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책임질 후손들 [MZ세대]

[강문석]

MZ세대

세계적 자동차메이커인 현대자동차는 국내에서 온라인판매를 못하고 있다. 반면 수입차인 볼보, 다임러, BMV 등은 작년 코로나 펜데믹 이후 비대면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전기차 외국업체인 테슬라도 지난해 온라인판매로만 1만여 대를 팔았다. 현대차가 온라인 판매를 못하는 이유는 6,500여명의 판매직 노조가 이를 극력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최근 인기가 상승하고 있는 고급세단 G80의 생산을 증가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다. 판매가 부진한 소나타생산라인을 축소하고 G80생산라인을 늘리려면 노조의 허락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2019년 출고대기에만 1년 가까이 걸릴 정도로 수요가 폭발했던 대형SUV펠리세이드 생산량을 늘리는 과정에서 이를 생산해 왔던 울산 4공장 노조가 다른 공장에 일감을 나눠주면 특근이 줄어 소득이 줄어든다고 반발, 펠리세이드를 기다리던 고객 2만여 명이 계약을 취소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2019년까지만 해도 직원들에게 범용 와이파이가 무상제공 됐다. 그런데 생산라인 근무자들이 이 와이파이를 이용, 근무 중 틈틈이 영화, 유튜브를 시청했다. 생산성하락 우려가 커지면서 회사가 와이파이를 차단하자 노조가 특근을 거부하며 들고 일어났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해외에선 공장 근무자의 휴대폰사용도 금지하는 게 당연하다. 동영상을 보면서 일하는 공장은 울산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외부인이 현대차 공장을 견학하려는 경우 노조의 사전허가를 받아야 한다. 특히 언론의 취재는 몹시 꺼린다. 직원들의 초상권을 이유로 내세우지만 사실은 자신들의 근무하는 장면을 외부에 노출하기 싫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1996년 아산공장 이후 이런 이유들 때문에 25년 동안 국내공장 증설이 없다. 현대차의 해외공장과 국내공장의 생산성은 100 대 60 정도다. 현대차 노조는 민노총 금속노조 소속으로 '강성노조, 귀족노조'가 된지 오래다.

그들이 회사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이며 이런 사례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이 난공불락의 철옹성 같던 현대차노조에 전혀 뜻밖의 강력한 저항세력이 나타났다. MZ세대가 바로 그들이다.(밀레니엄과 Z세대, 1980ㅡ2000년대 출생) 현대그룹 8년차 이하 매니저급(사원, 대리) 직원들이 주축이 되어 '현대차사무연구노조' 설립에 나섰다. 중복가입이 안 되는 네이버밴드에는 이미 4,000여명이 모였다. 대다수가 8년차 이하 MZ세대 직원들이다. 새 노조 설립을 주도하고 있는 이들은 아예 민노총 금속노조와 분리해 자체교섭권을 확보하기로 했다. 정말 놀라운 발상이다.

이들은 그동안 사업부나 직군, 개인별 성과에 관계없이 생산직 중심노조가 협상한대로 일률적 성과급을 받아왔지만 이는 불공정하다고 주장한다. 기존노조의 구시대적 투쟁방식과는 다른 길을 가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현대차의 강성, 귀족노조가 흔들리는 소리다. 별도노조가 설립되면 그 힘은 반쪽이 되는 것이다. 이미 LG전자도 3000여명이 가입한 별도 노조가 설립되었으며 민노총 금속노조 산하인 금호타이어도 사무직노조 결성준비위를 세웠고 이미 광주지방 노동청에 설립신고를 접수시켰다. 한국노동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이런 움직임은 MZ세대인 2030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4.7재보선 선거에서 가장 주목해야할 부분은 20대들의 변화다. 방송3사의 출구조사결과 서울의 경우 72.5%가 오세훈 후보에게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60세 이상의 72.2%를 뛰어넘는 수치다. 반대로 박영선 후보는 22.2%의 지지만 받았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20대가 우편향, 보수화 됐다거나 이들의 야당 지지성향이 커졌다고 볼 수는 없다. 문재인 정권 4년 동안 불거진 온갖 불공정에 반발, 공정한 게임 룰을 지키라는 외침이다.' 라고 했다. 40,50대가 낭만적인 혁명의 기능을 믿는 반면 20대는 그런 신념이 없으며 대신 각자 개인적인 발전에 더 큰 가치를 두는 세대다.

허동현 경희대 교수는 “20대는 민족, 민중 같은 거대담론을 싫어하고 실용주의 합리주의의 세대이며 길들이기와 편 가르기를 하며 위선적인 집권세력에 저항한다.”고 했으며 전영백 홍익대 교수는 “집단이 아니라 독립적인 개인으로 살아가려는 젊은 세대는 모두 똑같이가 아니라 노력한 만큼의 보상을 원한다.”고 했다. MZ세대의 가치관이 기성세대와는 그 근본에서 다르다는 지적이다. 근자 한국 방송드라마 역사상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SBS의 역사드라마 '조선구마사'가 3월 22일 첫 방영한지 일주일 만에 방송을 중단한 게 그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방송중단이라는 구체적 압박에 성공한 것이 MZ세대이며 그들이 만들어낸 '금융치료'라는 아이디어가 특이하다. 박계옥이 쓴 조선구마사에서 조선시대 인물이 중국식 복장을 하거나 중국음식을 먹는 것이 큰 공분을 샀고 더구나 박계옥의 전작인 '철인황후'가 역사 왜곡문제로 지탄을 받은바 있어 이 문제가 더 민감해진 게 사실이다. MZ세대의 금융치료는 우선 제작을 지원하거나 협찬한 기업들의 이름과 연락처가 정리된 게시물이 SNS를 통해 공유되었다. 집단불매운동에 걸리면 대기업이라 해도 휘청거리게 된다.

먼저 이 드라마의 제작지원을 맡았던 동신제약이 지원을 취소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틀 만에 광고기업 24곳과 제작지원 기업 3곳이 모두 광고와 지원을 취소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MZ세대는 말한다. “허울뿐인 방통위에 민원신고는 헛짓이다. 금융치료가 답이다.” 정말 무서운 세대다. 당근마켓, 번개장터, 중고나라는 중고품 거래시장의 점유율이 큰 장터다. 이곳을 이용하는 소비자중 절반이상이 MZ세대인 2030들이다. 실속파라는 얘기다. 실제적이고, 구체적이고 효율을 중시하는 알뜰세대가 그들이다.

이들은 앞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분야에서 새 환경을 만들어갈 것이다. 나는 이글을 쓰면서 실로 묘한 감정을 느꼈다. 80대중반인 내게 있어 이들은 손자세대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이들의 사고방식, 가치관, 행동이 우리세대와 아주 비슷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만큼 크게 공감할 수 있었으며 기대와 함께 희망을 가져본다. MZ는 아주 새로운 국민이며 계층이다. 그들은 이 혼란스러운 사회를 바로잡아 나갈 것이다. 이미 그 역량이 드러나고 있지 않는가.

[kkss]

90 늙은이세대는 이해가 안되네요
그러나 공부해서 뒤떨어지지않게 현실에 마추어 살아아야지요
아니면 낙오자가 되니까 참 히드네

[강문석]

그러하시겠죠. 지구촌이란 말이 있듯 MZ세대의 이러한 특성은 한국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니 어쩌겠습니까? 연달아 닷새 동안 폭염이 계속 된다니 대구와 같은 분지 도시에 계시는 원로님께선 건강에 각별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