 경쟁력
무항생제 자연방목 산양유제품
이마트 등 24개 유통점 납품
우유 보다 3배 이상 고가 판매
체험형 관광농원으로 진화 모색
이담산양목장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산양을 길러 산양유를 생산해 가공, 판매하는 목장이다. 물론 목장은 충남 금산에 있고, 산양유 가공공장은 충북 옥천에 위치해 있다.
이담산양목장에서는 500여마리의 산양이 방목되고 있으며, 이 중 착유축은 300마리, 육성축은 200여마리 쯤 된다. 또 이담산양목장과의 계약농가가 2곳이 있는데 이 농가에서는 총 700마리(문경 350마리, 영동 350마리)가 길러지고 있다. 여기에서 생산되는 산양유 전량이 충북 옥천의 가공공장에서 가공, 판매되고 있다.
그러면 이담산양목장은 왜 산양을 길러 산양유를 생산, 가공 판매하게 됐을까. 그것은 다름 아닌 산양유가 모유와 성분이 가장 비슷하다고 해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확신했기 때문이다.
이담산양목장 김승민 사장(83년생)은 “앞으로 갈수록 맞벌이 부부들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모유를 수유하지 못하는 엄마들을 위해 산양유 사업을 하게 됐다”며 산양 사업을 하게 된 이유를 설명한다.
그는 무엇보다 자연친화적인 환경에서 생산되는 산양유야 말로 주부들이 바라는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식품이 아니겠냐며 산지를 선택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함께 곁들인다.
그러나 무엇보다 산양사업이 매력이 있는 것은 사업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 산양유와 산양요구르트를 만들어 이마트, 홈플러스, 초록마을, 올가, 현대백화점 등 전국 24개 대리점에 납품하고 있는데 무항생제 자연방목으로 하다보니 일반 우유보다 무려 3배정도 높은 가격을 받고 있단다.
국내 산양유 시장은 약 50억원 규모로 전체 우유시장의 0.01%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산양유 시장에서 이담산양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90%지만 사실상 100%나 다름없다. 이담산양이 45억원, 위탁가공 등으로 5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리점을 통해서 판매되고 있지만 김승민 사장은 이 보다는 농협하나로마트에 입점하고 싶어한다. 여러 곳으로 분산해 납품하기 보다는 농협하나로마트와 같은 전국 규모에 일괄 납품하게 되면 물류비도 절약되는 등의 잇점이 있기 때문.
그래서 김 사장은 정부에서 더욱 관심 가져 줄 분야는 산양유에 대한 홍보라며 홍보가 잘 이뤄지면 판매처 확보도 그만큼 용이해 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그래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효율적인 목장관리와 초지조성, 즉 방목이 경쟁력의 근원인 것. 특히 이 곳 이담의 경쟁력은 계절 번식을 극복하고 연중 산양유를 생산해 내는 것이다.
산양은 계절 번식을 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겨울철에는 거의 원유를 생산되지 않은 게 문제였다. 그런데 이담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일부 산양은 여름이나 가을에 새끼를 낳도록 유도하고 있다. 축사에 보온과 전기 시설을 갖춰 저녁에도 불을 켜 최대한 발정을 늦추면서 연중 산양유 생산이 가능토록 한 것. 그 결과 산양유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와 맞물려 시장 선점을 하게 된 것이란다.
그러나 김 사장은 정부에서 산양을 인공수정을 통해 번식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 보급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이담산양목장이 여기까지 오기까지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게 된 과정 중 하나는 산양 사양에 대한 매뉴얼이 없었다는 것. 정책 파트너 뿐만 그 누구도 산양에 대해 컨설팅을 받을 만한 곳이 없었던 게 사실 힘든 과정이었다고 털어놓은 김 사장. 그래도 산양은 평지가 아닌 곳에서도 적응을 잘 하기 때문에 산지축산이 가능했던 것으로 분석된다는 것.
이담산양목장은 톱밥과 함께 발효된 분뇨를 봄에 초지에 시비함으로써 자연순환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이 경쟁력의 근원으로 꼽히고 있다.
이런 이담산야목장이 30억원의 예산을 들여 체험형 관광농원으로 더욱 발전시켜 6차산업의 진가를 보여주는 계획을 갖고 한창 작업중이다.
이처럼 산지를 활용한 체험형 관광농원이 대한민국에서 몇 곳 안 되는 대표브랜드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단계별 맞춤방목으로 염소사육 체계화
부부의 노동력만으로 ‘효율축산’ 구현
>> 하늘목장은
위치 : 충북 괴산군 사리면 수암리
국유지 이용 초지 3만평 일궈
염소, 노동력 적고 경제성 잇점
일정 두수 고수…생태환경 보호
연간 100두 분양·150두 출하
과밀사육 없어 염소들 ‘강건’
일반농가 대비 폐사율 크게 낮아
“환경친화적이면서 노동력은 적게 투입되는 가장 효율적인 축산업을 하기 위한 적합한 축종은 뭘까. 그러니까 한마디로 경제성을 갖춘 축종은 뭘까.” 이런 질문을 던진 끝에 얻은 답은 염소 사육. 그것도 가둬서 키우는 것이 아니라 산지에서 방목하는 것이다.
그래서 하늘목장 김운혁 사장(63년생)은 염소 사육을 산지에서 시작했다. 그것도 국유지를 개척해서 초지 3만평을 일궈 300마리의 염소를 사육하고 있다. 목장이 현재의 모습을 갖추기 까지 갖은 고생을 다 했지만 산지축산의 가능성을 보여준 모범사례로 꼽혀 그동안의 고생에 보람을 느낀다는 김운혁 사장.
하늘목장이 사실 성공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보어’라는 품종의 염소를 사육했기 때문. ‘보어’는 왕성한 활동성에도 적정 체형을 유지할 수 있는 품종으로 살집이 두툼해 육질이 부드럽고 고기 맛이 좋은 장점이 있다.
이에 하늘목장은 염소를 분양도 하고, 비육시켜 판매할 뿐만 아니라 별도의 염소전용 식당도 운영하는 수익 구조를 갖고 있다.
암염소는 3개월령부터 분양하기 시작하는데 사육월령과 번식 적합성 등에 따라 50~250만원까지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산자수는 년간 5.5마리로 일반 염소농가의 3.5마리에 비해 월등히 높은 편이다.
또 숫염소는 10개월령이 되면 출하하는데 지육량에 따라 가격이 다양하다. 재래종 염소는 출하체중이 40kg이지만 보어종염소는 55~60kg으로 지육량이 많다. 마리당 출하가격은 평균 45~50만원선.
하늘목장의 수익구조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년간 분양은 100여마리, 출하는 150여마리. 이렇게 함으로써 매출은 2억5천여만원으로 순수익은 1억5천만원 정도 된다. 염소고기 전문식당은 제외하고라도 이 정도의 규모이다.
하늘목장이 이처럼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첫째, 산지를 활용하는 목장인 만큼 일정 마리수 만을 고수하면서 생태 환경을 보호하는 것이다.
둘째는, 사육단계별 맞춤 방목으로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방목을 원칙으로 하되, 분만직후 염소와 비육후기 숫염소 종축은 방목하지 않는다. 암염소는 분만 후 산후조리와 함께 새끼를 돌볼 수 있도록 1개월간 분만사에 계류시킨다. 비육 숫염소는 생후 6개월까지 방목하고 4개월간은 비육사에서 전용TMR사료와 염소전용배합사료를 급여한 뒤 출하한다. 그리고 종축은 운동장을 별도로 만들어 관리한다.
셋째는, 무엇보다 이런 자연환경속에서 키우다보니 강건한 것이 특징이다. 물론 기본적인 방역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예를 들면 산에는 진드기가 많으므로 구충제를 먹인다든지 신생 염소에 찾아오는 설사병, 콕시듐증 등의 예방작업은 기본이다. 이렇게 관리하다보니 폐사율이 매우 낮아 일반 염소 농가에 비해 현저히 낮은 편이다. 그런데 2011년 이 지역의 FMD 발생으로 살처분한 아픔이 있다. 그러나 그 후 재입식하여 현재의 어엿한 모습을 갖췄다.
하늘목장은 부부노동력만으로 FTA 시대에 남부럽지 않은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하늘목장은 남들이 미쳐 발견하지 못한 염소사육이라는 틈새를 잘 활용하는 이 시대의 프론티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비육을 목적으로 과밀 사육하지 않아도 친환경축산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널리 알리고 싶다”는 김 시장은 앞으로 산지 축산의 희망을 입증하는데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하는 그의 얼굴에서 벌써 성공한 미소가 가득 차 있음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