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많은분들이 궁금해합니다.
선수도 같고, 포메이션도 같고, 기본 성향까지 비슷한 두 감독이 다른 결과를 낸것을 말입니다.
실제로 허정무시절과 다른 선수들이 들어온 선수는 남준재, 빠울로, 소콜 밖에 없습니다.
또한 4-2-3-1 포메이션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것까지 같습니다.
그런데, 허정무시절에는 16위 였고, 김봉길 감독시절 인천은 10위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크게 몇 가지 차이점이 있는거같습니다.

항상 열심히 뛰어줬던 난도
첫번째는, 시즌초 중원을 책임졌던 난도의 존재유무입니다.
난도는 시즌초부터 임대복귀하는 날까지 인천의 모든 경기에 출장했습니다.
나름 준수한 키핑과 활동량으로 중원을 책임졌습니다.
그래서 다들 난도가 떠나는 상황을 우려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역설적이게도 난도가 떠나는 상황이 인천의 기회가 되었죠.
바로 정혁의 중원배치 입니다.
허정무 시절 정혁은 올라운드 플레이어답게 공미 윙어 쉐도우 할것없이 엄청 뛰어다녔습니다.
그러나, 멀티플레이어 라는 허울좋은 닉네임 뒤에는 스페셜리스트가 될 수 없다는 난제 또한 존재했습니다.
김봉길감독님은 부임이후 정혁을 김남일선수와 함께 중원에 자리잡게 했습니다.
정혁은 난도와 같은 수비형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했지만, 공격시에는 프리롤을 부여해서 공격을 풀어나갔습니다.
난도가 홀딩형 미드필더였다면 정혁은 박스투박스 유형의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여기에 이보가 좋은 개인기로 탈압박을 하고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을 정혁이 뛰어다녔습니다.
정혁의 활동량과 센스있는 탈압박 능력은 인천의 중원에 창조성을 불어넣었습니다.
여기에 폼이 하락했던 김남일의 폼이 올라오면서 인천의 중원이 탄탄해졌습니다.


두번째는, 부상선수들의 복귀입니다.
인천은 시즌초부터 부상병동으로 악명높았습니다.
잠깐 설명드리면,
용병 이보, 번즈, 경남에서 데려온 공격수 이효균, 드래프트1지망 김주빈, 강원에서 데려온 윤준하
이재권과 트레이드한 이규로, 인천의 희망 한교원 등등... 엄청 많았습니다.
뭐... 허정무 전 감독도 힘들었을겁니다.
야심차게 데려온 선수들은 다 부상으로 허덕였으니...
그런데 어떻게 보면 시즌 초 이렇게 부상이 많았던 이유를 찾자면
허정무감독이 겨울전지훈련때 무리한 훈련으로 인한 결과라고 볼 수 있을것 같습니다.
때문에 허정무감독이 핑계될 수 는 없는 부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자신이 자초한 일이라고 생각되기때문이죠.
어쨌든, 이 중 한교원의 복귀는 큰 힘이 되었습니다.
한교원은 유병수가 부상당했던 시절 알토란같은 골을 넣으면서 인천의 기대주로 떠올랐으나
큰 부상을 당해 시즌아웃되었었죠. 작년 말부터 재활에 힘써서 올해 5월이 되어서야 경기를 뛸 수 있었습니다.
한교원은 본래 스트라이커였지만, 김봉길감독님은 윙어로 분류했습니다.
처음에는 의아했지만 빠르게 적응하면서 인천의 오른쪽 날개를 차지했습니다.
최전방 공격수 다운 피지컬과 특유의 스피드와 체력은 인천의 큰 힘이 되었죠.
뒤에서 얘기하겠지만 단순한 윙어역할이 아니기에 중요한 선수입니다.
또한, 중원의 핵심이었던 이재권선수와 트레이드했던 이규로선수의 복귀도 아주 중요했죠.
당시 인천의 오른쪽풀백은 김한섭이 차지하고있었습니다.
김한섭은 부지런한 풀백이지만, 빌드업이 부족한 수비형 풀백이었죠.
반대로 이규로는 빌드업이 좋고, 스피드가 좋은 공격형 풀백이었습니다.
인천의 공격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좋은 크로스로 김봉길감독의 첫승을 안겨주기도 했죠.

세번째는, 남준재 장원석의 트레이드입니다.
사실, 인천팬들은 비난했습니다. 왜 수준급 풀백자원인 장원석과 제주의 잉여자원인 남준재랑 트레이드를 하냐고
당시 인천에는 윙어자원이 넘쳐났습니다.
박준태, 최종환, 한교원, 김재웅, 문상윤, 윤준하
여기에 공격수가 아닌 남준재를 데려오는것이 미친짓으로 느껴졌습니다.
근데, 이것이 김봉길감독의 신의 한수가 될지는 정말 아무도 몰랐죠...
돌아온 남준재는 인천의 여타 윙어와는 달랐습니다.
사이드 돌파는 준수했고, 이타적인 패스와 빌드업이 예술이었습니다.
또한, 엄청난 체력으로 수비라인을 도와주는 역할까지 해내었습니다.
남준재와 한교원은 단순한 윙어가 아닌 수비형 윙어역할까지 수행해가면서 중원과 수비라인에 압박을 더했습니다.
체력이 뒷바침 되지 않았다면 할 수 없었던 역할이죠.
김봉길감독은 좌 남준재 박태민 - 우 한교원 이규로 로 공수균형을 맞췄습니다.
윙어, 풀백 모두 체력이 좋고 공격적이라, 사이드에 파괴력을 더한것이죠.

마지막은, 김봉길 감독의 리더쉽입니다.
많은분들이 아시겠지만, 김봉길 감독은 지장이기 보다는 덕장에 가까운 감독입니다.
전술 및 전략부분에는 조금 취약할수있으나 동기를 부여하거나 따듯한 정으로 선수단을 장악하는 능력은 뛰어난 감독이죠.
지난번 칼럼에서 볼 수 있듯이 선수들이 신임하는 감독입니다.
그리고 김봉길의 리더쉽으로 인천은 하나의 팀이 되었습니다.
조금 더 뛰고, 선수들끼리 믿고 독려하는 모습이 그라운드에서 고스란히 보여졌습니다.
지금 인천에는 에이스가 없어졌습니다. 선수들 모두가 에이스화 되어가고 있습니다.
하향평준화가 아닌 상향평준화가 이루어진것이죠.
개인적으로는 강원의 김학범감독님이나 부산의 안익수감독님같은 지장을 원했으나.
인천에 어울리는 감독은 진정한 덕장 김봉길 감독님이었나봅니다.
아직, 시즌은 끝나지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런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설레발이라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겁니다.
혹자는 신임감독 버프라고 김봉길 감독의 인천유나이티드를 폄하할 수 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인천의 새로운 비상을 한번쯤은 정리하면 좋을거같아서 생각을 글로 옮겨봤습니다.
아직 인천의 두번째 비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긴 글이지만 읽어주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확실한 스트라이커만있다면 인천은 진짜 무서워질수있다.
그것이 아직 풀어야할 숙제입니다. 설기현 빠울로의 공격진은 부족합니다.
오늘은 남준재 선수한테 당한 경기였습니다.. 선제골 먹은 것도 그렇고..
요즘은 남준재 한교원 사이드 라인이 정말 무시무시합니다.
좋은 글입니다. 평소에 다른 팀들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기 쉽지 않았는데 궁금증이 해결됐네요!!!
감사합니다 :D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감사합니다 :D
잘 읽었습니다. 인천의 현재 경기력은 매우 좋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빠울로가 살아나든, 다른 선수가 치고 나오든 해서 설기현의 백업 선수가 든든하게 있었으면 좋겠네요. ㅋ
빠울로가 살아날것같지는 않고 번즈가 멋지게 돌아오거나 유스 진성욱이 성장해야할거같네요..
감사합니다. 인천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D
남준재가 진짜 대박인듯...인사이드 커터, 클래식형, 수비형... 윙어로써 보여줄 모습을 다 보여줌...멋진 화살 세레머니는 덤이죠. 박주영 비난 심할때 박선수 지인분이 중3 남준재 선수랑 고3 박주영 선수가 몰래 둘이 밤에 안자고 연습하고 그랬다고 글 남기셨는데...성실하기까지 한듯. 실력이 근래들어 슬슬 나타나는 것 같아요
남준재만 조명받고 있지만 한교원도 거의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둘은 정말 완벽한 윙어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한교원 선수가 톱 출신이었다는 걸 님 글에서 처음 알았네요. 좋은정보... 어쩐지 몸싸움이 좋다 싶었어요. 서울전 대박골도 있었고...인천 잘나가는 이유는 선수들의 상향평준화 맞는 것 같아요
사실, 허정무 전 감독은 한교원 선수를 제2의 유병수로 키우고 싶어했습니다.
직접 드래프트에서 뽑아온 선수이기도 했고, 투지가 좋았다고 하더라구요
멋진글 잘 읽었습니다...그동안 인천경기는 시즌초반 숭의개막전말고는 거의 보지를 못햇는데....다행히 상승세일때 이번주 울산과의 홈경기가 있네요.^^ 직접보면서 인천의 멋진경기력도 확인하겠습니다.~~ 기대되네요.ㅎㅎ 양팀다 부상없이 멋진 경기 했으면 좋겠습니다.^^
원정경기력은 너무 안좋아서... 졸전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흑흑
어쨌든 열심히 해봐야죠 ㅠㅠ 상위스플릿 꿈꿀려면!!!
쉬운경기도 어려운경기도 없다 - 인천유나이티드 김봉길 감독 ㅋ
좋은 분석이네요.. 시즌초반보다 선수들 간의 호흡이 더 좋아진 것도 한몫하는 것 같아요.. 이제 서로의 플레이 스타일이나 전술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졌구요.. 사실 오랫동안 승점을 못쌓긴 했어도 인천이 그렇게 쉬운 팀은 아니었거든요..
맞습니다. 전술이해도와 팀웍상승이 주효했죠.
이제 톱니바퀴가 잘돌아가는 시계같습니다.
허정무의 전술이지만 김봉길 감독이 완성했다는 느낌이 드네요.
수비도 좋아지고 무엇보다도 선수들이 패배의식에서 벗어났다는 점이 ㅎㅎ 암튼 인천 화이팅 ㅎ
중요하죠 이길수있다는 마음가짐과 할수있다는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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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폭우가 내리는 시점에 수트입고 비를 선수들과 함께 맞으시더라구요... 멋진감독님
좋네요 추천
감사합니다.
무승부할 경기를 한골 더 넣어 이기는 경기로 만드는 게 큰 차이네요.
감독이 바뀌면서 한골차 승리를 꽤 많이 하는 걸로 봐서
허정무 때도 한골 넣을 기회는 충분했는데 그 고비를 못 넘겨서 무승부를 많이 했다고 봅니다.
그 중에 한두게임이라도 이겼다면 상위스플릿이 조금 수월하지 않았을까.. 아쉽네요ㅋㅋ
그러게요.. 전북전 무관중포항전 등등 지금도 아쉽내요...
오늘 낮에 보게 인천 ㄷㄱㅈ
인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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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접썼습니다 ^^;
사실 허정무는 정혁 처음에만 잠깐 쓰고 이보 돌아오자마자 명단 제외 혹음 서브. 가끔 선발나와도 바로 교체시키고 이랬는데 김봉길 감독 이후 최종환 부상시점과 맞물려서 윙어지만 꾸준히 선발. 난도 복귀후 난도 자리로 갔죠.
허정무는 공미로 꾸준히 선발 했던것으로 기억합니다.
어찌됐든 난도이후 정혁의 수미기용이 주효했다 판단했습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2.08.13 09:07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2.08.13 10:56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인천의 비상은 진행 중입니다^^!
아직 날개가 튼튼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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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관계자분 잠깐만났는데 용병들때문에 속상하다고 하시더라구요....
근데 요즘 분위기가 너무 좋다고 저한테 자랑하더라구요 ㅋ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
감사합니다 :D
인천이 잘하고 있어서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수원은 인천 보고 배워서 얼른 감독을 바꾸고 프런트 물갈이해서 명문구단의 재도약을 이뤘으면 좋겠습니다.
봉마테오가 아닌 김봉길 감독님이 영원히 인천의 감독으로 자리잡으시길 바랍니다.(국대감독 빼가기 같은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수원팬친구들과 함께 슈퍼매치 응원갑니다. 상암S석에서 뵙겠네요.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수원도 좋은 감독왔으면 좋겠습니다.
인천에 대해 자세히 알수 있게 되었네요 조흔글입니다ㅎ
감사합니다 :D
좋은글이네요!!! 위에 언급된 선수들 외에 박태민,정인환,유현,이윤표,김재웅....아 다 에이스네요.에이스~(특히 전 박태민선수 꾸준히 기복없이 제일 잘해준 선수로 손꼽고 싶어요..ㅎ뜬금포인가요..)
모두다 언급하고 싶었지만, 그러다보면 너무 길어지는거같아서 줄였습니다.
저 또한 박태민선수를 아주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수비력, 공격력, 체력 어느하나 빠지지 않는 완벽한 풀백입니다.
허정무가 싫기는 하지만, 좋은선수들을 영입하고 떠나서 정말 다행입니다.
요즘 남준재에 정말 많이 놀라고 있다.. 그동안 극히 낮게 평가했던 자원인데, 요즘 퍼포먼스는 가히 충격적이다;;
어느누구도 남준재의 퍼포먼스를 예상못했을거에요.
심지어 남준재를 데려온 김봉길감독도 이 정도의 활약을 펼칠것이라고 생각못했을겁니다.