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에는 칠보산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이 여러 개 있습니다.
가까이는 수원과 안산의 경계에 있는 안성북지맥 상의 칠보산239m이 있고,
참고 사진 #1 2015. 5. 15. 진행한 안성동지맥 상의 칠보산
그리고 경북 영양의 애미랑재를 지나 칠보산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봉우리에 올랐으나 별 특이한 점을 찾지 못했던 낙동정맥 상의 칠보산974.2m이 있습니다.
참고 사진 #2 2011. 12. 24. 진행한 낙동정맥의 칠보산
그리고 한남금북정맥을 할 때 별로 신통치 않다고 생각한 좌구산 옆 칠보산552m도 기억합니다.
참고 사진 #3 2013. 3. 3. 진행한 한남금북정맥의 칠보산
하긴 더 멀리는 꿈 속에서나 볼 수 있고 화보속에서나마 그 그리움을 찾을 수 있던 장백정간의 칠보산659m도 있습니다.
예로부터 함북의 금강 혹은 작은 금강이라 불렸던 북녘의 칠보산.
법화경에 나오는 금, 은, 산호, 수정, 마노, 유리, 백산호 등 일곱 가지의 보석들이 햇살에 비춰 반짝거리는 듯 각자 특이한 모습으로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칠보산.
경치의 특징에 따라 내칠보, 외칠보, 해칠보 등으로 나뉘어진 남한에 사는 우리에겐 아직은 갈 수 없는 땅 칠보산.
이 북녘에 있는 칠보산이 이 이름을 가진 산들의 원형이라 볼 수 있을 겁니다.
그 칠보산을 그리워했음인가?
청화산인 이중환은 그렇게도 그리워하고 몸부림치게 사모하던 속리산으로 들어옵니다.
물론 그 이전에도 고운 최치원이,
‘도는 사람을 멀리하지 않는데 사람은 도를 멀리 하는구나. 道不遠人 人遠道
산은 사람을 떠나지 않는데 사람은 산을 떠나려 하는구나. 山非離俗 俗離山‘
라고 읊었던 속리산.
그 속리산 안에도 그런 비경이 숨어 있는 곳이 있습니다.
백두대간이 이 속리산에 이르러 우측으로 큰 줄기 하나를 내놓습니다.
바로 한남금북정맥이죠.
물론 원산경표나 대한산경표애서 부르는 이름이니 대부분의 산꾼들은 그렇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신산경표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분들조차도 이를 같은 이름으로 부르고 있으니 참으로 우스꽝스럽기는 합니다.
물론 신산경표가 잘못되었다는 말이 아닙니다.
다만 신산경표의 이론을 따르는 분들은 제발이지 일관성을 가지고 산줄기 이름을 불러달라는 것이죠.
제대로 구별할 수 있는 인식도 못하면서 박성태 선생님의 큰 업적에 먹칠을 하는 행동은 삼가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신산경표에서는 이 줄기를 호서정맥으로 부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각설하고 이 한남금북정맥이 속리산에서 가지를 칠때 그 북서쪽으로 발원하는 물이 바로 달천입니다.
임진년 명나라 장수가 이 달천의 물맛을 보고는 "중국의 여산의 수렴水簾(폭포)과 같다."고 극찬한 달천達川.
達은 곧 말馬이고 馬는 곧 고高이니 그저 어원으로 풀면 '높은 곳에서 발원하는 물' 정도의 의미라 김이 좀 새는 느낌이긴 합니다.
어쨌든 그 정도의 물이 흘러내리면서 충청북도의 괴산이나 음성 그리고 충주와 제천을 적시고 지나가니 그 구요팔곡九遙八曲은 그 일대의 아름다움을 그리는 글귀가 됐습니다.
그러니 거기서 흘러내리는 물이 청주에 이르러서는 청천淸川이 되고, 괴산에 이르러 괴강槐江이 되었다가 충주에 이르러 달천達川이 되어 결국 금천金遷에 이르러 한강인 청풍강과 만난다고 그 흐름을 읽으니 과연 우리나라 물줄기과 산줄기를 꿰뚫은 이중환답다고 할 수밖에 없군요.
속리산은 희귀동식물, 자연 경관 보존 및 산불예방과 무분별한 개발 등으로부터 소중한 자연을 보호하기 위하여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관리 운용되는 곳이어서 특히 백두대간이 지나는 곳은 유달리 비탐구간이 많이 지정되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곳이 많아서 일까요?
아니면 험준한 기암절벽이 많아서 일까요?
백두대간이 지나는 구간 중 이화령 ~ 버리미기재 구간은 유달리 그런 요곡撓曲이 심합니다.
막장봉이 눈앞에 다가올 즈음 바로 우측으로 오르막길이 보이고 그 위로 올라서면 바로 출입금지안내판이 나온다. 경상북도 문경시 가은읍 안에서 진행하던 대간길은 여기서 충청북도 괴산군 칠성면을 만나게 된다. 곧 대야산에서 헤어진 도계를 다시 만나 이제부터는 대간길이 도계가 된다는 것이다. 그 길은 우선 목책을 넘어 진행하게 된다. 대간길은 부드럽기는 하지만 바위 구간이 많아 아무래도 진행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악희봉 가는 길에서 크게 우회전하는 대간길은 여기서 연풍면을 만나게 된다. 그러면서 속리산국립공원에서 벗어나게 되고 자연스럽게 비탐방구간에서 해방이 된다. 이 구간이 지금까지 오던 구간을 마주보며 구왕봉까지 진행하게 되는 구간이다. 조망이 좋은 바위봉에서 철제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긴 로프 구간을 만나게 되고 이내 ①은티재다. 이 구간의 특징은 오르내림이 확실하다는 것이다. 이는 그만큼 체력 소모가 많아진다는 것과 같은 얘기다.
그건 아무래도 이 지역의 지질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즉 화강암 지역이 침식을 많이 받은 곳이다. 바닥에 밟히는 돌들이 많이 부서져 있는 게 지금도 비, 바람에 침식작용이 진행되고 있는 거 같다. 그러니 이 부근에는 유명한 계곡들이 많고 그게 이 바위들과 어울려 절경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우측으로 가은읍 완장리의 용추계곡이나 아까 그 절말의 쌍곡구곡, 청천의 화양구곡, 선유동 구곡 등 가는 곳마다 절경인 곳이 이 구간 주위의 모습이다. 100만 년 정도 지난 다음에는 또 다른 모습의 대간길이 되어 있을 것이다.
- 졸저 '현오와 걷는 백두대간' 252쪽
이 악휘(희)봉으로 가지를 치는 줄기 사이로 발원하는 물.
바로 행목동천이 되어 칠성면 쌍곡교까지 쌍곡계곡이라는 이름으로 흐르다 쌍천에 합수되게 됩니다.
- 쌍천하니까 생각나는 것이 백두대간을 할 때 조령산 부근의 마역봉에서 가지를 친 신선지맥이 떠오르죠? -
그렇다면 당연히 그 합수점까지 진행하는 단맥이 있기 마련!
바로 백두대간의 희양산을 지난 줄기가 악희봉樂喜峰(악휘봉이라 표기된 지도도 있음)845.6m에서 크게 좌틀할 때 직진하는 줄기.
그 줄기가 곧 덕가산866.1m ~ 칠보산779m ~ 보배산 776.5m ~545.2봉으로 진행하는 줄기입니다.
지도에는 德加山이라 표기되어 있지만 불교지명설에 의할 경우 德迦山으로 보는 게 맞을 거 같습니다.
그렇게 '부처님의 덕'이 머무르고 세상의 일곱 가지 보물을 간직한 듯한 봉우리가 신라시대의 명찰 각연사와 교묘하게 어우러진 산.
그리고 거기에 더하여 그 이름도 고귀한 보배산까지 이어지는 줄기이니 그 아름다움이란 필설로 다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산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산악회.
비온 다음 그 깨끗한 하늘을 보여주자면서 이름한 해밀산악회.
그 해밀에서 창립 9주년 기념 산행지로 선정한 곳이 바로 칠보산입니다.
칠보산의 승선대에서 바라본 내칠보. 인터넷에서 퍼왔음.
비록 장백정간이 지나는 함경북도 명천군의 칠보산906m은 가지 못하더라도 통일이 되는 날 반드시 그곳을 가겠노라는 서원을 세우며 선정한 칠보산 산행.
북녘의 칠보산에 버금가는 아름다움을 지녔다고 하는 남한의 칠보산은 필히 가봐야겠다는 얘기로 들립니다.
그 칠보산은 충북 괴산하고도 칠성면에 있습니다.
이 칠보산으로 오르는 루트는 몇 개 됩니다.
가장 정통적인 방법이 백두대간 길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은티마을 ~ 은티재 ~ 악희봉 ~ 덕가산 ~ 칠보산으로 진행하는 방법일것입니다.
그외 적석리 입석마을로 오르는 방법 그리고 각연사나 도마골을 들머리로 이용해 보배산 루트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산꾼들이 가장 많이 오르는 코스는 떡바위 ~ 문수암골 ~ 칠보산 ~ 활목고개 ~ 쌍곡계곡 ~ 절말 ~ 쌍곡휴게소 구간일 것입니다.
해밀도 그 코스를 택했습니다.
명산 산행인 만큼 발이 좀 느리신 분들에 대한 안전산행을 도모하기 위함일 것입니다.
산은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입니다.
쌍곡계곡 즉 행무동천을 사이에 두고 건너에 서쪽으로는 군자산과 남군자산이 보일 것이고 북쪽으로는 박달산825m이 보일 것입니다.
동으로는 희양산 ~ 백화산 ~ 조령산 등이, 남으로는 대야산이며 조항산~ 문장대 ~ 천황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산줄기들을 감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아가 이안지맥의 작약산이나 영강지맥의 운달산 등도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으니 더 이상 말하여 무엇하겠습니까!
그렇다면 아무리 골격이 뛰어난 암릉의 산이라 하더라도 이런 아름다움이라면 사내의 근육보다는 아름다운 여인네의 자태를 본다고 하는 게 차라리 맞을 것 같습니다.
날마다 지리에 빠져 있었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여인네와의 환상의 데이트를 위하여 이런 날 하루쯤은 지리산 마고할머님께 양해를 구합니다.
무녀가 된 법우화상의 여덟 딸들에게도 마찬가지이고 천왕봉 성모님께도 같은 취지의 말씀을 드립니다.
2019. 6. 22.
수지를 출발한 버스는 평택 ~ 제천 고속도로를 지나 음성IC에 이르러 37번 도로로 바꿔탑니다.
괴산땅으로 들어서자 흔치 않은 이름을 한 간판이 눈에 확 들어옵니다.
'해밀'이라는 이름을 쓰다니....
34번 도로는 쌍곡교에 이르러 우측으로 좁은 도로 하나를 냅니다.
쌍곡계곡으로 들어서면서 행목동천을 따릅니다.
기암괴석이 서 있는 소금강을 지나자 서당교가 나옵니다.
저와 이한검 대장님은 여기서 내리고 대원들은 떡바위에서 진행하기 위해 조금 더 올라갑니다.
행목동천을 건너 도마골 안으로 들어섭니다.
지도 #1
일반등로는 좌측 골을 치고 올라가야 하지만 이한검 대장님은 그냥 사면을 치고 올라가자고 하는군요.
민가 좌측으로 구멍이 보이는 게 치고 올라갈 만 하군요.
이 정도면 훌륭합니다.
그런데 출입금지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보배산 ~ 정석고개까지가 입산금지 구역이 서당말 ~ 도마재 ~ 보배산도 당연히 입산금지구역이라는 얘기?
정상적인 등로는 계속 이 계곡을 따라 올라가야 합니다.
그런데 그럴 경우 너무 무미건조하다는 이한검 대장님.
그냥 사면을 치고오르자고 하시는군요.
좋습니다.
거의 수직인 사면을 치고 올라갑니다.
땀은 비오듯 흐르고....
두껍게 쌓인 낙엽으로 덮힌 흙길과,
준準 너덜길이 반복하여 나옵니다.
전반적으로는 바위 구간이 자주 나와 우회를 하여야 하는 구간이 반복됩니다.
10:00
예비군용 호?
지도 #1의 '가'의 곳입니다.
10:31
이제 나뭇가지 사이로 군자산946.9m의 위용을 엿볼 수 있을 정도로 고도를 높였습니다.
그 군자산의 남쪽으로는 또 다른 이름의 군자산 즉 남군자산830.2m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올라갑니다.
얼추 보배산 주릉으로 올라 온 것 같습니다.
10:33
좌측 나뭇가지에 살짝 가린 게 칠보산.
그리고 그 우측으로 흘러내리는 구봉능선.
그 뒤로 대야산이 보이는군요.
10:41
대야산 옆의 847.7봉도 이름을 붙여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물론 '김형수 555'에는 중대봉이라 나와 있기는 하지만....
현장에서는 그 좌측 뒤로 천황봉도 보이건만 사진으로는 .....
칠성면 사은리의 충북교직원 휴양소가 있는 마을.
그 뒤가 군자산에서 남군자산으로 이어지는 라인이 부드럽게 흐릅니다.
군자산과,
남군자산.
10:54
드디어 보배산으로 오릅니다.
아까 군자산 방향의 조망은 다 했지만 사실 보배산 정상은 답답하기만 합니다.
그저 군자산 방향만 조망이 조금 될 뿐 사방으로 잡목이 에워싸고 있습니다.
그러니 각연사 너머 덕가산855.8m이나 시루봉(국토지리정보원 지도 상으로는 866.1봉) 등은 전혀 조망을 할 수 없습니다.
20분 정도 쉬면서 간식을 먹고 일어납니다.
우리가 도마재에서 왔다면 우틀하여 진행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도마골에서 우측으로 붙어 바로 보배산으로 올라왔기 때문에 오던 길을 조금 되돌아 나가야 합니다.
보배산 ~ 칠보산 구간 : 2.69km.
11:12
그러고는 표지띠가 붙어 있는 삼거리에서 좌틀합니다.
이제부터 상당한 직벽을 조심스럽게 내려가야 합니다.
바로 앞이 709봉에서 692.1봉으로 이어지는 암봉이군요.
이 능선은 그 뒤 우측의 653봉으로 이어져 정석고개를 넘은 후 중앙의 칠보산으로 진행이 될 것입니다.
그 뒤에 서 있는 능선이 장성봉이 있는 백두대간입니다.
11:22
도마골과 각연사를 이어주는 안부로 떨어진 다음 다시 692.1봉으로 된비알을 치고 오릅니다.
좌측으로 678.9봉이 오뚝하고.....
11:36
정면으로 656봉도 아주 높게 서 있습니다.
좌측 맨 뒤가 대야산.
소나무 바로 우측이 남군자산.
원경으로 잡아봤습니다.
좌측이 칠보산.
그 뒷라인 좌측이 백두대간이 지나는 장성산.
그 뒷라인 좌측이 대야산.
아!
드디어 칠보산에서 좌측 즉 동쪽으로 흐르는 능선이 잡힙니다.
우선 멀리 흰 벽의 희양산995.4m과 그 앞의 구왕봉879.4m 그리고 그 우측 뒤로 뇌정산992m이 보입니다.
이걸 보기 위해서 조금 더 수고를 한 것이죠.
소나무에 가린 칠보산에서 좌측으로 덕가산866.1m으로 이어져 그 뒤 악희봉845.6m으로 연결이 되어 백두대간에 접속하게 되고....
그 덕가산에서 678.9봉으로 이어진 후 쌍천에서 그 맥을 다할 것입니다.
그 쌍천 뒤로 백두대간의 마역봉(마폐봉)에서 분기한 신선지맥의 박달산824.8m까지 조망할 수 있으니 행복한 마음 뿐입니다.
이한검 대장님은 연신 "내가 말년을 보낼 곳은 바로 여기다."라는 말만 되뇌이면서 봉회장님과의 인연을 회고하고....
즉 이한검 대장님과 봉회장님이 처음 만난 곳이 바로 이 칠보산 산행 때였다고 합니다.
12년 전 일이라고 합니다.
그러니두 분이 교분을 맺은 해가 벌써 12헤나 되었다는 얘기죠.
11:49
709봉을 내려오는데....
사람 모양을 한 이 나무에 어떻게 돌이 박혀 있나요?
일부러 박아 넣은 것이 아니라면 자연적으로 생성된 것?
그 옆에서 기념 촬영 한 번 하시고....
보면 볼수록 신기하기만 합니다.
안부를 지나 이제 692.1봉으로 오릅니다.
이제서야 덕가산에서 내려오는 능선이 좌측의 678.9봉으로 흐르는 모습을 볼 수 있군요.
그 뒤 우측으로 영강지맥의 운달산1103m이 크게 보이고....
그 아래 신라시대의 고찰 각연사.
각연사 뒤로 보면....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는 중앙의 856.8봉을 德加山으로 표기하여 놓았고 우측의 나뭇가지에 가린 866.1봉은 덕가산으로 표기하여 놓았습니다.
이 덕가산의 한자식 표기인 德加山은 德迦t山으로 표기하는 게 맞을 것임은 위에서 얘기한 바와 같습니다.
그 덕가산과 칠보산이 이어지는 능선.
11:57
692.1봉이 암봉인 것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증명을 할 수 있겠군요.
대단한 조망을 만끽합니다.
지도 #2
좌틀하면 각연사로 내려갈 수 있는 지도 #1의 '나'의 안부를 지나면서,
조금 전 지나온 689봉을 봅니다.
다시 치고 올라갑니다.
이제는 군자산보다는 남군자산이 더 가까워졌습니다.
12:30
청석재입니다.
좌로 내려가면 각연사, 우틀하면 떡바위로 내려가는 일반적인 등로입니다.
시끌벅적하는 걸 보니 한 무리의 꾼들이 올라오는 것 같습니다.
동김해새마을금고 산악회에서 오신 걸 보니 그 부근에 사시는 분들인 것 같습니다.
군자산은 저만치 멀어지고....
12:39
조망이 터집니다.
좌측 암봉이 692.1봉, 그 뒤가 보배산.
우측이 각연사 계곡 건너 678.9봉.
봉우리 정상 뒤가 신선지맥의 박달산.
왼쪽으로 좀 돌리면 좌측이 군자산.
원경으로 보면 남군자산과 군자산이 일렬로 보이고....
남군자산을 당겨봅니다.
군자산도 당겨보고....
13:01
그러고는 칠보산 정상입니다.
계단 내려가는 길목에서 동쪽으로 조망이 터집니다.
좌측 덕가산에서 중앙 바위봉인 악희봉을 지나 우측에서 오는 백두대간에 접속한 다음 중앙 희양산 앞의 구왕봉을 지나게 되죠.
그 우측으로 뾰적한 게 뇌정산.
대간 라인이 아까보다 선명하게 보입니다.
둘이서 기념 촬영 한 번 하고....
우측 군자산이 좌측 남군자산으로 이어지고...
그 중간에 울푹 패인 곳이 도마치.
도마치하면 아무래도 한북정맥의 도마치가 떠오릅니다.
2009. 9. 27. 진행한 한북정맥 상의 도마치봉
도마치는 한북정맥에서 가지를 친 가평지맥의 고개로 그 분기점에는 도마치봉이라는 이름의 봉우리가 있습니다.
2011. 10. 9. 진행한 가평지맥 상의 도마치
그런데 이 도마치라는 고개 이름에 좀 문제가 있습니다.
들리는 얘기에 의하면 궁예가 왕건에 쫓겨 도망을 가다가 이 부근에 이르러 말馬에서 떨어진倒 고개峙라 하여 倒馬峙라고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우리 말을 한자로 억지로 표현하다 보니 이런 이름을 갖게된 것에 불과합니다.
즉 이 이름은 이 지역의 산세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죠.
- 졸저 '현오와 걷는 지리산' 241쪽
지리는 ‘둠/두르’라는 순수한 우리말이었다
그러나 이런 것에 상관없이 국어 학자들은 '지리'의 어원을 순수한 우리말에서 찾는다.
한 걸음 더 들어가 생각해 보면 ‘두류’는 우리말을 한자어로 표기한 것에 불과하다. 즉 두류는 옛 우리말 ‘두르’였다. ‘병풍처럼 크게 둘렀다’라는 의미이다. 곧 ‘큰 산줄기’라는 말로 ‘두름/ 둠’의 형태였던 것이다. 이 ‘두르〉두류’로 변천된 것에 적당하고 그럴싸한 한자 頭流를 갖다 붙인 것이다. 또한 ‘지리’는 ‘두르〉드르〉드리〉디리〉지리’의 과정을 거쳐 변하게 된 것인데 마찬가지로 이 ‘지리’에 적당한 한자인 智異를 갖다 붙여 오늘날의 한자어 지리산(智異山)을 가지게 된 것이다. 즉 구개음화와 전설모음화 과정을 거쳐 결국 오늘의 지리산이라는 이름이 되었다는 얘기이다.
그러니 ‘頭流’·‘豆流’·‘頭留’·‘斗星’·‘斗流’ 등으로 한자를 붙여 지명이 된 것은 그 어원이 ‘두르다’의 뜻으로 보면 될 것이다. 이렇듯 지명은 땅과 지역의 특성을 제일 먼저 드러내 보여주는 얼굴이다. 거기에는 땅의 생김새와 장소적 특성이 반영되어 있을 것이고, 그 지명을 붙인 당시의 사람들의 지리적 사고도 담겨 있을 것이다. 당연히 거기에는 자연적 특성뿐만 아니라 사회적, 정치적 속성도 가미되어 있을 것이고 역사와 시대에 따라서 변화하는 역사지리적인 성격도 담겨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니 지명은 사용하는 그 당시 사회의 주체에 따라 이름이 변하기도 하며 그 의미와 범위가 달라지기도 할 것이다.
- 졸저 전게서 287쪽
그런데 도마치의 '도마;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야 합니다.
즉 이 '둠'은 지역에 따라 두류가 되기도 하지만 어느 곳에서는 '도마', '두루', '대미' 등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그러니 여기에서 한복인 두루마기가 나오고 두메산골의 두메가 나왔으며 논두렁이나 밭두렁의 '두렁'도 나오게 된 것입니다.
이곳의 도마치나 포천 한북정맥에서 가지를 친 가평지맥의 도마치나 그 형세를 보면 다 이랗게 산의 연봉으로 울타리를 친 것과 같이 보여 그렇게 이름지어진 것입니다.
포천의 도마치 경우에는 마침 철원이 가까이 있고 그곳이 태봉의 궁예와 관련한 전설이 명성산 일대에 산재하고 있음에 착안하여 누군가 그것을 한자로 표현하다 보니 그런 억지를 부리게 된 것입니다.
다행히 이곳은 궁예와는 무관한 곳이어서 그런 전설은 없지만 조사해 보면 누군가에 의해서 억지 살화가 만들어져 있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겠죠?
이 앞 능선이 소위 구봉능선으로 755봉을 시작으로 643봉, 625봉 등 9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는 바, 암봉으로 이루어진 곳이라 추락의 위험성이 있어 비탐구간으로 지정되어 있고 공단직원이 상주하다시피하고 있는 곳입니다.
오늘도 역시 그렇군요.
남군자산을 바라보면서 가지고 온 김밥을 먹습니다.
남군자산 우측으로 백두대간 장성봉916.4m에서 내려온 군자산 라인의 옥녀봉595.9m.
장성봉 우측으로 흐르는 군자산 줄기 뒤 좌측이 대야산.
그 우측 뒷줄기가 충북알프스 서쪽 줄기로 관음봉 ~ 묘봉이 그 뒤의 한남금북정맥과 어우러져 길게만 보입니다.
장성봉 뒤로 속리산 천왕봉1058.4m이 뚜렷하게 보이고.....
장성봉에서 악희봉으로 달려오는 대간 줄기.
희양산과 뇌정산.
시간만 허락된다면 여기 그대로 몇 날 며칠이고 주저앉고 싶은 마음 간절하건만.....
13:41
백두대간 악희봉에서 가지를 텨 내려온 능선은 덕가산에서 678.9봉으로 갈라지고 주릉은 이쪽으로 오고 있으며....
악희봉 너머가 대간꾼들이 많이 이용하는 은티마을이 있을 겁니다.
'김형수 555' 지도를 보면 저 덕가산을 시루봉으로, 856.2봉을 덕가산으로 표기하였습니다.
40분 정도 쉬다가 내려갑니다.
678.9봉과 그 뒤 박달산.
나무 계단으로 안전시설이 다 되어 있으니 너무 편안하게 내려옵니다.
그러다 보니 조망도 없고 약간은 무미건조한 느낌.
아!
이렇게 뿌리가 다 드러날 정도로 산꾼들이 많이 훼손시켰습니다.
13:51
활목고개.
지도 #2의 '다'의 곳입니다.
직진을 하면 악희봉으로 진행을 하여 백두대간으로 이어지는데 이 코스도 비탐구간으로 막아놨군요.
글쎄요.
왜 비탐구간으로 만들었는지 좀 이해가 안 갑니다.
우틀하여,
그냥 별 생각없이 편안한 길로 내려옵니다.
아주 멋진 길.
14:32
장성봉 삼거리.
지도 #2의 '라'의 곳입니다.
잠시 좌틀하여 시묘살이계곡으로 들어가 땀 좀 씻고 가기로 합니다.
시묘살이 계곡은 막장봉으로 올라 장성봉으로 진행이 가능한 곳입니다.
그런데 이곳도 장성봉 ~ 막장봉까지만 진행이 가능하고 대간길은 역시 비탐구간입니다.
자심 계곡 안으로 들어가서 몸을 좀 식히고 나옵니다.
14:56
다시 등로를 나와 작은 절리도 보고....
..............
15:06
쌍곡폭포라......
물도 없고 규모도 아주 작으니 좀 초라해 보입니다.
15:19
점밀 주차장으로 나옵니다.
우리 대원들은 어디서인가 게임을 즐기고 있을 텐데.....
전화를 하여 위치를 파악한 다음 칠보산 팬션으로 이동합니다.
15:25
구봉능선에서 내려오는 길.
조금 아쉬운 마음으로 오늘 산행을 마무리 합니다.
해밀산악회가 창립된지 벌써 10년.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아주 재미있는 여흥을 즐기고 있군요.
오늘 함께 산행을 즐긴 노박사 부부.
저와는 30년 지기입니다.
늘 두 분이 행복한 산행 즐기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